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용정 <충주회관>에 이어 지난해 12월말 연길에
<청수옥> 오픈한 연변 중국동포 지순희씨
“한국의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창업도 하게 되었어요”
“약속장소는 당신의 얼굴입니다”
지난해 12월 28일 연길시 삼꽃거리 헌혈의 집 옆 건물 2층에 묵은지 전문점인 <청수옥>이 문을 열면서 지순희(47) 사장이 슬로건으로 내건 말이다. 그만큼 청수옥은 250평방미터 규모에 50여만 위안을 들여 아담한 인테리어로 실내를 꾸몄다.
"한국생활 힘들고 고달팠지만"
1997년 당시 31세인 지순희씨는 7만 위안 거금을 들여 공무원비자로 한국에 갔다. 서울의 한 식당에서 일한 지씨는 서투른 한국말에 잡힐까 봐 겁이나 주방에서만 일을 하였다고 한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그녀도 처음에는 힘들고 고달팠지만, 지씨는 부지런히 일을 해 한정식을 배워냈고 사장님도 엄청 이뻐해 주었다. 그렇게 한국생활에 적응해가던 2002년 당시 지씨는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 병원에 가 진단을 받아보니 자궁에 이상이 생겨 수술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의사말을 듣게 되었다. 당시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던 지씨는 지인의 치료비 도움으로 겨우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지씨는 그때 도움을 준 여의도 무궁화식당 식구들이 너무 보고싶다고 말한다.
수술후 1달간 세집에서 쉬던 지씨는 몸이 좀 괜찮아지자 또 일거리를 찾아떠났다. 전에 일하던 식당은 이미 다른 사람을 찾아서 그후 해물집, 고기집 등 가게에서 일했다.
한국에서 배운 것 토대로 충주회관 오픈
지씨는 2003년 3월 중국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해 6월 용정에 충주회관을 오픈했다. 용정시 안민가 농협은행 바로 옆에 있는 <충주회관>은 130평방미터 규모이지만 당시 40만 위안을 들여 건물을 사버렸다. 회관이 정확히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지씨가 주방에서 익힌 한식요리와 연변음식을 섞어서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만든 독특한 요리가 손님들로부터 “맛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렇게 10년간 충주회관을 운영해온 지씨는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지만 작은 공간에 한계를 느끼고, 이번에 연길시내에 <청수옥>을 오픈하게 된 것이다.
<청수옥>, 이름만 들어도 청신하고 깨끗한 느낌이 든다. 또 웰빙시대인 만큼 주메뉴가 콩요리, 버섯요리 등 색 다르고 특이하고 몸에 좋은 음식들뿐이다. 특색이 있는 묵은지 김치는 1년에 만포기씩 한번에 절여 동굴속에 보관하고 있다. 통삽겹살구이에 제격이다.
10명씩 앉을 수 있는 둥근 테이블 룸이 4개 있고, 4명씩 앉을 수 있는 테이블 2개에 창문쪽에는 한국처럼 15명이 앉을 수 있는 마루도 있어 생일파티 장소로 적격이다.
용정 시내 충주회관>에는 종업원이 5명, 연길시내 <청수옥>엔 8명의 종업원이 있다. 한국에 빚 내며 돈 벌러 갔지만 지금은 떳떳한 사장님이 되었다. 딸도 대학을 졸업하고 상해 삼성그룹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지순희씨는 “앞으로 자원봉사도 하며 불우 어린이를 돕는 일을 하고싶다”고 새해 소망을 말한다. 또 “한국에 있으면서 미운 사람 없었다”며 “한국 사람 덕분에 창업도 할수 있어 너무 고맙다. 그 사람들 보고싶다”며 지순희씨는 맑은 웃음을 띠며 말한다.
<청수옥 0433-263-1898>
/ 연변=정해운 기자
@동포세계신문(友好网報) 제308호 2014년 1월 9일 발행 동포세계신문 제308호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