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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세가의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와 남코의 철권 시리즈가 3D 대전 격투게임의 왕좌를 놓고 다투던 그 시절, 테크모에서는 소리소문없이 Model 2 기판을 활용한 3D 대전 격투게임을 발표한다.
바로 데드 오어 얼라이브(Dead or Alive)가 그것.
지금이야 데드 오어 얼라이브(이하 DOA)하면 제일 먼저 유저들이 떠올리는 것이, 동급 최강의 미려한 그래픽(으로 이루어진 미소녀들)이지만, 당시 Model 2 기판에 대전 격투라는 장르로 뛰어든 테크모는 쌓아온 노하우같은 것이 없는, 일종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었기에 버추어 파이터나 철권과 특별히 차별화된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일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남성)유저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된 것은 바로, 젖소조차도 흉내내지 못할 수준의 엄청난 가슴의 흔들림 때문. (이름하야 "바스트 모핑".)
요즘은 비단 DOA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러저러한 3D 게임들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밋밋한 각목같은 남성과, 불룩 튀어나온 폴리곤으로 가슴이라는 것이 표현된 여성 캐릭터가 뛰노는 3D 대전 격투세상에서, 거대한 가슴이 흔들린다는 것은, 그야말로 컬쳐쇼크였던 것이다.
당시 수많은 (남성)유저들을 무아지경으로 몰아넣은 장본인.
…물론 우측의 시커먼 폴리곤 덩어리는 절대 아니다.
그로인해 유저들은 DOA를 당시 인기작인 버추어 파이터나 철권의 저질 아류작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실제 DOA를 즐겨보면, 링 아웃 시스템을 더욱 개량한 데인저 존(Danger Zone)이나, 전 캐릭터 모두에게 적용되는 홀드 시스템등, DOA만의 개성적이며 차별화된 시스템이 존재하는, 깊이있는 대전 격투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뒤 테크모에서는 DOA를 각각 세가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이식, 1998년에는 DOA의 최종 진화형태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는, DOA++라는 작품을 아케이드에 발매한다.
그리고 1년 뒤 발매된 DOA2와 DOA2 밀레니엄은, 당시 수많은 유저들을 다시 한 번 거대한 충격속으로 몰아넣게 된다.
바로 전작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압도적인 그래픽을 토대로, 전작에서의 홀드와 잡기, 타격기의 삼각관계 시스템을 극대화하여 제작되었기 때문.
이때부터 서서히 "인간의 형상을 한 젖소들이 뛰노는 저질게임"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하고, 수많은 게임센터 유저들이 DOA2라는 작품을 3D 대전 격투게임의 하나로 인식하게 된다.
DOA2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드림캐스트(이하 DC)와 플레이스테이션2(이하 PS2)로 이식이 되었으며, 2000년말 PS2로 발매된 DOA2HC(하드코어)를 마지막으로 DOA2시리즈도 종결되었다.
2001년, DOA 팬을 비롯하여 수많은 게이머들은 DOA3가 Xbox로만 발매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동안 시리즈의 전통(?)이었던 아케이드 발매뒤 콘솔 게임기로의 이식이라는 룰이 깨져버린 것이다.
이를 두고 수많은 추측과 소문이 난무한 가운데, 드디어 2002년 2월 22일 DOA3는 Xbox와 함께 동시에 발매되었다.
DOA3를 포함한 12개의 타이틀이 동시 발매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DOA3의 판매량은 눈부신 것이어서, "DOA3를 플레이하기위해 Xbox를 구입했다"라는 유저들이 과반수 이상이었다.
DOA3를 위해 Xbox를 구입한 유저들은 숨김없이 배부른 만족감을 드러내었고, DOA3는 "Xbox란 이런 하드웨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Xbox의 기준을 제시하는 스탠다드 소프트웨어로서도, 그리고 팀 닌자(Team NINJA)의 리더 이타가키 토모노부(板垣 伴信)씨가 아케이드와 타 기종을 배제하고 Only on Xbox로만 발매한 이유를 깨닫게 해주는데도 충분한 타이틀로서 인정받게 된다.
전작에서부터 눈이 즐거워질 정도로 화려한 스테이지들로 그 가능성을 보여주던 미장센은 3편에 와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를 뚜렷히 느낄 수 있게하는 다양한 모습들과 각 스테이지별로 유저의 액션에 반응하는 리액션 효과들은, 가히 역대 3D 대전 격투게임들중 최고라고 꼽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자신만만한 모습의 팀 닌자의 리더, |
당시 실시간으로 랜덤하게 떨어지는 |
이제는 가정용 대전 격투게임의 기본적 요소인 연습 모드와 대결 모드는 물론, 전작에서부터 도입되어 대호평을 받은 태그 배틀모드와, 클리어한 캐릭터의 엔딩 동영상을 손쉽게 볼 수 있는 씨어터 모드, 편안히 대결을 감상할 수 있는 워치 모드등 수많은 요소들도 DOA3의 인기몰이에 단단히 한 몫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DOA 시리즈를 즐겨왔던 팬들에게는 유일한 불만이 있었으니, 바로 전작인 하드코어보다도 적은 숫자의 캐릭터별 코스튬이었다.
