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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10월26일(토요일) 충북 영동군 [월류봉&반야사] 산행일정
회비 42,000원 10월7일 송금필, 18번 좌석 예약
07:10~10:20 “좋은사람들” 버스를 타고 서울 지하철 3호선 양재역 12번 출구 전방 국립외교원 앞에서 출발하여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 277 번지에 있는 월류봉주차장으로 이동 (201km) [3시간10분 소요]
산 : 충북 영동군 [월류봉&반야사]
[한천8경의 제1경인 월류봉은 백두대간 삼도봉 서편 민주지산에서 북상한 산맥이 황간면 원촌리(院村里)로 내달리다 하늘로 치솟은 봉우리다. 제1봉은 365m, 제2봉은 381m, 제3봉은 394m, 제4봉은 400m, 상봉이라 불리는 제5봉은 405m다. 민주지산의 물한계곡에서 발원해 황간을 적시고 흘러온 초강천과 백화산에서 내려온 석천이 월류봉 북동쪽의 원촌교에서 합류하는 장면이 감동적으로 펼쳐지고, 북쪽으로 주행산과 포성산으로 이어진 백화산맥의 흐름이 웅장하다.
월류봉이 초강천으로 급하게 내리꽂힌 벼랑 위에는 월류정이 자리한다. 처마 아래 초조함을 숨기고 까치발로 서서 매일 밤 달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예로부터 월류봉을 중심으로 한 일대의 뛰어난 경치를 '한천팔경(寒泉八景)'이라 하였는데, 산양벽(山羊壁), 청학굴(靑鶴窟), 용연대(龍淵臺), 냉천정(冷泉亭), 법존암(法尊菴), 사군봉(使君峯), 화헌악(花軒嶽) 등이 그것이다.
산양벽은 병풍같이 깎아지른 월류봉의 첫 번째, 두 번째 봉을 말한다. 인적이 미치지 못하는 곳, 산양만이 오를 만한 절벽이다. 바위에 붙어 자라는 구실사리, 열악하나 햇빛이 잘 드는 자리를 좋아하는 톳이끼, 햇빛과 이슬을 먹고 자라는 사철 푸른 바위손 등이 얼룩처럼 터를 잡고, 용감한 수목들이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는 단애다.
청학굴은 제1봉의 중턱에 있다는 자연 동굴이다. 가을이면 단풍이 붉게 물들고 청학(靑鶴)이 깃든다고 한다. 용연대는 월류정 맞은편에 선바위처럼 솟아나 있는 바위를 가리키는데 바위 아래의 소(沼)를 용연이라 부른다. 냉천정은 찬물이 가득한 곳이다. 월류정이 자리한 벼랑 오른쪽 모래밭에서 샘 줄기가 여덟 팔(八)자로 급하게 쏟아붓듯이 흘러나온다고 한다. 법존암은 냉천정 근처에 있었다는 작은 암자로 현재는 사라지고 없다. 사군봉은 황간면 뒤편 북쪽에 있는 명산으로 그곳에서 몸과 마음을 연마하면 나라의 사신(使臣)이 된다는 곳이다. 화헌악은 한천정사 뒤쪽의 산봉우리를 말하는데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만산홍(滿山紅)을 이루어 화헌(花軒)이라 하였다.]
산행코스: [월류봉주차장~월류광장~징검다리~월류1봉~2봉~3봉~4봉~5봉~징검다리~월류봉 광장~여울소리길(월류광장~원촌리마을~원촌교~석천물길~완정교)~산새소리길(완정교~목교~우메리)~풍경소리길(우메리~반야교~반야사)~반야사~반야사 문수전~반야사] (약13km/6시간)
일시 : 2024년10월26일(토요일)
산행코스 및 산행 구간별 산행 소요시간 (총 산행시간 6시간 소요)
10:20~11:10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 277 번지에 있는 월류봉주차장에서 산행출발하여 초강천을 건너서 월류봉 제1봉(365m)으로 이동
[최원식의 산] 월류봉(月留峰·해발405m ·충북 영동군 황간면)
최원식 : 대구시산악연맹 이사 apeloil@hanmail.net
영남일보 기사 입력 2015-02-06
달도 머물다 가는 다섯 봉우리 송시열도 감탄
월류1봉 발아래엔 한반도 지형…5봉서 돌아나와야 차량회수 어려움 없어
월류봉 최고봉 높이는 해발 405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주변의 풍광으로 치자면 천하일경이 따로 없다. 금강 상류의 한 줄기인 초강천이 굽이쳐 흐르는 영동군 황간면 일대에 다섯 봉우리를 도열한 월류봉은 한천8경(寒川八景)이라 부른다. 월류봉, 화헌악, 용연동,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을 일컫는데 그중 1경이 월류봉이고, 화헌악은 월류봉의 봄·가을의 아름다움을 한 번 더 강조한 것이다. 월류정이 건너다보이는 한천정사 앞에 서면 한천8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산행으로 월류 1봉과 2봉을 지나면서 내려다보이는 한반도 지형과 풍경 또한 일품이다. 전체 산행거리는 4㎞ 남짓하지만 소요시간은 3시간30분 정도다.
