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있는 대학에서 전공인 독일희곡을 가르치고 교양과목으로 서양문화의 이해를 가르치다 퇴직한 선배는 재밌게 수업을 진행에 교양과목 같은 경우 수강신청이 시작되면 동시에 수백명이 동시접속할 정도로 인기가 있던 교수였다.
선배는 대학다닐때 학사장교 훈련을 받고 강원도 화천으로 배속받아 소대장근무시 울릉도가 집인 부대원이 휴가후 제날짜에 복귀를 하지 않자 울릉도에 가보려고 포항서 3일째 여관서 잠을 자며 승선을 기다렸으나 풍랑으로 못가고 발이 묶여 문구점서 원고지를 사서 희곡을 써내려갔다. 3일밤을 자고도 더이상 갈수가 없자 포항 헌병대에 신고하니 풍랑으로 미귀하는 병사가 더러 있다며 자신들이 처리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부대로 귀대차 청량리 여관서 하룻밤을 더자며 희곡을 마무리하여 조선일보 수위실에 신춘문예 원고를 접수후 귀대후 잊어버리고 지내다가 몇달후 당선소식을 전해 듣는다.
매년 신문사들은 가을이 되면 작가가 되겠다는 푸른 꿈을 지닌 열정이 가득한 작가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신춘문예 원고를 모집하고 1월1일 새해첫날 발표를 한다. 신문사마다 조금 차이는 있지만 대개 시. 단편소설. 중편소설. 시조. 동화. 희곡. 시나리오. 문학평론. 영화평론 등 9개분야에 새로운 신인들이 각고의 노력끝에 새얼굴을 선보이는 문학축제인 신춘문예행사는 동아일보같은 경우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00년동안 내로라하는 우리나라 문단의 거성들은 거의다 신춘문예를 거친 사람들이다. 특히 올해는 너무나 영광스런 노벨문학상을 배출한 우리나라의 문단에서 당선된 신인들 포부는 남달랐고 대다수는 7전 8기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장르를 도전한 얼굴들이다. 9개분야의 인물들의 평균나이가 38세고 20대도 2명. 50대도 3명이나 있었다.
나역시 고등학교때부터 그쩍그쩍 틈만나면 시나 수필을 써보기도 했고 군대를 다녀온후 군시절이야기를 원고지 300매정도에 써서 잡지사 논픽션 분야에 응모했던 피끓는 청춘시절도 있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때 아무런 제약없이 마구 썼던 그원고를 복사라도 해놨더라면 나름 개인인생에 기록이였을텐데 아쉬운 면이 있다. 지금은 세월이 너무 지나니 아무런 생각도 감흥도 나질 않는다. 하기사 유명했던 소설가 최인호도 서울고 2학년때 소설을 써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바 있다.너무나 아쉽게 그는 한창 활동할 시기인 67세나이에 별세했다.
신춘문예에 당선된 신인들은 하나같이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고 싶다고 했고 심사를 맡은 작가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파도 파도 나오는 고갈되지 않는 세상 인간사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분을 통해 한국의 문학과 예술이 진실의 말과 고매한 인간성,아름다움의 역사를 증언하는 작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며 멀리 가시고, 깊이 파시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신년벽두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신춘문예의 당선자 글을 찬찬히 읽으며 아주 내용들이 신선한 우리들 사는 세상이야기였다. 비록 오늘의 신문매체는 핸드폰이나 인터넷매체에 각광으로 이제는 변방으로 밀려나고 말았지만 그럼에도 신춘문예 만큼은 여전히 살아있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다.
첫댓글
살아 있다고 하는 신춘문예,
우리의 문학수준을 이끌어 가고,
높여가는 것임에는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빠르고 신속한 뉴스를 내는 것이
신문이었다고 한다면,
요즈음은 인터넷 매체에서 더 빠르게
편리한 것을 볼 수가 있네요.
너무 많은 정보, 동영상, 가짜 뉴스등
읽을 꺼리가 홍수가 난 듯 너무 많아서
혼돈스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우리는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가짜뉴스며 과대포장한 광고의 물결과 각종 허위정보가 난무하는 속에서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언제나 맑고 깨끗한 세상이 올까요?
신춘문예 잊고 산 지가 한참 되었는데, 아직 살아있다니 반갑습니다. ㅎ
신춘문예와 얽힌 까까머리 옛 추억 떠올리며 웃습니다. ㅎ
한창 문학을 좋아하던 청소년 시절에는 신춘문예는 동경의 세계였지요..
훌륭한 작가를 탄생 시키는 신춘문예가
계속 살아 있어야만 하지요 .
젊은 시절 언덕저편 1님도 문학에 관심이 많으셨다니
역시 수필방에서 그 필력이 표시나는듯 합니다 .
수련의를 거쳐야 전공의가 되듯이 습작의 훈련이 계속되다 보면 이름을 얻는 작가로 태어나나봅니다.
우리의 아날로그 감성을 지켜주는 신춘문예가
살아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렇습니다. 신문도 시대의 대세에 밀려 많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와중에 신춘문예 유지는 신문의 명맥을 잇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위 희곡의 예를 보아도 문학은 타고난 재능이 기반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예술분야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하고 부모로 부터 받는 유전자역시 무시못합니다.
문학으로 이름을 알리고 수입이 생기려면 신춘 문예 정도에는 입상을 해야겠지요?
문학에 능력이 없던 나에게는 그냥 그림의 떡 이지용
다만 나도 여기 수필수상방에 글을 쓰고 그게 통한다는게 고맙고 감사합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글을 써서 세상에 알려지고 그래서 수입이 생기는것 아주 힘든 고난의 길입니다. 우리같이 평범한 직장생활한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잘살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신춘문예 당선작이 발표되었군요. 올해는 또 어떤 작품들이? 기대가 됩니다. 정성들인 글 잘 읽었습니다
그야말로 당선작들은 심혈을 기울이고 백배 노력을 한 작품들입니다. 그들이 가야하는 미개척의 길이 탄탄한 등용문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저도 신춘문예하면 잊어버리지 않는 선생님이 계신데요.
중1때 국어선생님께서 가끔가끔 신춘문예 노래를 불렀어요.
직업은 교사지만 작가에 대한 꿈이 있으셨나봐요.
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도 전업작가가 되서 성공(?)한다는 것이
얼마나 험란한 가시밭 길인지 물론
모든 일이 그렇듯이 운도 따라야 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