남성 캐릭터들보다도 적은 숫자의 여성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게 된 DOA만의 독특한 요소가 바로 다양한 코스튬때문이었는데,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Xbox라는 하드웨어임에도 불구하고 그 숫자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미 발매된 게임을 재조정할 수도 없는 노릇, 팬들은 아쉬움을 삮이며 DOA3를 즐겨야만 했다. 그리고 서서히 DOA3의 인기는 식어가고 있었다.
2003년 4월말, 이타가키씨는 다시 한 번 놀라운 정보를 발표한다.
바로 DOA의 과거 시리즈인 1편과 2편이 모두 Xbox Live에 대응, 온라인 대전 기능이 추가되어 발매된다는 것.
이때만 해도 유저들은 반신반의하거나, 스크린 샷들이 공개되더라도 "돈독이 오른 테크모의 우려먹기"라고 힐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뒤 꾸준히 공개되는 스크린 샷들과 정보들로 인해 유저들의 인식은 조금씩 바뀌어 갔고, 다시금 Xbox와 함께 등장한 DOA3에서의 강렬한 임팩트를 기대하게 된다.
원래대로라면 2004년 상반기에 발매되었어야 했지만, 예상외로 제작기간이 길어진 닌자 가이덴과, 조금이라도 더욱 완벽히 제작하기 위한 이타가키씨의 욕심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발매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까지도 꾸준히 공개되는 여성 캐릭터들의 아름답고 새로운 수많은 코스튬 사진들과 최근들어 공개되고 있는 플레이 영상들.
기다리기도 지쳤다! 장난하냐, 테크모!! 라는 외침도 이제는 끝낼때가 됐다.
한국MS에서 10월 말 DOA Ultimate(이하 DOAU)를 국내에 정식발매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으니까.
그렇다면 DOAU란 과연 어떤 식으로 진화를 했으며, DOA3의 속편이 아닌 구 시리즈를 다시 리메이크하여 발매할 정도의 가치가 있을 것인가.
도대체 DOAU가 어떤 "작품"이기에, 수많은 유저들이 이토록 기다리는 것인가.
기나긴 인고의 시간동안, 리더 이타가키씨의 지휘아래 Team NINJA가 혼신의 힘을 기울여 제작한 DOAU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필자에게 다가왔는지를, 짤막하게, 하지만 중요한 부분 위주로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시리즈의 배경을 알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이번작 DOA2U라는 이타가키씨의 말처럼, 초반 약 5분동안은 그동안 수많은 유저들이 궁금해하던 카스미와 아야네, 그리고 하야테의 어린 시절을 짧지만 깊이있게 보여준다.
계곡에서 고기를 잡으며 천진난만하게 놀고있는 6살의 카스미(かすみ)와 5살의 아야네(あやね).
하지만 이들의 즐거움도 잠시, 곧바로 무환천신류의 게닌(下忍) 두 명이 카스미를 데리러 오고 아야네를 마치 못 볼 것이라도 본 듯 손으로 툭 쳐내버리며 아야네는 열심히 잡았던 고기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만다.
카스미와 아야네는 영문도 모른채 서로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쳐다보지만, 점점 그녀들의 사이는 멀어지게 되고, 하늘에서는 앞으로 일어날 비극을 암시하듯,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카스미는 무환천신류의 17대 당주 시덴(紫電)의 아내 아야메(菖蒲)에게서 태어난 딸, 공주님이다.
허나 아야네는 무환천신류 16대 당주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부라이에게 인정받지 못한 라이도우(雷道)가, 자기대신 17대 당주가 된 시덴에 대한 복수심으로 아야메를 범하여 뜻하지 않게 태어난 아이여서, 아야메에게 버림받게 된다.
아야메를 범한 라이도우는 그 길로 무환천신류를 떠나고, 뒤늦게 그 사실을 알 게된 시덴은 라이도우를 파문시킨다.
버림받은 아야네는 마을 외곽의 허름한 집에서 혼자 사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고, 카스미와 아야네는 더이상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만 여겨졌다.
하지만 아야네가 9살이 되던 해, 그녀는 처음으로 천신문 마을로의 출입을 허가받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패신문의 당주 겐라(幻羅)가 그녀를 패신문의 일원으로서 인정했기 때문.
이 때부터 그녀들은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극과 극의 길을 걷게 되었다. 카스미는 무환천신류의 공주님으로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로, 아야네는 겐라에게 인정받아 패신문의 어둠속에서 묻혀 지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몇 년 뒤 18대 당주가 무환천신류에 내려오는 오의를 전수받을 때, 라이도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마을을 습격한다.
수많은 겐인들과 상급닌자들이 막으려 해도 강인한 존재인 라이도우에게서 모두 패하였고, 이런 가운데 아야네는 하야테의 만류를 뿌리치고 그에게 덤벼들지만 손가락 하나 대지 못한 채 일격에 날아가 버리고 만다.
이 때 라이도우는 일부러 하야테에게 도발을 하고, 하야테 역시 라이도우에게 덤벼보지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무환천신류의 오의 열공진풍살(裂空進風殺)을 사용해 라이도우를 제압하려 한다.