우리 국토를 흔히 금수강산이라 한다.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는 뜻이다.
그 황홀경에 빠져 달마저 머물렀다 간다는 산. 충북 영동군 황간면의 월류봉(月留峰)을 찾았다. 백두대간 줄기인 삼도봉 아래 물한계곡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금강 본류로 합류하는데, 그 한 줄기가 초강천이다. 예전에는 물줄기가 차 한천(寒川)으로 불리었는데, 일찍이 조선조 학자이자 정치가인 우암 송시열 선생이 머무르며 한천정사를 짓고 강학을 했던 곳으로 초강천이 흐르는 일대의 풍광을 ‘한천8경’으로 정해 그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선생은 그중, 달도 머물렀다 간다는 월류봉을 한천8경의 제1경으로 꼽았다.
높이 400여m, 5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가운데 깎아지른 절벽은 제2경인 산양벽, 월류 5봉으로 바로 오르는 산 중턱의 자연동굴인 청학굴은 제3경으로 모두 한천정사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이다.
여름철이면 초강천을 건너 산으로 바로 올라붙을 수 있지만, 반쯤 녹아 유빙들이 떠다니는 차가운 물길이라 한천정사에서 되돌아 나와 <주>에넥스 황간 공장 정문에서 들머리로 잡는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면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왼쪽의 포장길을 따라 100여m를 가면 왼쪽 정면에 이정표와 등산안내도가 나란히 서있다. ‘월류 1봉 800m’ 이정표를 지나면 무덤 1기를 지나고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된다. 전날 내린 눈이 1㎝가량 깔린 위로 이른 시각임에도 앞선 이들의 발자국이 찍혀있다. 몇 곳의 길게 늘어뜨려진 로프구간을 지나고 계단이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산행거리가 짧아 바쁠 것 없이 쉬엄쉬엄 오르니 30여 분 만에 첫 봉우리인 월류 1봉에 올라선다. 1m 정도 높이의 원형 전망대에 올라서니 발아래에 초강천이 휘돌아나가고, 흡사 한반도 지형의 특이한 산자락이 뻗어 있다.
송시열 선생은 이 자리에 올라 한 폭의 산수화를 내려다보며 분명 시 한 수를 읊조렸을 것이다.
제1봉의 높이는 365m, 2봉까지의 거리는 200m로 적은 이정표를 따라 나가면 잠시 안부에 내려섰다가 다시 오름길이 이어진다. 1봉에서 보았던 발아래 한반도 지형은 위치를 이동하면서 더욱더 분명하지만, 숲에 가려 눈으로만 감상하고 오른다. 15분을 오르면 2봉에 닿는데, 민둥한 봉우리 위에 산불감시초소가 설치돼 있다. 건너편에는 지난해 눈 때문에 고생했던 백화산과 주행봉이, 오른쪽으로 황악산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월류 2봉에서 3봉까지는 230m, 3봉에서 4봉까지는 300m로 잠깐 내려섰다가 올라서면 다음 봉우리로 이어진다. 4봉을 올라서면서 뒤돌아본 풍경은 붉은색을 띠는 기암절벽에 소나무가 수직으로 붙어 자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4봉에 올라서니 봉우리 가운데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어 이곳이 월류봉 정상인가 싶지만 다음 봉우리인 5봉이 정상이다.
4봉에서 내려서는 구간에 있는 붉은 암반을 지나면서 산행에 동행한 친구에게 “6·25전쟁 때 아랫마을 노근리에서 피가 튀겨 붉게 물든 바위”라고 농담을 던졌더니 은근히 믿는 눈치였다. 절묘하게 왼쪽 아래로 ‘노근리사건’이 발생한 철로와 고속도로가 나란히 보이는 구간이다. 안부에서 10분 정도 올라서면 월류봉 다섯 봉우리 중 가장 높은 상봉이다.
5봉에서 오른쪽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작은 능선을 따르는 길로 한천 제3경인 청학굴로 갈 수 있는데, 겨울철에는 얼음이 얼어 있어 출입금지 현수막을 달아두었다.
