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벤처투자 65% 급증했는데
IPO 줄며 자금 회수는 난항
'좀비펀드' 될까 업계 전전긍긍
'30조 코스닥 활성화 펀드 만들자'
'송아지(스타트업) 값이 소(코스닥시장기업)보다 비싼 시장입니다.'
인공지능(AI) 로봇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막대한 벤처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투자금 회수(엑시트)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침체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회수길이 갈수록 좁아진 영향이다.
올해 투자금을 거둬들여야 하는 50조원 규모 벤터펀드에도 비상이 걸렸다.
균형 깨진 벤처.코스닥
30일 한국펜처 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벤처투자회사 .조합의 신규 투자 규모는 3조723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조2545억원) 대비 65.2% 늘어났다.
업계에선 하반기 벤처 시장으로 자금이 더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5년간 200조원 규모로 조상하는 국민성장펀드 자금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해서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은 최근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위탁운용사(GP)로 18개 운용사를 선정했다.
이들이 조상하는 펀드 결성액만 최소 5조5000억원에 달한다.
벤처회사는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상장 단계에 접어들면
이 같은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졌다.
코스닥시장이 붕괴 직전까지 주저앉은 여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2.7% 하락한 644.7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4우러9일(643.39) 후 1년3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비상장 기업이 IPO에 나설 떈 상장사 중 비교 기업을 선정해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매긴다.
지금처럼 상장사 주가가 급락한 상호아에선 IPO 기업 몸값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
낮은 주가를 기준으로 밸루에이션을 매기면 기존 투자자인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가 원금을 회수할 수 없다.
코스닥시장 침체와 정부의 중복상장 금지가 맞물리며 IPO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올해 들어 5우러까지 IPO 건수는 22건으로 전년(37건) 대비 40.5% 감소했다.
증구너사 고나계자는 '올해 상장을 예정한 기업들로부터 최근 IPO 일정을 늦추자는 연락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수기 맞은 벤처투자자 날벼락
코스닥시장 침체에 당장 영향을 받는 건 5년여 전 조성된 밴처펀드다.
벤처펀드 만기는 통상 8년이다.
투자 기간 4년, 회수기간 4년으로 나뉜다.
2019~2022년 조성된 펀드들이 기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시기가 된 셈이다.
이 기간 조성된 벤처펀드 규모는 53조우너에 달한다.
벤처펀드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은 IPO, 인수합병(M&A), 기업 자체 상호나 등 세 가지다.
한국은 IPO 비중이 약 40%로 미국 등 다른 선진국보다 높다.
IPO에 실패하면 벤처펀드가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요즘은 M&A를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시장에서 '즈포' 노릇을 한 대기업은 스타트업을 사들이는 대신 시설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벤처와 코스닥시장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국민성장펀드와 연기금 등 기관 자금을 바탕으로 30조원 규모 '코스닥 활성화 펀드' 를 조성해야 한다'며
'구주를 매매하는 게 아니라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투자로 코스닥시장 기업에 성장 자금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형교/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