하지만 라이도우는 16대 당주이자 아버지인 부라이조차 그의 천부적인 능력을 두려워하여 내쫓은 인물.
하야테의 오의를 본 순간 라이도우는 그 즉시 오의를 습득하고자 하야테에게 맞서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기를 이기지 못한 공간이 폭발해 버리고, 폭발로 인해 하야테는 심한 충격을 받고 쓰러지게 된다.
그 뒤 오빠인 하야테의 복수를 위해 무환천신류의 규율까지 어겨가며 도주한 카스미가, 부상당한 하야테를 조용히 데려가 간호하는 가운데, 그 사실이 무환천신류에 알려지게 된다.
여기서 겐라는 아야네에게 무환천신류의 규율을 어긴 카스미의 암살을 명하고, 아야네는 겐라의 명대로, 그리고 자신을 어둠속으로 몰아넣게한 카스미에 대한 분노를 감춘 채 겐라의 명령을 따른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Aero Smith의 명곡 "Dream On"과 함께, 시리즈 대대로 감추어져있던 무환천신류의 비밀과 17년전 과거의 충격적인 비극을 제대로 살려낸 이타가키씨의 센스에, 본인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충격적인 사실을 갑자기 본 탓에,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며 필자는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경쾌한 시작 사운드와 함께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메뉴들은, 복잡한 필자의 머릿속을 한 번에 지워버릴 정도였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과장일까.
DOA3에 비해 훨씬 풍부해진 메뉴들은 많지만 꼭 필요한 것들만 추가되어 있는, 기분좋은 풍성함이었다.
이리저리 메뉴들을 이동하는 가운데 가장 먼저 필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유저 프로필 시스템(User Profile System).
전작인 3편에서는 따로 유저 프로필을 관리하지는 않고, 서바이벌 모드나 태그 배틀 모드등에서 하이 스코어를 기록할 경우 이름을 입력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허나 이번작의 UPS는, 그것보다 훨씬 세밀하고 자세한 세부사항 조절이 가능하며, 심지어는 유저의 국가 설정까지도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다.
필자의 닉네임과 국가 설정을 작성한 뒤 다시 메뉴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것은, CG 갤러리(CG Gallery) 모드.
놀랍게도 DOA 시리즈가 아닌, DOAX 버전으로, 새롭게 그려진 3등신의 귀여운 SD 카스미를 배경으로 각 캐릭터별로 엄선된 고해상도 CG가 즐비해 있었다.
CG 선정 조건은 DOAX 관련 베스트 샷등의 이벤트에서 채택된 것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색함이 전혀 없는 포즈들이 인상깊었다.
대전 격투를 하다가 피곤하거나 잠시 쉬고 싶을 때 그녀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라는 제작자의 배려일까. 직접적으로 대전 격투에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는가.
더군다나 DOA라는 타이틀의 인기 비결중 하나가 비너스와도 같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여성 캐릭터들임을 감안할 때, CG 갤러리 모드는 제작진의 탁월한 선택이라고 본다.
컨트롤러 우측 하단에 위치한 흰색과 검은색 버튼으로 원하는 만큼 확대와 축소가 가능하니, 감상용으로도 제격이다. (필자가 카스미를 본 순간, DOA 게이머 이전에 남성으로서의 본능적 욕구가 눈을 뜨는 것을 느끼며 이곳저곳 원하는 부위를 자유롭게 확대하며 감상해 보……려 했지만, 뒤에 한국MS 여성 직원분이 계셔서 적당히 얼굴만 확대해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적지만 그 퀄리티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
크윽. 뒤에 누님만 안계셨더라도… |
컬렉션(Collection) 모드는, 말 그대로 수집 모드인데, 수집 가능한 요소(혹은 아이템)들은 모두 서바이벌 모드를 플레이하는 도중에만 입수가 가능하다.
이번 컬렉션 모드는 새로운 코스튬 입수외에도 더욱 다양한 요소들의 입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DOA3에서 많은 유저들이 일부 캐릭터의 코스튬을 얻기 위해 서바이벌 모드를 진행하며 무수히 다운공격을 넣는 기계적 행위를 반복하던 것과는 달리, 전혀 상상도 못할 새로운 조건이나 방법이 등장할 것이라 예상한다. (필자는 시간이 별로 없었던 탓에, 서바이벌 모드까지는 플레이를 해보지 못했다.)
총 컬렉팅 가능한 숫자는 무려 마흔 여덟가지. 컬렉팅 아이템들만 꾸준히 모으는 재미 또한 쏠쏠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인을 포함한 수많은 DOA 팬들이 기대해 오고 바라마지않았던 온라인 모드!
본인 역시 DOA ONLINE 메뉴를 본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애써 억누를 정도였다. 여지껏 DOA2U 발매 연기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Xbox Live를 이용한 쾌적하고 원활한 온라인 대전을 위한 제작 및 조율 작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것도 양호한 것이 아닐까.
기대를 하며 연두색 A 버튼을 눌렀지만, 필자를 맞이한 것은 "계정을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간단명료한 메세지.