여기서 올랐던 길을 되돌아 나와야 차량 회수에 어려움이 없다. 다행히 미리 차량 한 대를 반대편 우천리마을 입구에다 세워뒀기 때문에 오르던 방향의 정면으로 나아간다. 6분 정도 평탄한 길을 따르면 이정표가 세워져있다. 정면으로 사슴농원, 왼쪽으로 우천리 갈림길인데 왼쪽 우천리 방향으로 길을 튼다. 솔밭과 참나무 숲으로 이어지다가 왼쪽으로 작은 갈림길을 만나지만 안내 리본이 더 많이 걸린 능선 길을 따라야 우천리마을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다. 지나온 다섯 봉우리까지는 앞서 지나간 흔적이 많았는데 이 길은 간간이 찍힌 발자국이 전부다. 간벌을 한 것인지 탁 트인 능선인데, 지난해 자란 고사리가 빽빽한 구간을 지나 소경운기가 다닐 만큼 넓은 길을 만나면 이내 우천리마을 앞에 닿는다. 짧은 산행이지만 눈에 담은 풍경이 한동안 잠상으로 남을 산행이었고, 멀리서 합류해준 친구 덕에 모처럼 원점회귀산행이 아닌 종주산행을 할 수 있었고, 되돌아오는 길에 쌍굴을 지나 노근리사건 현장을 둘러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교통
경부고속도로 황간IC에서 내려 황간삼거리에서 우회전으로 국도 4호선을 타고 김천 방면으로 약 700m를 가면 마산삼거리가 나온다. 901번 지방도로를 따라 용산, 백화산 방면으로 좌회전 후 약 500m를 가면 왼쪽으로 <주>에넥스 황간 공장이 나온다. 공장 입구를 올라서면 주차장이 나온다. 초강천변 한천정사는 에넥스에서 직진으로 월류교, 원촌교를 차례로 건넌 다음 삼거리를 만나면 오른쪽은 백화산, 직진으로 300m를 가면 월류봉 표지판이 있다. 내비게이션: 충북 영동군 황간면 마산리 555(<주>에넥스 황간 공장)
☞볼거리
노근리 평화공원=6·25전쟁 때인 1950년 7월26~29일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철로 일대와 노근리 개근철교(쌍굴)에 피신한 피란민에 대해 미군의 비행기 폭격과 기관총 사격으로 최소 250명의 피란민이 사망한 사건이다. 노근리 평화공원은 과거 노근리사건으로 인하여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넋과 유족들의 아픈 상처를 위로함과 동시에 희생자 및 유족들의 명예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건립되었으며 평화기념관, 위령탑, 조각공원, 평화기원마당, 교육관 등의 시설이 있고 평화공원 맞은편에는 당시 기관총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쌍굴이 있다.
한천정사=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선생이 한천팔경(寒泉八景)이 있는 이곳에 잠시 머물며 작은 정사를 짓고 학문을 연구하였는데, 후에 한천서원(寒泉書院)을 짓고 우암을 제사하다 고종 때(1868) 철거된 후 후학들이 다시 유림회를 결성, 한천정사(寒泉精舍)를 건립하였다. 한천정사는 정면 3칸, 측면 2칸(1칸 반)의 팔작기와집으로 중앙에 대청마루가 있고 양쪽으로 방이 설치되어 있으며 전면으로는 툇마루가 설치되어 있다.]
11:10~11:30 제2봉과 제3봉을 지나서 제4봉으로 이동
[제4봉은 월류정 앞을 스쳐 U자를 그리며 흘러나가는 초강천 모습이 가장 잘 보이는 봉우리다.]
11:30~11:35 사진촬영
11:35~11:40 월류봉의 5개 봉 중 최고봉인 월류봉 제5봉(405m, 상봉으로 부름) 정상으로 이동
[월류봉에서 바라본 원촌리 마을은 한반도 모양이다.]
11:40~11:45 사진촬영
11:45~11:50 전망대로 이동
11:50~11:55 사진촬영
11:55~12:20 초강천을 건너서 월류봉 광장으로 이동
12:20~12:25 한천정사로 이동
[영동 한천정사(寒泉精舍)
충북도 문화재자료 제28호 (1999. 9. 15 지정)
소재지 :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동 1길 48
우암 송시열(1607∼1689) 이 학문을 연구하며 지내던 집이다.
우암 송시열(1607∼1689) 선생은 조선의 대유학자로, 그의 유학사상은 이율곡의 학통을 계승하여 기호학파의 주류를 이루었다.
조선 인조 대부터 숙종 대에 이르는 4대에 걸친 노론의 대표로서 정졔에서 크게 활약하였으며 뛰어난 학식으로 많은 학자를 길러내었다.
후에 우암의 제사를 모시는 한천서원을 세웠었는데, 고종 5년(1868)에 서원을 철거하였고 후에 후학들이 다시 지은 것이다.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중앙에 대청마루가 있고 양쪽 끝에 온돌방을 두었다. 주변에 담장을 두르고 앞면에 문을 두었는데 앞면 양측에 은행나무가 있다.]
12:20~15:00 영동 월류봉 둘레길을 따라서 반야사로 이동 (8.4km)
[영동 월류봉 둘레길
이창우 산행대장 lcw1124@kookje.co.kr
국제신문 기사 입력 : 2022-06-15 19:12:38
달은 쉬어가고 강물은 굽이쳐 진경산수화 그려 놓은 듯
- 월류봉광장~반야사 8.4㎞ 코스
- 석천·초강천 끼고 조성된 덱 길
- 청정자연 계곡 풍광에 절로 힐링
- 송시열 유허비·반야사 배롱나무
- 호랑이 닮은 산비탈 너덜도 볼 만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월류봉 둘레길과 양산면 양산팔경 금강 둘레길은 ‘영동 2대 둘레길’로 알려져 있다. 또 경북 상주시에서 석천을 따라 황간면 반야사를 잇는 백화산 호국의 길이 영동군에 걸쳐 있어 영동은 ‘둘레길의 성지’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근교산 취재팀은 양산팔경 금강 둘레길(1086회)과 백화산 호국의 길(1088회)을 2018년에 이미 소개한 바 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에는 달도 쉬어간다는 월류봉(1봉 365m)의 한천팔경(寒泉八景)과 석천의 비경을 자랑하는 월류봉 둘레길을 찾았다.
