플라잉 주의! 지난주 9회차 5명 무더기 실격 충격 방지 시스템 폐지-강한 바람 등 요인 |
◇ 1번정이 플라잉 실격을 범하는 장면. |
|
미사리 경정장에 최근 '플라잉 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 4월 '플라잉 방지 시스템(FKS)'의 전격 폐지로 우려 됐던 플라잉(사전 출발) 실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잉 방지 시스템이 적용된 지난 3월 한달 동안은 단 3건의 플라잉 사고가 있었다. 반면 시스템이 폐지된 4월은 3월의 3배에 이르는 총 9건의 플라잉이 기록됐다. 급기야 지난주 열린 9회차 경주에서는 한 회차 5명이라는 무더기 플라잉 사고가 발생했다.
플라잉 실격의 대표적 사례는 지난 4월13일 수요 9경주(7회차)에 출전했던 김세중(29ㆍ1기). 당시 김 선수는 플라잉 제재 이후 복귀전에 나섰다. 하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또다시 플라잉을 기록, 다시 50일간 미사리를 떠나야만 했다.
지난 4월27일 열린 수요 10경주에서도 스타트 한방 승부가 장기인 김남빈(37ㆍ2기)이 플라잉을 범했고, 목요 5경주에서는 김정민(29ㆍ2기), 황만주(34ㆍ1기), 조미연(27ㆍ3기) 등 무더기 플라잉 사고가 발생했다.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고자 무리한 스타트 승부를 펼친 게 원인이다.
'플라잉 행진'은 급기야 결승전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결승에 진출한 2기 간판 스타 김종민(28)이 의욕적인 스타트 승부를 펼치려다 플라잉 실격을 범했다. 대상 경주 초유의 플라잉 사태로 기록된다.
플라잉 실격의 증가는 방지 시스템 폐지로 인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잦은 플라잉 사고가 경정팬들의 베팅 전략에 큰 혼란을 야기시킨다는 점이다. 플라잉 환불정에 의해 배당은 형편 없이 떨어지고, 1턴 마크를 먼저 치고 나간 플라잉정의 항적에 의해 1턴 마크는 예측 불허로 꼬이게 된다.
플라잉 방지 시스템의 제거로 무분별한 어저스트(스타트 지점 급감속)는 어느 정도 줄어든 모습이다. 하지만 경주의 재미와 질적 향상이라는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선 플라잉 감소도 동반되어야 한다.
플라잉 사고를 부추기는 또 하나의 이유는 미사리의 강한 봄바람이다. 최근 전복, 낙수 사고가 많은 것도 강한 바람이 주된 원인이며, 특히 등바람이 불 경우 보트에 가속이 붙어 스타트 타이밍이 앞당겨져 자칫 플라잉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경정 모터스의 이동훈 전문위원은 "최근 플라잉의 급격한 증가는 과도기 현상"이라며 "의욕만 앞세운 채 플라잉을 각오하고 덤비는 무분별한 스타트는 선수들 스스로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플라잉을 염두에 둔 경주분석과 주권구입이 필요하며, 특히 스타트 승부에 능한 복병 선수들의 고배당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김형우 기자 hw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