메세지 패널 뒤 배경에서는 필자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탐스럽게 생긴 지구본이 자신의 부드러움을 과시하며 천천히 리드미컬하게 돌고 있었다.
스토리 모드와 더불어 이번 DOA2U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온라인 모드 플레이 불가능이라는 현실을 직시한 필자는, 뒷통수를 대형 망치로 가격당한 것처럼 잠시동안 얼이 빠져 있었다.
오티엘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모드가 안된다고 해서 DOA2U의 모든 것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온라인 모드와 더불어 주된 메뉴중 하나인, 아니 오히려 각 캐릭터별로 숨겨진 과거 이야기가 담긴, 어떤 의미에서는 진정한 메인 디쉬인 스토리 모드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조금은 흥이 깨진 상태로 스토리 모드에 들어선 필자는, 다시 한 번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느껴버리고 말았으니, 바로 DOA3와 100% 동일한 캐릭터 셀렉트 화면 때문.
가뜩이나 좌우가 텅텅비어 캐릭터들 수조차 적어 더욱 초라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필자의 기분은 약 2초뒤 DOAX에서의 강렬한 태양빛 아래 눈녹듯 말끔해 사라져 버렸다.
그동안 수십, 수백장의 스크린 샷들로만 보아오던 여성 캐릭터들의 아름다운 코스튬을 직접 선택하여 "입혀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DOA3에서 수많은 유저들이 가장 아쉬워했던 코스튬의 부재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DOA3는 물론, DOA2HC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의 기본 코스튬들이 즐비해 있던 것이다.
각 캐릭터별로 주욱 코스튬들을 살펴보면 DOA2HC에서 등장했던 코스튬들과, DOA2U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오리지널 코스튬, 그리고 DOAX에 나왔을 법한 수영복 코스튬들과 함께 미소녀들이 유저에게 입혀주기를 기다리고 있어, 마치 어릴적 여자아이들이 갖고놀던 바비인형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코스튬들을 감상하기 위해 이리저리 커서를 옮기던 도중, 필자는 내내 경쾌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것은 바로 전혀 느껴지지않는 로딩 때문이리라.
DOA3에서는 코스튬을 옮길 때마다 캐릭터가 사라지고 공허한 검은 배경만 남고 약 1~2초뒤 유저가 지정한 코스튬을 입은 캐릭터가 등장하곤 한다.
때문에 자주 DOA3를 플레이하며 무슨 코스튬은 몇 번에 위치해 있더라. 라고 외운 유저가 아닌 이상,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는 자신이 원하는 코스튬을 보기 위해 몇 초동안 기다려야 한다.
고작 1~2초의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복장을 선택하기 위해 기다리는 유저에게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며, 여러 캐릭터들을 이동하다보면 지루함마저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DOA2U에서는 전혀 그러한 것이 없다.
캐릭터와 캐릭터의 이동, 코스튬과 코스튬의 교체를 하더라도 기다리는 공백의 시간이 일절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필자처럼 DOA3를 즐겨본 유저에게는 대단히 큰 청량제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더군다나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코스튬이 평균 10종류가 넘는 DOA2U에서는 더더욱 체감하는 시간차가 크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서 작용한다.
필자가 과거 DOA3에 관한 칼럼을 읽다가, DOA3는 캐릭터를 제작한 뒤 그 위에 옷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옷을 입은 캐릭터를 제작했기 때문에 코스튬수가 적고 로딩도 오래걸린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것에 관한 기술적인 부분까지 옮겨적기에는 무리이고, 필자가 그래픽이나 모델링에 대해 정통하지 않은 관계로 자세히 서술할 수도 없지만, 이번 DOA2U의 캐릭터들은 DOA3의 것이 아닌, DOAX의 캐릭터 모델링을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기에, DOAX처럼 나신의 캐릭터 위에 옷만 바꿔서 출력해주는 방식이기에 로딩이 거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 겨울은 산타 카스미와 함께. |
15번 코스튬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
어찌됐든 작지만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고, 이것은 캐릭터를 선택한 뒤 대전에 임할때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DOA3에서는 캐릭터를 선택한 뒤, 반드시 우측 하단에 뜨는 "Now Loading"이라는 메세지를 봐야 하지만, 이번 DOA2U에서는 곧바로 대전 화면이 뜨기 때문에, 그러한 메세지는 보고 싶어도 보질 못한다.
타 장르에 비해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대전 격투게임에서 1~2초의 로딩은 대단히 치명적인데, 이것을 완벽하게 해결해낸 것만으로도 찬사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Xbox로 발매된 대표적 대전 격투게임들 - 소울 칼리버 2나 CVS 2 EO, GGXX#R등은 짧지만 분명히 로딩 시간이 존재한다.)
그리고 본 플레이로 들어가서 유저 눈 앞에서 펼쳐지는 것은, 그야말로 신세계(新世界)다.
