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에
동기 여러분 안부를 물어봅니다
오늘 안동에 있는 퇴계 이황선생님의 종택과 묘소에 다녀왔습니다
라일락향기와 아카시아향기가 어울러지는 눈부신 햇살을 받으면서 발걸음을 바삐 움직인 하루였습니다.
매일같이 천원짜리 지폐에서 뵙는 얼굴이었지만....
선생님의 휘는 황이요 자는 경호이신데 예안현에 살았으며 젊을 때부터 학문을 좋아하시고 벼슬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지 아니하시고 칠십 년을 산수와 더불어 세상을 고요히 마치시었습니다. 선생님은 벼슬이 비록 높았으나 스스로 취하지 아니하셨고 학문이 비록 깊었으나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아니하고 힘써 끊임없이 공부하여 세상에서 허물없기를 바라셨으니 예전 善民들과 더불어 견주어보아도 누가 더 낫고 못함을 구별할 수 있으리요 산도 무너질 수가 있고 돌도 또한 이지러질 수 있어도 선생님의 이름은 하늘과 땅으로 더불어 영원하리라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직전에 자신이 직접 비문을 초안해서 유언으로 남겼다고 하네요
물론 한자문이지만 한글로 새겨보았습니다.
선생님 자신이 초안한 비문을 묘지에 가서 직접 확인하니 선생님의 인품을 마음으로 더
공경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가니 내묘비에는 무엇을 새길까 생각좀 해봅시다
모두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보내세요.
***退陶晩隱眞城李公之墓***
태어날 때는 크게 어리석었고 장성하면서 잔병도 많았구나
중년에는 어찌하다가 학문을 좋아했고 늦게서야 왜 벼슬을 받았는가
학문 길은 갈수록 더욱 멀고 벼슬은 싫다해도 더욱 더 주어지는구나
일을 행함에는 잘못도 있었고 물러서 수양하기는 마음이 안정되네
임금의 은혜 깊어서 망극하고 성현 말씀 못 따르니 두렵기만 하구나
산은 의연하게 높기만 하고 물은 끊임없이 흐르는구나
처음의 뜻을 거두었지만 여러 사람의 헐뜯는 말을 떨쳐버렸구나
내가 품은 뜻을 누가 믿으며 나의 마음 속 누가 알아주리
내 스스로 옛사람을 생각하니 진실로 내 마음과 부합하구나
다가올 세상을 누가 알리오. 현실에도 얻은 것이 없는 것을
근심 속에서도 즐거움은 있고 즐거움 속에서도 근심은 있네
자연대로 살다가 돌아가노니 이 세상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요
첫댓글이교감! 퇴계 선생님의 깊은 뜻이 담긴 묘비의 글을 옮겨 옴에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네. 역시 자네는 교육자적인 기질이 다분하며 요즈음 보기 드문 양반 같으이. 소생도 퇴계선생님이 몇 안되는 존경하는 분들 중에 한 분이네. 고명하신 퇴계선생님의 깊은 뜻을 우리 흉내라도 내어보세나.
첫댓글 이교감! 퇴계 선생님의 깊은 뜻이 담긴 묘비의 글을 옮겨 옴에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네. 역시 자네는 교육자적인 기질이 다분하며 요즈음 보기 드문 양반 같으이. 소생도 퇴계선생님이 몇 안되는 존경하는 분들 중에 한 분이네. 고명하신 퇴계선생님의 깊은 뜻을 우리 흉내라도 내어보세나.
이선생님 반갑습니다. 남의 조상이라도 자기 조상 이상으로 존경하며 묘소에 다녀온뒤 묘비문 소개해주신 선생님의 교육자 정신에 감복하엿네.언제 소주 한잔 하세.솔사랑 이동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