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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던지다”
김성룡, 일본 명인전 관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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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던지다” 김성룡, 일본 명인전 관전평 바둑을 두다 보면 자신의 패배를 직감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 땐 억울하고 분통한 생각도 들지만 반대로 어디에서 졌을까 하면서 천천히 판을 다시 한 번 음미하기도 합니다. 한 때는 그 상황을 멋으로 분류해서인지 “던질 곳을 찾았다”, “여기까지” 이런 단어들이 바둑계에서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희 집엔 일본 바둑책이 많습니다. 어렸을 때 청계천 헌 책방이나 바둑세계 조상연 사장님을 통해서 많이 구입을 했죠. 아버지께서 ‘프로입단 했다고 소원 하나 들어 주신다’고 하기에 “이젠 저도 프로가 됐으니 원서를 갖고 싶습니다.” 라고 말했죠. 문제는 그 책이 사카다 전집 원본이었던 거죠. 당시 아버지 월급 3달치를 고스란히 ‘바둑세계’에 바쳤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때부터 전집 일본연감을 결권 없이 모았던 것이 2002년부터 일본연감이 없네요. 한 마디로 일본 바둑을 연구하지 않게 된 거죠. 지금은 인터넷으로 3국의 최신기보를 볼 수 있어서인지 집에 있는 몇 천권의 바둑 책이 ‘폐휴지’가 된 느낌마저 듭니다. 올해 일본 바둑을 연구한 것이 있나 생각해 보니 한판도 연구한 적이 없습니다. 우연히 사이버 오로를 보다가 일본 명인전 도전3국 ‘이야마 유타’ 대 ‘다카오 신지’의 바둑을 보게 되었습니다. 도전 3국이라고 하는데 누가 명인인지도 사실 헷갈리고 지금가지 누가 이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기보를 ‘광클’로 놓아 보던 중 마지막에 다카오 “멋지네”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기사들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는 장면입니다. ‘170수 끝 백 불계승’ 이야마가 이겼습니다. 그런데 던진 순간이 멋졌어요. “더 이상 두면 프로가 아니다”라고 정확하게 제시한 순간이 바로 170수였습니다. 프로라면 이런 면도 보여줘야 하는 구나 일본 바둑이 바둑 실력은 한, 중에 밀릴지 몰라도 바둑을 보다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만드는 데에는 훨씬 위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화살표는 백170수입니다 이야마가 여길 두자 다카오는 던집니다. 정말 멋지게 던졌습니다. 기력이 약한 아마추어에게 “왜?” 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 겁니다. 만약 다카오가 더 두었다면 아마추어 분들에겐 비밀을 다 공개했겠죠. 흑은 7까지 잡으러 가야 하는데 백8,10으로 환격이 됩니다. 일본말로 하면 “우데까시죠” 이걸 다 보여주고 졌다면 추하지 않았겠습니까? [글 : 김성룡 9단 / 사진출처 (재)일본기원] 일본 명인전은? 이야마유타 4-0 방어 일본 최연소 명인 '이야마유타'가 명인을 방어했다. 이야마유타는 10월 7일 막을 내린 제35기 일본 명인전 도전 4국에서 다카오신지 9단을 4-0으로 물리쳐 명인을 방어했다. 89년 5월생인 이야마유타는 2009년 일본 1인자인 장쉬 9단을 상대로 '4-1'의 승리를 거둬 조치훈 9단의 기록을 갱신한 일본 최연소 명인으로 등극했었다.(20세 4개월) 명인 우승상금은 3700만엔(円). |
첫댓글 어제 일본명인전 한게임기사를 올렸었는데.. 솔직히 기보를 보지않았는데.. 김성룡사범님이 명인전리뷰를 올리셨네요.. 전 기력이 약해서그런지..좀 더 두면 어떨까싶은데.. 프로는 그게 아닌가보네요ㅋㄷ 암튼 멋있다면 멋있고, 뭐.. 그런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