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
미국 법원이 소음으로 이웃을 괴롭힌 사람에게 싫어하는 음악을
장시간 듣게 하는 처벌을 내렸다. 배리 애닐로의 노래와
어린이 프로그램 <비니 앤 프렌즈> 의 시끌법적한 주제곡을
강제로 듣게 한 것. 통상 소음죄는 벌금형으로 재범률이 높았으나
이러한 처벌을 재범률을 떨어트리는 데 효과적이었다.
어머니는 갑자기 척추에 이상이 생겨 걸을 수 없게 되자, 한동안 울기만 하셨습니다. 얼마나 괴로워하시는지 집에 들어가기가 겁날 정도였습니다. 집안은 침묵이 흐르는 곳이 되었고, 사소한 일에도 어머니는 자주 오해를 하셨습니다.
남들처럼 예쁜 구두에 원피스를 입고 외출하고 싶다며 꽃무늬 있는 옷고 꺼내 보고, 신지도 못하는 구두를 사 오라고 하셨습니다. 또 아버지와 팔짱을 끼고 놀러 가고 싶다며 꿈같은 말씀만 하셨습니다. 정말 속상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는 도배하는 분을 불러 연한 노란색 벽지로 집 안 분위기를 환하게 바꾸셨습니다.
그리고는 일주일에 한 번씩 서툴지만 휠체어를 타고 구민회관으로 사군자를 그리러 다니셨습니다. 한 번은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오셔서 밤늦도록 난을 그렸습니다. 어머니는 난 중에서도 돌 틈에 아주 힘겹게 뻗어 나오는 짤막한 난을 좋아하십니다. 그 난을 그릴 때면 비록 줄기가 잘린 듯한 모습이지만 뻗어 나가려는 의지가 보여 좋다고 하십니다.
불행 앞에 잠시 좌절을 경험한 어머니는 예전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즐겨하던 말씀도 다시 찾으셨지요.
"나는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만드는 작가다. 작가의 생각과 마음에 따라 웃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한다. 나는 행복한 드라마를 만들어 가겠다. 조건이 주어져 행복한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어도 행복한 나만의 드라마를 쓰겠다."
(강헌 선집 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