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1급 서기관 이해명(박해일)은 단짝친구 일본인 신스케(김남길) 검사와 함께 놀러 간 비밀구락부에서 댄서로 등장한 여인 조난실(김혜수)에게 첫눈에 매혹된다. 온갖 방법을 동원한 끝에 꿈같은 연애를 시작하지만, 행복도 잠시. 난실이 싸준 도시락이 총독부에서 폭발하고, 그녀는 해명의 집을 털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만다. 난실을 찾아 경성을 헤매는 해명. 그가 알게 되는 사실은 그녀가 이름도 여럿, 직업도 여럿, 남자마저도 여럿인 정체가 묘연한 여인이라는 것! 밀려드는 위기감 속에서도 그녀를 향한 열망을 멈출 수 없는 해명. 걷잡을 수 없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선 그는 또 어떤 놀라운 사건을 만나게 될 것인가! 그녀의 남편이자 보이지 않는 적 '테러박'까지. 사랑과 운명을 건 일생일대의 위험천만한 추적이 펼쳐진다!
* 기획의도 개인의 행복이 시대의 운명과 무관할 수 있을까? <모던보이>의 주인공 이해명은 독립운동을 하지 않고, 친일파 아버지를 둔 덕분에 잘 먹고 잘 살기까지 하는 문제적 청년이다. 그런데, 과연 개인의 행복이 시대의 운명과 완전히 무관하게 얻어질 수 있는 것일까? 영화 <모던보이>에서, 시대를 뒤로 한 채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던 발칙한 모던보이가 사랑하는 여자를 쫓으며 마지막까지 추구하고 싶었던 행복이 어떻게 시대의 현실과 마주하고 갈등하는지, 그 과정에서 그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를 그리고자 한다. - 정지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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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날이 있다. 회색빛 하늘이 낮고 헤이즐넛 커피향이 어울리는 날, 귓가에 온종일 어떤 노래가 맴도는 날.
"당신은 무슨일로 그리합니까 홀로 이 개여울에 주저 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이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런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 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저음으로 애절하게 끊어질 듯 이어지는 김혜수가 부르는 재즈풍의 개여울을 듣다가 이 음악이 삽입된 영화, 모던보이를 찾아서 봤다.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정지우 감독이 기획했던 의도대로 개인의 행복이 시대의 운명과 무관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안녕들 하십니까 하고 역설적 물음을 던진 대자보 앞에 자유롭지 못했던 우리들은 그럴 수 없다는 걸 안다. 목숨 걸고 독립운동을 하던 선조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했다. 그들의 목숨값이 없었더라면 과연 일제로부터 독립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으로부터.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바위에 눌린듯 답답해지는 현실에 이르기까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한참동안 잠들 수 없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근대의 의상들과 몽환적인 영상미를 느끼는 재미도 쏠쏠하고, 내용도 짜임새 있었는데 평점은 그다지 높지 못하다. 아마도 그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관객들이 많았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부러울 것 없이 살아가던 친일파의 외아들을 결국은 독립투사로 만들었고, 거의 마지막 부분에 조난실이 행사장에서 옷 속에 감추었던 폭탄을 터뜨리며 "아~ 살고싶다." 하고 말 하는데... 아무리 의로운 죽음이라한들 사랑하는 이의 달콤한 유혹에 기대어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으랴. 화려하게 피어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바람에 몸을 맡기고 하늘하늘 떠나는 벚꽃잎처럼, 그대들은...
첫댓글 극장가서 영화 본지도 참 오래 됐네...
이렇게 들어와 활동하니 참 좋으네...
원년 맴버들 모두 모이게 해 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