■‘영동 2대 둘레길’ 월류봉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 월류봉 광장은 ‘달이 머문다’는 월류봉과 둘레길 들머리로 알려졌다. 월류봉 둘레길을 찾았던 취재팀이 초강천이 굽어도는 월류봉 광장에서 월류봉 1봉에서 5봉에 이르는 능선과 한천팔경의 산양벽과 월류정 주위 화헌악의 전경을 사진에 담고 있다.
월류봉은 등산 코스로도 이미 많이 알려졌다. 산행은 주로 월류봉 광장에서 1봉~5봉을 오른 뒤 다시 월류봉 광장으로 되돌아온다. 에넥스 주차장과 우천리 사슴관광농원에서 오르는 코스도 있다. 이제는 월류봉 산행에 이어 둘레길까지 인기 코스가 됐다. 지난해 둑길로 걷던 2코스 길이 석천을 따라 덱 길과 목교를 새로 만들면서 목교에서 반환해 월류봉 광장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됐다. 짧은 코스를 찾는 둘레꾼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월류봉 둘레길은 월류봉 광장에서 석천을 따라 반야사까지 세 코스로 조성됐다. 1코스는 월류봉 광장~원촌교~완정교를 잇는 ‘여울 소리길(2.7㎞)’, 2코스는 완정교~목교~우매리까지 백화산 자락을 걷는 ‘산새 소리길(3.2㎞)’, 3코스는 우매리~반야교~반야사까지 걷는 ‘풍경 소리길(2.5㎞)’로 꾸며졌다. 월류봉과 백화산 사이 석천은 맑고 깨끗한 ‘산명수청(山明水淸)’의 경관에 만든 둘레길로 산과 계곡의 자연미가 잘 어울려 힐링하며 걷는 길이다.
종점인 반야사는 백화산 호국의 길 기·종점이기도 하다. 월류봉 둘레길 코스가 짧다면 상주시 옥동서원까지 백화산 호국의 길(6.6㎞)을 연결해 걸어도 된다. 반야사에는 산비탈의 너덜이 꼬리를 바짝 세운 호랑이를 닮아 유명하며, 삼층석탑을 둘러 싼 배롱나무에 꽃이 피는 8월이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찾는다.
월류봉의 여덟 절경을 한천팔경이라 부른다. 이는 우암 송시열(1607~1689)이 머물렀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월류봉 산양벽 화헌악 청학굴 법존암 용연대 사군봉 한천정사이며, 월류봉 광장과 둘레길에서 일부지만 보며 걸을 수 있다.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 월류봉 광장에서 송시열 유허비~원촌교~원정교~목교 갈림길(반환점)~백화교~두 곳의 징검다리~반야사 방면 도로~반야교~백화산·반야사 갈림길~관음상 앞 갈림길~둘레길·반야사 갈림길~잠수교~반야사에 도착한다. 산행거리는 약 8.4㎞ 이며, 3시간 안팎이 걸린다.
■한 폭의 진경산수화 같은 풍경
봄이면 바위 위의 월류정과 산봉우리에 진달래와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이를 한천팔경의 하나인 화헌악(花獻岳)이라 하는데, 이번 산행은 그 절경을 감상하는 월류봉 광장에서 출발한다.
월류봉 전망대인 덱 쉼터로 초승달 조형물과 월류봉 표석을 세워 놓았다. 광장 왼쪽 끝에 월류봉 둘레길 안내판을 확인하고 ‘월류봉 1봉·월류봉 둘레길 가는 길’ 방향으로 1코스 여울 소리 길을 간다. 초강천을 끼고 조성된 덱 길은 큰 느티나무 앞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덱 길을 벗어나면 송시열 유허비를 지난다. 1779년 후손과 지역 유림들이 이곳에서 10년을 은거하며 학문을 가르쳤던 선생을 기리며 세운 비다.
곧 중요한 갈림길이 나온다. 둘레길은 직진해 야자매트가 깔린 강변길을 거슬러 간다. 오른쪽 징검다리를 건너는 길은 월류봉 등산로 방향. 댓숲에서 강둑에 올라 선 뒤 오른쪽 월류봉 둘레길(원촌교) 방향으로 꺾는다. 직진은 원촌리 마을 안길 방향. 논두렁을 끼고 난 덱 길에서 조망이 열린다. 정면 바위 능선은 사군봉에서 흘러내린 암릉이 칼날 같이 예리해 칼산으로 불린다.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꼭 호랑이를 닮아 위압감을 준다. 오른쪽에는 석천이 초강천과 만나는 합수점이다. 두 물이 만나 개울은 더욱 넓어져 감입곡류하며 월류봉 바위 벼랑을 돌아나간다. 뒤돌아보면 초강천에서 월류봉으로 치솟은 200m 암벽이 산양벽(山羊壁)이다.
