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있는 성곡미술관
전에 혼자 한번 가 볼려고 하다
다른 일이 생겨 포기 한적 있는데
출사공지 있길래, 낮시간이라 덥지만
실내는 냉방 가동되어 시원할거란 생각에 가기로 하고...
퇴근후 원당으로 향하는 차에서
주위가 캄캄해지며
헤드 라이트 자동으로 켜지고
반가운 소나기 제법 내린다
다행히 차에 우산이 있어 전철 타고
경복궁역 3호선 7번 출구에서 내려
도보로 10분 거리라는데
비도 오고 바삐 걸어서 도착하면 땀 날거 같아
택시 타려니, 기사들이 길 모른다 핑계되고 안갈려고 그런다
무려 3대나....ㅠ
네비 찍으면 될텐데 택시로 5분정도 거리밖에 안되니
일종의 승차거부다.ㅋ
핸폰의 티맵으로 길 찾기를 하니 가깝긴한데
찾기 어려워, 가다가 두번이나 의경에게 물어서 겨우 도착
경희궁의 아침 아파트 방향으로 200미터 직진-
신한은행 골목으로 들어와 언덕길로 20미터 상행-
4거리 골목에서 우측으로 10미터-미술관 도착
이젠 잘 찾아갈 수 있다.
비비안 마이어(내니의 비밀)와
게리 위노그랜드(여성은 아름답다)
두 사진작가의 흑백 작품 전시다.
2015.07.02-09.20
입장료 1만원
마이어는 60년대 미국사회의 급격한 변화속에서 보모로 생계를 유지하며
틈틈히 사진을 찍은 수수께끼 같은 여성으로
단 한번도 자신을 전문 포토 그래퍼로 생각하지 않았고
누구에게 보여주지도 않다가
사진 12만장이 담긴 필름 보관할 창고비도 못내게 되자
자신의 모든 작품을 압류 당한 후 동네 경매장에서
수집가이며 사진작가인 존 말루프가 헐값에 사들이고
그에 의해 마이어는 재조명되고 다큐도 만들고 전시도 하게 된다
마이어는 30년간 사진을 찍으면서
코닥 브로우니 박스 카메라와 롤라이 플렉스,라이카로
뉴욕,시카고 거리의 사람들을 찍었다.
표준 렌즈로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이 많고
셀카(자화상이 많다)
거울에만 비친 모습이 아닌 다양한 자신의 모습
베일에 감춰진 고독한 사진가는
미인형인데 웃지않고 항상 무표정한 표정으로 표정이 똑같다
누구처럼...ㅋ
그렇게라도 자신을 남기고 싶었나보다
생전에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좀 더 편한 삶을 살았으면 좋으련만
생전의 삶이 안타깝다.
아이들의 표정도
웃고 명랑한 모습보다 무표정한 모습이 많다
재미있는 구성이다
두 노인 사이로 비키니 입은 여성들이 단체로,
노인들은 눈이 즐거워 웃음 지으며 좋아한다
스냅 사진 좋다
자신의 그림자
무표정한 마이어랑 함께
무표정이 닮았나?
비비안 마이어 전시회를 보고
건너편 전시장으로 게리 위노그랜드 사진전 보러 가던 길에...
파문 찍는데 재미 부쳤나보다.
하위 1% 계층에 속했던 비비안 마이어와 달리
상위 1%에 속했던 엘리트 코스를 밞은 게리 위노그랜드
여성을 많이 찍었다.
세상을 비판적 의식이나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기보다는
사라지는 순간속에서 그가 본 것들을 순수하게 잡아내며
어떠한 해석도 덧붙이지 않은채 표현하고 기록하고자 했다
개인적으로는 마이어보다 덜 감동이었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다양한 여성들의 표정이 흥미롭다
여운이 남는 사진
녹색원피스의 아가씨는 아까도 내 앵글에 들어오고
혼자서 열심히 즐긴다
너무 한건가?ㅋ
두 전시회 관람후 시간이 남아
조각공원 한바퀴 돌아본다.
입구 부스에서 입장권 보여주니
까페 음료 구입권이 4000원이다
까페 테라스에서,
비 그친후의 선선한 바람 맞으며
마시는 한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기분 좋아진다
테이블 몇개 있는 작은 까페에서 커피 기다리는 중에
셀카....흔들렸나보다
나무 벤치 갈라진 틈바구니에 자라난 생명체
플라스틱 같아서 만져보니 부들 부들...
정체는 모르겠고 신기하다
아는 사람을 두사람이나 만났다
사진하면 여기저기서 안면있는 사람들 가끔 만나게 된다
세상은 넓고도 좁다.
멀리 무박으로 힘들게 다녀왔던
상주 맥문동 만큼은 아니지만
여름꽃에 목마른 눈은
보라빛 향기 맥문동에 호사한다
매달린 감나무 사이로 보이는 미술관 건물 느낌은
낡은 맨션 같다.
예전에 고급 주거 형태의 대명사였던 맨션
가을에 빨갛게 물들면 더 이쁘겠지
한바탕 소나기 덕분에
날씨도 선선하고 즐거웠던 미술관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