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조기유학생 송출업체가 캐나다에 ‘대원외국어학교를 세웠다’고 홍보하면서, 올 9월부터는 서울 강남과 목동 등지를 돌며 ‘국제중 입학’ 등을 대비한 조기유학 설명회를 열고 있는 것으로 24일 밝혀졌다.
더구나 이 업체의 이사장은 서울시교육청이 지정 예정인 대원국제중과 이미 지정된 대원외국어고(대원외고)를 운영하는 사학법인 ‘대원학원’ 이사장의 친동생이면서 대원학원 초대 사무국장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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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업체 사이트. 대원외국어학교란 글귀와 함께 대원학원과 관계를 강조하는 이 아무개 이사장의 인사말이 보인다. |
대원외국어고? 대원외국어학교?... 헛갈리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조기유학 수요 흡수’ 등의 필요성을 내세우면서 대원학원으로 하여금 국제중을 설립토록 허가했지만 일부 교육시민단체들은 “국제중이 오히려 초등생 조기유학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대원학원은 지난 8월 27일에도 태국에 브롬스그로그 대원국제외국어학교를 개교하면서 공식 사이트에 ‘국제중 입학’을 ‘진로방향’으로 적어놓는 등 조기유학생 돈 벌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24일 대원외고 관계자는 “대원외국어학교에 조기유학을 가려는 학부모의 문의전화가 많아 우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된 까닭은 E조기유학업체가 캐나다에 조기유학원을 개원하면서 대원학원의 대원외고와 비슷한 명칭인 ‘대원외국어학교’란 이름을 썼기 때문이다.
E업체 이 아무개 이사장은 공식 사이트에 올린 인사말에서도 “학교법인 대원학원 설립에 참여한 본인은 대원외국어학교 개교 이래 많은 졸업생들이 매년 서울대와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대학 등에 진학하는 모습을 보아왔다”고 대원학원과 맺은 끈끈한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이 업체는 또 사이트의 'Q&A'에서 “대원외고와 우리 업체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도 “본교 설립자 이○○이사장과 대원외고 설립자 이○○ 박사와는 친형제간이며, 현재 대원외고 이OOO 기숙원을 대원외고 개교와 함께 20년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해놓기도 했다. 이 업체의 사무실은 서울 광진구 중곡 4동에 있는 대원외고 바로 앞에 있다.
E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업체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캐나다, 중국 등지에 조기유학을 보내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올해 9월 17일 목동한국방송회관 학부모설명회를 시작으로 일산, 강남, 대전, 부산 등지에서 ‘국제중과 외고 입학’ 등을 준비시키기 위한 조기유학 홍보행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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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학원에서 운영하는 대원외고 사이트. |
전교조 “조기유학 장사다”, 대원학원 “그쪽 무엇 하는지 몰라”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형제가 각기 이사장을 맡아 한쪽에서는 국제중을 설립하고, 한쪽에서는 국제중 대비 조기유학 장사를 벌이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조기유학을 줄이겠다는 정부가 조기유학을 부추기는 이 같은 사학법인에 내준 국제중 설립 허가를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원학원 법인실 관계자는 “우리하고 그쪽(E업체의 대원외국어학교)하고는 관련이 없고, 그쪽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대원학원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둘의 관계도 별도의 법인”이라고 해명했다.
E업체 홍보담당도 “우리는 완전히 별도의 회사이기 때문에 국제중 컨설팅을 자체로 운영하는 것이지 대원학원과는 관계가 없다”면서 “학부모의 문의가 올 때마다 이 같은 사실을 설명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