월류봉 광장에서 약 12분이면 원촌교에 도착한다.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꺾어 임도를 간다. 칼산 아래 석천에 세운 덱 길에 올라간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에 눈과 귀를 씻는 아름다운 길로 덱 길과 임도가 번갈아 이어진다. 원촌교에서 약 30분이면 화장실이 설치된 원정교 앞 갈림길에 도착한다. 2코스 산새소리길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둘레길은 두 길로 갈라진다. 석천 좌우로 난 길인데 석천 왼쪽은 덱 길이며, 오른쪽은 둑길이다. 두 길은 석천을 가로지른 붉은색 목교에서 만난다. 취재팀은 다리를 건넌 뒤 오른쪽으로 꺾어 석천을 따라 간다.
구불구불한 강을 따라 절벽에 선반을 달아 놓은 듯 세운 덱 위를 걷는다. 20분이면 석천을 가로지른 붉은색 목교 앞 갈림길에서 반야사는 직진한다. 월류봉 광장으로 되돌아간다면 다리를 건넌 뒤 오른쪽 강둑을 따라 원정교에서 왔던 길을 되짚어 가면 된다. 멀리 백화산과 헌수봉에 옅은 구름이 산허리를 휘감으며, 그 사이를 흐르는 석천의 풍경은 자연이 그린 한 폭의 진경산수화 같다. 덱 길은 둑길과 연결되며 반야사까지 약 4㎞ 남았다. 전원주택이 들어선 백화마을 앞 백화교에서 직진해 반야교(2.5㎞)로 간다. 아름드리 소나무를 지나면 흙길로 바뀌며 둘레길 안내판이 서 있다.
이제부터 3코스 풍경소리길이다. 강변길은 두 곳의 징검다리를 건너 도로에 올라선 뒤 왼쪽으로 꺾어 반야교(1.6㎞) 방향 둑길을 간다. 15분이면 다시 둘레길 안내도가 서 있는 도로와 만난다. 100m 앞에서 왼쪽 반야사(0.9㎞) 방향으로 반야교를 건넌 뒤 오른쪽으로 꺾는다. 둘레길 안내도가 서 있는 빈터에서 둘레길(1.5㎞)·반야사는 오른쪽 계곡을 건너간다. 직진은 백화산 방향. 관음상 앞에서 200년 된 소나무 보호수를 지나 댓숲을 빠져 나간다.
호젓한 숲길을 따라 반야교에서 약 20분이면 둘레길 갈림길 한 곳을 지나 잠수교를 건너 반야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
# 교통편
- 부산역서 황간역으로 간 뒤
- 월류봉광장까지 택시 이용
이번 산행은 대중교통편과 승용차 이용 모두 괜찮다.
부산역에서 황간역으로 간 뒤 월류봉 광장(주차장)까지 걷거나 택시를 탄다. 부산역에서 황간역은 오전 5시10분 6시42분 8시21분 8시50분 등에 출발한다. 약 3시간 소요.
황간역을 나와 월류봉 광장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택시비 7000원 선. 역에서 월유봉 광장까지는 3㎞쯤 떨어져 있다. 걷는다면 약 40분 소요.
산행 뒤에는 황간 개인택시(010-5466-4242)를 불러야한다. 기차를 탄다면 반야사에서 황간역으로 가면 되고, 승용차로 왔다면 월류봉 광장으로 가서 차량 회수를 해야 한다. 택시비는 각 1만3000원 선. 황간역에서 부산역 출발은 오후 3시50분 6시54분 8시20분 8시51분이다.
승용차 이용 때는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동 1길 47 월류봉 광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면 된다.
문의=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15:00~15:20 반야사를 탐방
[어떠한 걸림이나 위태로움도 없는 눈빛으로… 영동 반야사(般若寺)
경북매일 기사 등록일 : 2020.08.03. 19:50
경북매일 기사 게재일 : 2020.08.04. 지면 17면
글 : 조낭희 수필가
백화산 돌무더기 호랑이가 지켜주는 영동 반야사. 반야사는 충북 영동군 황간면 백화산로 652에 위치해 있다.
달이 머물다 간다는 월류봉을 지나 석천계곡을 따라 반야사로 향한다. 불어난 계곡물로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는데, 긴 장마를 빠져나온 사람들은 햇살을 업고 백화산 둘레길을 걷는다.
줄지어선 잣나무 그늘 끝으로 반야사가 보인다. 반야는 인간이 진실한 생명을 깨달았을 때 나타나는 근원적인 지혜를 말한다. 접근성 좋은 천변에 자리 잡은 널찍한 경내로 들어서는데 계단 옆에서 봉숭아꽃이 무리지어 반긴다. 문턱이 높지 않은 개방적인 절임을 알 수 있다. 템플 스테이로 머무는 참가자들과 관광지에 들른 듯 반바지 차림에 뒷짐을 지고 둘러보는 방문객들로 절은 조금 어수선하다.