DOA2HC를 기반으로 제작했지만 DOA2HC적 데이터들은 모두 창 밖으로 던져버리고 새롭게 제작했다는 이타가키씨의 말처럼, 분명 DOA2HC에서 본 듯한스테이지지만 더욱 새롭고 화려하며 인터랙티브하게 바뀌었고, DOA2HC뿐만 아닌 기존 DOA 시리즈에서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는 전혀 새로운 스테이지들이 펼쳐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식 집의 눈 내리는 정원을 보자.
DOA2HC시절에는 낮 배경의 정원일 뿐이었지만, DOA2U에서는 정원에 계속해서 눈이 내리고, 정원에는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눈사람들이 존재, DOA 시리즈답게 심한 충격을 받으면 "당연히" 부숴지거나 흩어지게 된다.
같은 스테이지일지라도, 시간적 공간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추가하여, 더욱 인터랙티브하게 변모된 것이다.
또한 새롭게 추가된 스테이지들중 가장 많은 유저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한 곳이 바로 눈앞이 아찔할 정도로 높은 계단이 특징인 목조건물과 밤하늘에서 쉴 새 없이 터지는 폭죽들이 장관인 그곳.
필자 역시 전부터 공개된 스크린 샷들을 볼 때마다 대단히 인상깊었던 곳인지라 연습 모드로 들어가서 잠시동안 스테이지를 구경해 보았다.
스테이지 자체의 아름다움이야 그야말로 장관인데, 그것보다도 더욱 감명깊었던 것은, 빛에 의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이었다.
필자는 취향에 맞게 카스미와 아야네, 둘 다 수영복을 입혀놓고 이리저리 감상했는데, 드문드문 세워져있는 목조 등잔대에서 세어나오는 등불과, 저 멀리 깊은 밤하늘에서 터지는 불꽃에 의해 캐릭터의 피부가 극렬한 명암대비를 이루며, 강한 빛이 내리 쬘때는 약하게 빛나는 것이었다!
처음에 봤을때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배경에서는 캐릭터의 분간이 쉽게 하기 위해 일부러 빛나게 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조금씩 캐릭터를 움직여 위치를 바꿔보니, 확실히 빛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빛이 반사되어 전체적으로 조금씩 빛나는 강도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야심한 밤에 데이트를 즐기는 두 소녀. |
폭죽이 터지는 순간의 피부를 주목. |
물론 전작인 DOA3에서도 캐릭터가 3D 폴리곤인지라 명암 대비가 존재했지만, 이것은 기본적인 앞과 뒤의 명암 차이 정도로만 존재했었고, 야외에서의 빛에 의한 명암차이가 극명할 정도로 대비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DOA2U에서는 그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대전 격투에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지만, Team NINJA가 추구하는 3대 요소중 하나인 업계 최고의 그래픽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빛에 대한 대응 효과는, 비단 위 스테이지뿐만 아닌, 조금이라도 빛이 캐릭터에게 비치는 곳이라면 각각의 빛의 세기와 각도에 따라 당연히 모두 적용된다. (vs 2P 스테이지중 하나인 The Ray House처럼 사방에서 어지럽게 가지각색의 빛들이 뿜어져 나오는 곳에서는 화려하다못해 현란하기까지 하다.)
빛의 효과외에도, 시리즈 대대로 이러져 내려오는 인터랙티브한 스테이지는, 이미 스타일리쉬한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발전하다못해, 제작진들의 센스와 노하우가 뭉쳐서 폭발할 정도.
만리장성에서 벽이 무너지며 수십개의 긴 계단을 데굴데굴 굴러버리거나, 보통 사람이라면 이미 뼈와 살이 분리될 정도로 높은 외나무 다리에서 떨어지는 것, 그리고 강한 충격에 의해 바닥이 부숴지는 등의 광범위하고 와일드한 것부터 시작해서, 수십, 수백장의 벚꽃잎들이 아름답게 흩날리는 담벼락, 타격의 세기에 따라 깨지는 정도가 나뉘어지는 유리막처럼 작지만 그 세밀함에 치가 떨리는 스테이지들도 존재한다.
특히 마지막에 언급한 저 유리막이 깨지는 정도가 인상깊은데, The Ray House라는 데인저 존(Danger Zone)에서 배경에 존재하는 유리막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기존 시리들처럼 현실감없이 와장창 깨지는 것이 아닌, 그 강도에 따라 유리에 금이 가고, 여기서 더한 충격을 받으면 전체적으로 사방으로 금이 가 깨지기 일보직전이 되거나, 아예 깨져서 그 안의 전등만 남아서 존재하는 것이다.
대전 격투게임이라는 장르에서 이처럼이나 주변 환경에 세심하게 노력을 기울인 작품이 과연 몇 개나 존재할까.
제작진의 열정과 혼신의 노력이 담긴 미장센들을 보고 있노라면, DOA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DOA는 배경만 감상해도 배불러요"라는 말에 절로 공감하게 될 것이다.
중간중간의 이벤트는 시리즈 전통적으로 내려온 리얼타임 CG인데, 이것들이 DOA2HC와 대동소이해서, DOA2HC를 즐긴 유저라면 좀 아쉬울 수도 있다.
