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불교는 왜 멸망했을까? 당연히 붓다의 출생지이며 불교의 발생지인 인도에서는 불교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 대부분이 흰두교와 이슬람교를 믿고 있으며 불교 신자는 전체 인구의 약 0.8퍼센트 만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이에 대해 많은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약 23퍼센트의 불교신자가 있으며 다른 나라에도 많은데 인도에서는 왜 저런 수치를 보일까? 앞으로 이 글을 통해 불교가 인도에서 사라진 이유를 외부적 요인, 내부적 요인을 나누어서 심층적으로 설명하여 보겠다.
인도에서의 불교의 쇠퇴의 외부적 요인으로는 왕조의 흰두교지원, 흰두교의 불교에 대한 탄압, 이슬람의 침입을 들 수 있다. 굽타 왕조는 연기설에 입각해 만물의 평등을 강조하는 불교보다는 카스트 제도를 통해 철저한 계급구조를 주장하는 흰두교를 주장해 왕권을 강화하기를 원해 불교보다는 흰두교를 지원했고, 이에 불교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또한 기원전 1~2세기의 뿌쉬야미뜨라 왕은 경전을 불태우고, 승려를 학살하는 등의 불교를 탄압하는 행위를 계속했고, 그 후의 이슬람 침입은 불교의 멸망을 가속화하게 된다. 이미 기반이 약해져있던 불교는 이슬람교도들의 무자비한 살해와 개종 강요 등으로 점점 사라진다.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불교 쇠퇴의 가장 큰 원인은 흰두교의 박해와 탄압도 있겠지만 이슬람의 침입이라고 생각한다. 흰두교의 탄압이나 이슬람의 침입 둘 모두 불교 신자들에게 무력을 행사한 것은 같으나, 이슬람의 침입 때는 인도가 군사적으로 무력하여 대응하기가 더욱 어려웠고 강압적 개종도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흰두교의 계속적 탄압으로 기반도 이미 약해져있던 상황에서 불교신자들은 결집이 어려웠기에, 강도 높은 이슬람의 탄압이 인도에서 불교를 거의 사라지게 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불교의 종교적 특성을 들 수 있다. 불교는 타 종교와 달리 제례 의식을 강제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를 엿볼 수 있는 사례로 부처는 죽은 자들에 대한 근거 없는 제사는 그만두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인도 사회는 제사를 지내는데 소, 돼지 등 많은 동물들을 제물로 바치기도 했는데, 부처는 참된 삶을 위한 제사에 살아있는 것이 죽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초목조차도 함부로 꺽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집단이 유지되기 위해선 규범에 대한 강제성이 조금은 필요한데, 이는 종교조직에 대한 낮은 충성도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고, 결집력과 응집력이 낮아진 불교는 결국 민중과 멀어지게 된 것이다. 또한 불교가 계급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을 멸망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평등의 종교라 하더라도 문맹률이 높았던 사회에서 불교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지식이 있는 상류계급일 수밖에 없었다. 이슬람과 흰두교는 믿음을 중심으로 모든 계급이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비해 매우 전문적인 지식 중심인 승원불교로 방대한 철학을 남긴 것이 그러하다. 이렇게 진입장벽이 높았기에 일반인들이 그 교리를 퍼트리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렇듯, 인도에서의 불교 멸망 요인은 흰두교의 탄압, 이슬람의 침입 같은 외부적 요인과 불교의 조직 충성도가 낮은 종교적 특성, 계급적 한계에 대한 극복 실패라는 내부적 요인이 결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불교의 내외부적 이유 때문에 붓다가 인도에서 출생하였음에도 인도의 불교가 멸망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이러한 인도불교에 대한 분석은 현재 배타적 일신교를 비롯해 불교 주변의 환경이 점점 혹독해지는 상황 속에 처해 있는 한국 불교에게 어떻게 스스로의 존재를 지켜 나가고, 가르침을 유지할지 고민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첫댓글 우리는 불교가 인도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여전히 불교가 융성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본문에서 서술한 대로, 불교는 이미 근본분열 시기부터 출가교단 중심이었기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대승불교 시기에 들어서도 힌두교와의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하여서 명맥이 제대로 유지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슬람의 공격을 받으면서 남방불교와 북방불교로 나뉘어져 동남아시아와 티벳 등지로 흩어지게 된 것이지요. 오늘날 한국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원효가 한국불교의 중시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정확하게 말하면 그런 불교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이미 사라졌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중국불교에 충실한 역사 속에서 선종 중심으로 나아가다보니, 호국불교라든가 통불교 같은 전통적인 부분은 퇴색되었고, 습합된 불교만 남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