법주사의 말사인 반야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가 창건했다는 설도 있지만, 성덕왕 19년(720년) 의상의 십대 제자 중 하나인 상원이 창건하였다는 설이 더 지배적이다. 수차례의 중수를 거쳐서 세조 10년(1464년)에 크게 중창하였지만 6.25 전쟁으로 소실되어 고졸미는 찾기 어렵다. 다만 맞은 편 지붕 위로 꼬리를 치켜들고 포효하는 돌무더기 호랑이가 신비감을 자아낸다.
이 절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극락전과 오백 년 된 배롱나무, 절이 창건될 당시 세워졌다는 보물 제 1371호 삼층석탑이 섬처럼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배롱나무 꽃그늘에서 바라보는 극락전 주변은 사대부가의 후원처럼 아담하고 운치가 있다. 그 옆 돌계단 위에는 산신각이 홀로 꿈꾸듯 외롭다.
아득한 과거를 그리워하는 극락전과 무심하도록 개방적인 대웅전의 훤한 이마, 비밀스런 아픔 하나쯤 풀어놓고 싶은 앙증맞은 산신각,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엄숙한 수행 공간까지 다양한 매력이 숨어 있다. 하나가 아닌 듯 하나로 존재하는 절, 방문객들의 시선을 즐기며 성장하는 사찰 같다.
불자들이 많이 찾는 대웅전보다 극락전이 백팔 배를 하기에는 훨씬 아늑하고 편한 공간이란 걸 뒤늦게 알았다. 사람들은 주로 대웅전을 들른 후 약속이나 한 듯 문수전으로 향하고 있었다. 문수전 가는 두 갈래의 길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담장을 끼고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 대신 대웅전 뒤편의 넓은 돌계단을 이용하기로 했다. 참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반야사의 뒷모습은 지극히 평범하고 편안하다.
길지 않은 산길을 따라 오르자 뜻밖에도 문수전은 시원스럽게 펼쳐진 허공을 안고 벼랑 끝에 돌아앉아 있다. 아슬아슬한 문수전 절벽 아래로는 장마로 불어난 물길이 울창한 숲을 뚫고 나와 도도하게 흐른다. 법당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기도 중이고 물길은 너른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제 갈 길을 가느라 바쁘다.
문수전 법당은 아주 작다. 느긋하게 기도하는 사람들 틈에 끼어 서둘러 삼배만 하고 나왔다. 쉼 없이 발길을 재촉하는 물길을 바라보며 불심이 강했다던 세조를 생각한다.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오대산 상원사 계곡을 찾은 세조와 등을 밀어주고 사라진 문수보살 이야기가 이곳에도 전해진다. “왕의 불심이 갸륵하여 부처님의 자비가 따른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는 문수보살은 복덕과 반야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이다.
문득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 떠오른다. 세상의 본성을 나타내는 공(空)은 무한한 가능성이며 잠재적인 무엇이다. 우리가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들로 이루어진 이 세상 모든 것들의 실체는 공이다. 양자역학이 있기 수천 년 전에 이미 부처님은 이 모든 색의 실체는 공이라 말씀하셨다. 상식적일 만큼 흔하게 쓰는 철학 용어이지만 여전히 어렵고 먼 세계이다. 내게 공의 세계는 깨달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늘 지식적인 수준의 앎에서 그치고 말기 때문이다.
머리로 아는 실존의 방식은 참으로 단순한데 내 삶은 늘 무언가에 목 말라하며 허기져 있다. 수많은 절을 찾아다니며 백팔 배를 하는 것조차 본질을 놓친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어쩌랴. 마지막 문을 열 때까지 내 존재의 크기만큼 발버둥치다 가는 게 인생인 것을.
내려오는 길은 다른 길을 택했다. 좁고 가파른 돌계단이 바짝 긴장한 채 나를 이끄는데 나는 자꾸 생각이 많아진다. 격렬하게 굽이치는 계곡물의 힘찬 맥박소리에 숱한 사념들이 자맥질을 해댄다. 반야사로 이어지는 인적 없는 오솔길을 문수전의 자유로운 눈빛이 함께 걷는다. 어떠한 걸림이나 위태로움도 없는 하나의 말씀이 되어.
다시 만난 반야사는 더 새롭고 깊이가 느껴진다. 한낮에도 백화산 돌무더기 호랑이가 지켜주는 절, 그 신비로운 비경 속에 문수보살의 지혜와 영험함이 숨어 있을 것만 같다. 이른 새벽이나 밤에 기도하러 오는 여성 불자들을 위해 특별히 문수전은 비구니 스님이 관리한다는, 절 앞 카페 여주인의 친절한 설명에도 자부심이 가득하다.
사람이 많지 않을 어느 호젓한 날에 백화산 둘레길을 걸어서 다시한번 반야사 일주문을 들어서고 싶다. 그리고 한 번도 온 적 없는 곳에 온 듯 두근거림을 안고 문수전으로 향하리라. 저 참나무 숲 언저리를 오를 때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면, 나는 그를 문수보살로 기억하며 흥분할지 모른다. 그가 평범한 불자여도 상관없다. 깨달음의 길은 멀고 험하지만 그 도상에서 만나는 신기루 같은 기쁨들이 있어 우리는 또 힘을 내지 않는가.]