허나 이번 DOA2U의 제작 목적이 DOA2HC를 통해 DOA 시리즈의 야사를 들려주는 것과, 새로운 추가 요소들을 통해 온라인으로 대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감안하자면, 그리 큰 문제가 되리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특히 주연급 캐릭터인 카스미같은 경우, DOA3에서 기용되어 호평을 받았던 쿠와시마 호우코(桑島 法子)씨가 아닌, DOA2의 성우였던 탄게 사쿠라(丹下 櫻)씨의 성우를 기용한 것만 봐도, DOA2HC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자한 흔적이 엿보인다.
위 두 성우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싶은 유저들을 위해 짤막하게 두 명의 출연작들중 대표적인 것들만 몇 개 실어본다.
……위와 같은 메이저급 성우들이라는 것만 알아두자. (위의 출연작들도 지면 관계상 모두 싣지 못한,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특히 카스미 성우에 대해서는 후우코씨나 사쿠라씨, 둘 중 누가 더 어울리느냐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타가키씨를 비롯한 Team NINJA에서는 탄게 사쿠라씨가 더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필자처럼 DOA3로서 DOA 시리즈에 입문한 유저라면, 갑자기 어려진 앳된 목소리의 갭을 극복하지 못하고 닭살이 돋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스토리상으로 볼 때 DOA3보다 이전 이야기이고 나이도 더 어리기 때문에 귀여운 목소리에 곧 익숙해 지리라 생각한다. (필자도 지금은 탄게 사쿠라씨가 더 좋아지더라. 물론 취향차이겠지만.)
옵션에서 카스미의 음성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의견도 있었는데, 적어도 필자가 플레이했을 때는 그러한 항목은 없었다. (필자가 발견하지 못한 것일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연식(年式)설정이 가능하다는 사진이 웹 상에서 과거 공개되었었다.
하지만 Team NINJA의 이타가키씨는 그 누구보다도 게이머이자 남성의 심리를 잘 아는 크리에이터이기에, 유저들의 이러한 희망사항을 놓칠리는 없을테고, 분명 어떤 식으로든지 두 명의 음성을 선택 가능하게 따로 배려를 해놓지 않았을까… 라고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가령 컬렉션 모드에 포함되어 있다던가.)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도 아깝지 않을, 화려하고 세련된 귀족 마드모아젤과 같은 작품이 DOA2U라면, DOA1U는 꾸밈없고 수수하지만, 순박하고 청초한 소녀의 이미지를 띄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곤 한다.
DOA2HC는 3보다 그래픽이 떨어지지만 지금봐도 훌륭하니까 그대로 이식해주고, 나무토막처럼 투박하기 그지없는 DOA1을 최신 그래픽 기술로 리뉴얼해 달라고.
하지만 이것은 이타가키씨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갖게되는 바램이다.
이타가키씨가 DOA2HC를 최신 그래픽 기술로 리뉴얼한 가장 큰 이유는, DOA2가 당시 발매되었을 때 수많은 이들이 느꼈던 비주얼적인 충격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고, DOA1은 이타가키씨 자신이 최초로 만족한 제품판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지금 보면 볼품없지만, 그래도 자신이 가장 많이 노력과 연구를 한 끝에 이루어내고 스스로 만족한 최초의 결과물을 다른 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랄까.
대다수 유저들이 기왕 Xbox로 이식할 거면 세가새턴판보다도 아케이드의 Model 2 기판 버전을 이식하는게 좋을텐데… 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허나 이미 1년도 더 전에, 이타가키씨는 자신이 Model 2 기판이 아닌, 세가새턴 버전으로 이식하는 이유를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의외로 이 사실을 모르는 DOA 팬들이 있어, 아래에 그 당시 인터뷰중 세가새턴판 DOA 이식에 관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 적는다.
새턴판의 초대 DOA가 가장 가까운 것은 확실합니다만, 모델2 기판의 DOA를 넣을 수는 없었습니까?
ㅡ"모델2 기판은 Xbox와 완전히 달라 에뮬레이트하기가 힘든 겁니까?" 라고 물어보는 겁니까? 제 눈으로 보면 모델2 버젼은 불완전합니다. 주된 이유는 모션 엔진과 모션 디자인의 문제입니다. 나는 이것을 여러차례 매체에서 밝혔습니다. 일본의 DOA 팬들은 제 생각을 알고 이해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턴판은 제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제품판에 완전하게 만족한 작품입니다. 이것이 바로 DOA Ultimate에 세가새턴판 DOA1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from Xnews)
지금까지의 DOA 시리즈가 존재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 DOA1이 있기 때문인 것은 당연한 사실.
세가새턴판을 플레이했던 유저라면 그 때 그 시절을 플레이하며, Xbox라는 하드웨어로 옮겨오며 더욱 빨라진 로딩에 쾌적한 플레이를, DOA3부터 접한 유저라면 제일 초기의, 가장 "완벽한" 버전의 DOA1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다.
이타가키 오빠가 인정하는건 |
바로 이 세가새턴판이라는 것이다. |
처음 접하는 유저는 최근 시리즈와는 뭔가 다른 시스템에 당황해할 수도 있지만, DOA 시리즈 특유의 오소독스한 재미는 변하지 않았으므로 조금만 플레이해보면 금방 익숙해 질 수 있다.
