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베란다에서
오랜만에 페이스북을 읽는다.
눈앞에서 지나가는 사연들이
모두 남의 일 같다.
어제는 긴 밤 동안 비가 내렸다.
흐린 아침 풍경이 멀고 낯설다.
그 안으로 문득 파란 버스가 들어와서
역으로 달려간다.
어제 신문에 실린 칼럼의 제목은
<카프카의 희망>이었다.
‘희망은 세상 어다에나 있지.
그런데 그 희망들은 우리의 것이 아니야.'
강의 중에 자주 인용했던 카프카의 희망 변증론.
그때마다 뒤의 문장만을 붙들고
희망의 부재와 부당한 현실의 관계에 대해서만
따지고 물었었다.
지금은 앞 문장이 비밀스러운
화두처럼 여겨진다.
세상 곳곳에 편재하는 희망들.
풍경들 곳곳에,
빈 하늘 안에 대기처럼 가득한 희망들이 있다.
세상이 다시 다정해진다.
그 안으로 또 파란 버스가 들어와서
역으로 달려간다.”
-김진영,<아침의 피아노>
지금은 고인이 된
김진영 님의 글 일부이다.
언제부턴가, 가능하면,
병중에 계신 분들의
하시는 얘기를 마음에 담으려고 한다.
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댓글 편재하는 희망들 .. 유니콘 같은 ..
제발 세상 어디에나 있어주기를 ..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