[아름다운 절집 풍경] 영동 반야사
사진=손묵광 사진작가
글=여태동 기자
[불교신문3683호/2021년9월14일자]
삶이 힘드시면 반야사 배롱나무를 찾으시라!
문수보살 출현한 영험기도 도량
백화산에는 호랑이(사자) 모습
500년 수령의 쌍배롱나무 꽃
매해 여름 만개해 방문객 반겨
일찍이 노자는 물(水)을 그의 사상에서 소환해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물과 같이 순리대로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것이 최고의 선’이라는 의미다. 물은 바람, 불, 땅과 함께 자연의 대명사다. 존재감을 보이지 않으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 그 존재로 인해 지구가 존재하고 유지된다. 물은 겸손함의 대명사다. 낮은 곳으로만 흘러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물은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다. 둥근 질그릇에 담으면 거기에 동화되고 네모난 컵에 담으면 네모난 모습으로 변한다.
자신의 고유한 성질은 변하지 않으면서 대상과 융합해 조화를 이루는 물의 가르침을 충북 영동군 황간면 백화산로 652에 위치한 반야사에서 느낀다. 백두대간의 줄기인 백화산은 굽이굽이 물줄기를 만들어 반야사로 굽어가고 그 물줄기는 강을 이루어 마침내 바다로 흘러든다. ‘흐르는 물은 다투지 않는다(流水不爭先)’고 하지 않았던가. 그 순리의 물길을 머금은 영동 반야사는 그렇게 1300여 년을 서 있다.
조계종 제5교구본사 법주사의 말사인 반야사(般若寺)는 백화산에서 흘러내리는 큰 물줄기가 태극 문양으로 산허리를 감아 돌면서 연꽃모양의 지형을 이루고 있다. 그 연꽃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반야(般若)는 불교에서 진리를 깨닫기 위한 근원적인 지혜를 의미한다. 그 지혜는 인간의 판단 능력인 지혜(分別智)와 다르다. 그 지혜는 집착에서 벗어난 텅빈 충만의 상태에서 존재를 바라보며 얻는 지혜(無分別智)다. 그 자리에 반야사가 반듯하게 서 있다.
신라 문무왕 때 원효(元曉)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설도 있으나, 720년(성덕왕 19) 의상(義湘)대사의 10대제자 중 한 사람인 상원(相源)스님이 창건하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여러 차례 중수(重修)를 거쳤고 1464년에 세조의 후원으로 크게 중창하였다.
그 인연은 세조가 반야사 중창을 명하여 회향하며 여러 보살님께 공양을 올리니 문수보살이 사자를 타고 홀연히 나타나 망경대(望景臺) 아래 영천(靈泉)으로 인도하여 목욕할 것을 권했다. 문수동자는 “왕의 불심(佛心)이 갸륵하여 부처님의 자비가 따른다”는 말을 남기고 사자를 타고 사라졌다 한다. 반야사 대웅전 뒷편 깎아지른 절벽 망경대(문수바위)에 문수전이 자리하고 있다. 문수동자가 출현한 곳이라고 한다.
문수도량답게 반야사에는 그와 연관된 사자(獅子)가 출현해 눈길을 끈다. 일반인들은 사자의 형상을 호랑이라고 하는데 반야사 대웅전 마당에서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백화산 기슭에 그 모습이 당당하게 드러난다. 수천년 동안 흘러내린 돌무더기(파쇄석)가 주변에 있는 나무들과 경계를 이루어 만들어 낸 신기한 형상이다. 높이가 80여m에 이르고 길이는 300여m에 달한다. 문수신앙에는 문수보살이 출현할 때 사자를 타고 출현하기 때문에 반야사 주지 성제스님은 “원래는 사자상으로 해석해야 하지만 방문객들은 호랑이의 모습으로 보면서 ‘백화산에 호랑이가 산다’ 말씀을 많이들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스님은 “내년이 호랑이 해인 만큼 반야사에서 사자와 호랑이의 용맹성을 연관해 용맹정진해 불자들이 영험가피를 받을 수 있는 문수기도를 대대적으로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내년 새해는 반야사에서 사자와 호랑이의 용맹심으로 정진할 인연을 기대해 본다.
반야사의 또 다른 명물은 수령 500년이 넘은 배롱나무 두 그루다. 극락전 앞에 나란히 서 있는 이 배롱나무는 반야사를 대표하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보물로 지정돼 있는 3층석탑을 배경으로 서 있는 배롱나무(백일홍)는 조선을 건국할 당시 무학대사가 주장자를 꽃아 둔 것이 조깨져서 쌍 배롱나무가 생겨났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높이가 8m에 이르는 이 나무는 영동군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반야사 배롱나무
늙었어도 나무가지에 꽃 일만 개 쯤
매달 힘은 아직은 있어.
누가 날 보고 늙었다고 하지
젊은 것들은 날보고 늙었다고
뒤담화를 몰래 수근 대지만
한 오백년 살면서도 바람 한번 피우지 않고
꽃피고 질 때를 알지,
한번 꽃피면 백일 동안은 거뜬하게 버티지.