DOA1U는 DOA2U처럼 그래픽의 대대적인 개선이 없는, 세가새턴과 동일한 외관이지만 Xbox Live라는 현존하는 최강의 콘솔 온라인 시스템으로 쾌적하게 전세계 유저들과 대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지 않을까.
또는, 최신 기술 그래픽으로 무장한 현란한 비주얼들에 지쳐 게임불감증에 걸린 유저라면, 간만에 명작 고전게임을 편히 즐길 수도 있을테고 말이다. (웃음)
예전에 필자가 재미있게 봤던 만화가 있다.
바로 모 신문에 인기리에 연재되어 신드롬까지 일으켰던 만화, 광수생각.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이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사람이 따뜻한 봄날, 거리에 산책을 나갔다.
가다가 문득 뒤를 보니, 길게 늘여뜨려져 있는 자신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는 자신의 그림자가 어둡고 기분나쁘다고 생각하여, 태양의 바로 아래쪽으로 다가갔다.
바로 아래로 다가갈수록 점점 그림자는 짧아졌고, 그는 계속해서 달려간 결과 태양의 바로 아래 설 수 있었다.
아래를 흘끗 쳐다보니 그림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신이 난 그는 크게 웃으며 제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그리고 그는 뛰던도중, 문득 발 아래에 자신의 발바닥 크기만한 그림자가 있음을 보게 되었다.
빛이 존재하면 그림자도 존재한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가장 기초적인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위와같이 따로 광수생각이라는 만화의 에피소드중 하나로 실렸던 것은, 많은 이들이 위 만화의 등장인물처럼 자신의 밝은면만 보려하고 그림자는 숨기고 외면하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
DOAU 역시 마찬가지다.
위에서 필자가 보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적다보니 장점만 적게 되었지만, 분명 이 게임도 단점이 존재한다.
사람이 제작하고 만드는 게임인이상, 반드시 단점이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새삼스레 빛과 그림자라는, 뭔가 거창하면서도 가장 근본적인 테마를 꺼내게 되었는데, 실제 존재하는 단점들이 그리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대부분 대전 격투라는 장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기에, 대전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용납하며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플레이를 하며 내내 필자를 거슬리게 했던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로 DOA1U게임진행도중 스타트 버튼으로 게임 진행을 멈출 경우, SD 캐릭터 카스미의 귀여운 얼굴과 함께 말풍선이 떠있고, 그 안에는 "PAUSE"라고 적혀있다.
문제는 이것이 전부라는 것.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고 싶다거나, 다른 메뉴를 선택하고 싶을 때 게임을 잠시 중단하고 옵션 메뉴를 불러 게임을 중단하는 것은 이미 "상식"이나 마찬가지다. 그야말로 스탠다드.
하지만 DOA1U에서는 이러한 것이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다.
게임플레이중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그걸로 끝. 다시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게임 재개.
대체 어쩌란 말인가.
게임을 진행하다가 다른 메뉴로 가고 싶다면, 그때마다 Xbox 전원을 껏다 키거나 소프트웨어 DVD를 다시 뺐다 넣으란 것인가.
이렇게 불편한 인터페이스는, 아무리 세가새턴판 DOA1을 그대로 이식했다 하더라도 결코 용납할 수 없고, 용납되어서도 안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러한 단점이 쿠미테(Kumite) 모드 한 가지에만 존재한다는 것 정도?
쿠미테라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동글동글한게 아주 먹음직스럽다.
두 번째로는 코스튬 연동 문제.
수많은 이들이 DOA2U는 온라인을 지원하는 데다가, 기본적으로 하드디스크에도 대응하기 때문에, 당연히 DOAX에서의 코스튬을 DOA2U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기대해 왔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DOA2U는 DOAX와의 코스튬 연동을 지원하지 않는다.
비록 소지금정도의 자잘한 것이지만, DOA3가 DOAX와 연동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DOA2U가 DOAX와의 코스튬 연동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충격적이다.
물론 DOAX내에 등장하는 328개의 모든 수영복들을 DOA2U와 연동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허나 인기투표를 통해 각 캐릭터들의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수영복을 넣는다던가, 비너스등(…)의 유명한 수영복이 연동되게 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어찌보면 연동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좋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연동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DOA2U의 캐릭터 모델링이 DOAX의 것을 그대로 옮겨와 사용한 것이 아니라, DOA2U의 캐릭터 모델링이 DOAX를 기반으로 더욱 더 디테일하게 제작되었다는 반증이 될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또한 최근 닌자 가이덴의 온라인 다운로드 컨텐츠인 허리케인 팩을 보면, 닌자 가이덴 본편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코스튬으로 갈아입히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보아, DOA2U 역시 온라인을 통해 추가 코스튬의 배포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그래도 DOAX를 즐겁게 즐겨온 유저나, Xbox Live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유저라면 역시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내 꿈이… 희망이… 소망이…!! 공든탑이 무너져 간다아아아아아아!! ºДº)!!
마지막 세 번째로 엔딩의 부재가 있다.