젊은 것들은 꼭 사랑하다가 지치면
배롱나무 아래 찾아와서
세상 떠나가도록 울지만
그래도 나는 외면하지 않아.
더러는 부드러운 입술 같은
푸른 잎을 드리우고
포근하게 위로해 주기도 하지.
눈가에 눈물 대롱대롱 달고 가는
젊은 것들을 보드라운 바람으로
달래주기도 하지,
세상 늙지 않는 건 없어
나처럼 곱게 늙어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살다 보면 알아.
이제부터 날 늙은이 취급하지 마.
정성욱 시인의 시 ‘반야사 배롱나무’의 전문이다. 여름철 반야사를 찾는 이들이라면 100여일 동안 핀다는 연붉은 배롱나무를 보고 사색에 잠기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 배롱나무 꽃 선연한 극락전 아미타부처님께 기도하며 자신의 업장을 녹일 수도 있다. 다시 돌아보면 시인의 마음처럼 지난 시간이 순식간으로 느껴지겠지만 천년을 버티고 서 있는 절집과 절집나무를 보면서 의연함과 의젓함을 배울 수 있으리라. 피는 꽃은 아름답지만 질 때는 처연하다는 것은 알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삶이 힘들다고 느껴지는가. 반야사 배롱나무 아래로 가 보시라. 500년 동안 매년 100일 동안 피어 있는 꽃의 이야기를 상기하면 새로운 삶의 에너지가 충전되리라.]
[곱게 늙은, 고찰의 배롱나무 한 쌍
경향신문 기사 입력 : 2024.07.08 20:49 수정 : 2024.07.08 20:53
글 : 고규홍 나무 칼럼니스트
여름, 배롱나무의 계절이다. 따뜻한 기후를 좋아해서 주로 남부지방에서 볼 수 있었지만, 변화하는 기후 탓에 요즘은 중부지방에서도 너끈히 키우는 나무다. 여름의 백일 동안 붉은 꽃을 피운다 하여 ‘백일홍나무’라고 부르다가 변성된 ‘배롱나무’라는 우리말 이름도 살갑다.
주름투성이로 피어나는 꽃송이가 화려하지만, 갈색 바탕에 곱게 번진 얼룩무늬의 매끈한 줄기 또한 아름답다. 그리 높게 자라지 않고 나뭇가지를 수평으로 넓게 펼치는 나무여서 정원 조경수로 적당하다. 특히 꽃이나 줄기 표면에 드러나는 화려함은 한옥 건물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오래전부터 선비의 정원이나 절집 마당에서 많이 심어 키운 이유다.
‘영동 반야사 배롱나무’가 그런 나무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의 반야사는 신라 때 의상대사의 제자인 상원이 창건한 고찰로, 이 절집의 극락전 앞에 서 있는 한 쌍의 배롱나무는 나무 나이가 500년쯤 된다.
이즈음 반야사는 조선 세조의 허가를 받아 중창에 착수했다. 반야사의 불사는 피부병으로 고생하던 세조가 이 절집을 찾은 데서 비롯됐다. 이때 한 아이가 세조를 샘으로 이끌어 목욕을 권한 뒤 사자를 타고 하늘로 사라졌다고 한다. 아이가 바로 문수보살이었다.
문수보살의 인도로 피부병을 완화할 수 있었던 세조는 자연스레 반야사를 각별히 배려해 중창불사를 허가했다. 1464년의 일이다. ‘영동 반야사 배롱나무’ 한 쌍은 이때의 중수 과정에서 극락전의 풍광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심은 나무로 짐작된다.
나무 높이 8m쯤 되는 그리 큰 나무가 아니지만, 나뭇가지를 사방으로 제가끔 7~8m씩 펼친 수형이 여간 근사한 게 아니다. 훼손 부위 없이 건강한 배롱나무 바로 앞에는 2003년 국가보물로 지정된 ‘영동 반야사 삼층석탑’이 있다.
오래된 석탑과 곱게 늙은 전각 사이의 빈 공간을 한가득 채우는 배롱나무의 붉은 꽃과 신비로울 만큼 기묘하게 펼친 나뭇가지가 지어내는 조형미는 이 여름에 찾아볼 몇 안 되는 장관이다.]
15:20~15:40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에 있는 반야사 문수전으로 이동 (0.5km)
[반야사 대웅전 뒷편 깎아지른 절벽 망경대(문수바위)에 문수전이 자리하고 있다. 문수동자가 출현한 곳이라고 한다.]
15:40~16:00 사진촬영 후 휴식
16:00~16:20 충북 영동군 황간면 백화산로 652 번지에 있는 반야사로 이동하여 산행 완료
16:20~17:00 휴식
17:00~20:20 “좋은사람들” 버스를 타고 충북 영동군 황간면 백화산로 652 번지에 있는 반야사를 출발하여 서울 지하철 3호선 양재역으로 이동 (208km) [3시간 20분소요]
월류봉 산행지도
영동 월류봉 둘레길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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