필자가 카스미로 클리어하고 본 엔딩은, 놀랍게도 필자가 플레이해온 장면들들중 랜덤하게 한 컷 한 컷씩 과거를 회상하듯 그레이스케일(GrayScale)화(化)되어 슬라이드로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끝.
더군다나 일부 캐릭터는 위와같은 장면조차없고, 곧바로 타이틀 화면으로 넘어가 버리기는 황당함마저 보여준다.
그나마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엔딩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겐 푸 옹(翁)의 것인데, 이것조차도 중간중간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리얼타임 CG로 이뤄진데다가, 약 10초도 안되어 짧고 싱겁게 끝나버리고 만다.
친구 가면 썼다고 눈에 뵈는게 없는 초딩에게, 일격필살을 날린 인민군 할아버지.
물론 매뉴얼이나 설정집, 혹은 웹 사이트등에서 프롤로그나 해당 캐릭터의 배경 스토리를 아는 유저라면, 겐 푸의 엔딩(이라고 부르기에도 참으로 민망한 리얼타임 CG)을 보고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필자가 PS2판 DOA2HC를 제대로 즐겨보지 못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만일 PS2판 캐릭터들의 엔딩이 이렇다고 하더라도, 그것또한 문제가 된다.
이미 DOA2U에서 캐릭터의 완벽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겠다고 이타가키씨가 호언장담을 한 상황에, 오프닝에서만 카스미와 아야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다른 캐릭터들은 들러리급으로 엔딩조차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무성의하기짝이없는 몇 초간의 "움직이는 CG" 따위로는, 초반 오프닝과의 갭이 너무나도 크다.
이 격차는 도무지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야말로 용두사미(龍頭蛇尾)인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단점들은 Xbox Live를 이용하여 수정 패치(Fix Patch)나 코스튬 다운로드 서비스등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지만, 엔딩의 부재만큼은 Xbox Live로 뜯어고치기에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더군다나 이번 DOA2U가 비주얼적인 측면 외에도, DOA 전 시리즈 스토리의 한 매듭을 짓는 작품이라는 것을 볼 때, 추후 Xbox Live등으로 어떻게어떻게하여 엔딩을 추가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유저에게는 무성의한 작품이라고 비난받기 쉽다.
수십, 수백가지의 장점이 산재해 있어도, 단 한 가지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인해 게임의 밸류가 깍이는 경우는 과거로부터 수도 없이 많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필자가 플레이한 것이 제품판이 아니라 아직 수정의 여지가 남아있는 개발중의 것이라면 엔딩의 부재는 충분히 수정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팀 닌자의 리더 이타가키씨는 조금이라도 더욱 완벽하게 제작을 하기 위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크리에이터니까.
어찌됐든 10월 말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가 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가 된 마당에, 더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대전 격투게이머라면, 아니, Xbox를 구입한 유저라면 필히 플레이해봐야만 하는 불후의 명작 DOAU가 곧 발매된다.
이제 유저들의 몫은, 말 그대로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
그것도 여태까지처럼 확실한 기약없이 계속해서 뒤로 연기되는 것에 대한 기다림을 위한 기다림이 아닌, 전세계 유저들과 함께 동급 최강의 그래픽과 사운드, 조작성을 겸비한 명작을 플레이하는 것에 대한 확실한 기다림인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DOAU의 초기 타이틀은 DOAU가 아닌, DOA Online이었다.
말 그대로 시리즈 최초로 온라인을 지원하는 것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그것을 전면적으로 내세웠던 것이다.
그러나 타이틀은 이미 궁극(窮極)을 뜻하는 Ultimate로 교체된지 오래다.
온라인이 아닌, Ultimate다.
이타가키씨와 Team NINJA가 과연 Ultimate로 제목을 바꾼 것이 단순한 홍보 효과를 노리고 한 것인지, 아니면 Online 대전 격투게임의 표본을 제시함과 동시에 DOA 시리즈의 한 매듭을 지음으로서 격투게임사(史)에 길이 남을 불후의 명작에 대한 자신감인지는 유저 여러분이 직접 즐겨보고 판단하기를 바란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약 한 달.
한 달 뒤, 전 세계 게임 웹 사이트와 포럼 및 게임지등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어마어마한 반향을 가져올지, 단순한 이식작에 온라인 기능을 덧붙인 평범한 리메이크 게임이라는 평이 실릴지,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한 달 뒤 평가에 대해 필자와 함께 작은 내기를 해보지 않겠나?
전자는 동전의 앞면으로, 후자는 동전의 뒷면으로 정해서 말이다.
물론 필자는 자신있게 동전의 앞면을 선택할 것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DOAU의 세계를 맛볼 수 있었기 때문에.
- 아직까지도 카스미의 출렁거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교주 -
첫댓글 아아~~~드디어 완성...쏘쓰 그림 맞추는데만30분 걸렸네요..어깨 아파라~~~~
사진.. 안나오는데... 저만그런가요.. ㅠㅠ
헉~~잘 나오는데...까페 나갔다가 다시 들어 오세요...가금 그런 경우가 있답니다..이소스 맞추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사잔 못 보심 안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