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거미가 져버린 어둠 속.
차가운 눈발이 내려오려고 몸부림 치는 듯한 하늘.
한줄기 빛에 의지하는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두 인영이 걷고 있다.
" 저기... "
" 응? "
" 조금 무섭다, 그치? "
" ... 너 의외로 겁쟁이구나.
"
" 여, 여자라서 그렇지 뭐. "
" 핑계대지 마? "
피식 웃는 남자.
그 옆에서 그런 남자를 흑안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앞을 보는 여자.
지금 이 여자는
행복해 하고 있다... 왜?
왜냐하면, 지금 그와 함께 있기 때문...
「실컷 울고 싶을 정도로 행복해. 그런데... 넌 어때? 」
목까지 차오른 물음을 그냥 삼켜버리는 여자.
"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이 차지 않아? "
" 추운거야? "
" 아니.. 그냥 너 추운거 아닌가 해서.
"
피식 웃어버리는 여자.
" 아냐, 안추워. 고마워. "
" 뭐가? "
" 그냥. 그냥 고맙지 뭐. "
"
싱겁긴..."
" 아, 겨울냄새! "
" 겨울냄새? ... 니가 시인이냐? "
" 아냐. 겨울냄새 진짜 난단말야. 눈이 오려나?
"
" 눈... "
" 하지만 개인적으로 눈을 좋아하진 않아. 넌? "
" 그저 그런편.
"
「그저그렇긴... 너는 이 겨울에 잘어울려. 그 어울리는 겨울이 이 거리에도 찾아오려 하나봐.
」
내뱉을수 있기도 했던 이 말도 그냥 삼켜버리는 여자.
" 어? "
" 어! 눈이다! "
" 진짜.. 올해 첫눈인데. "
여자는 행복해서 뛰어다닌다. 왜?
왜냐하면 사랑하는 그와 함께 첫눈을 맞이했기
때문.
「 이 말은 어리광이나 약한 말이 아니고, 정말 진심이야... 사랑해. 」
여자는 이 말을 삼킬 때 만큼은 어느때보다 더 눈물을 머금어야 겠다.
" 너 눈 싫어한다는거 뻥이야? "
" 아냐! "
" 근데 왜 울어? 설마 눈이 너무 싫어서
운다는거야? "
" 그래, 너무 싫어서 운다!! "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남자가 너무 미운 여자.
그래도, 여자는 남자를
사랑한다.
「 이렇게 둘이 첫눈을 보는, 내가 싫어하는 눈이라도, 이런 날이 계속 되길 바랄거야.
」
*
" 하아 -. 춥다 추워. "
" 그래서 가게에 들어왔잖아. 마침 살것도 구경하면 되잖아."
" 뭐
살껀데? "
" 그냥, 이쁜거. "
" 그냥 이쁜거? 얼씨구. "
「 이럴때 처럼 눈이 예뻐보일 때는 없었어, 이누야샤. 밖에 흩날리는 꽃발이 이렇게 하얘보일때도
없었고. 」
" 어, 밖에 눈 쌓인다. 빨리 사고 나가자. "
" 응? 알았어. "
물건을 구경하고 밖으로 나온 두사람.
이미 밖엔 눈이 꽤 많이 쌓였지만 이 둘은 그것조차 행복해하며 걸어가고
있다.
" 아. 이거 선물! "
" 에? 왠거야? "
" 아까 샀지 -,. 어때? "
" 이건
뭐하는거야? "
" 이건말이야, 장식하고 싶은 곳에 올려놓으면 되. 봐, 이 버튼을 누르면 안에 들은 별빛가루가 흩날리는거야. "
"
아... "
" 눈꽃가루도 있었는데... 눈 안좋아한다며. "
슬쩍 웃으며 다시 걸어가는 여자.
남자는 부끄러운듯 얼굴이 빨개져서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정신을 차리고 여자
옆으로 달려간다.
「 이렇게 널 위해 무언갈 고르는것 조차 행복해. 이거 사랑 맞지? 」
" 자. 너네 집이야. 잘있어, 내일 보자. "
" 에.. 저기 말이야 ! "
" 응? "
"
있잖아... 만약 내가 너랑 헤어질수 밖에 없게 된다면 말이야. "
" 뭐? "
피식 웃는 남자.
" 야, 난 진지해. ..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 별이 내 별이라 생각해. "
유난히 하얗게 빛나는 별을 가르키는 여자.
" 내가 저 별이고 내가 널 비춘다고 생각해줘. "
" 왠일로 얘가 이렇게 시를 자꾸 쓰려고 하지?
"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와 머리를 툭툭 친다.
" 웃는 날, 우는 날, 언제 어디서든 내가 옆에 있어. "
" 알았어. 그럼 난 간다. "
" 응
잘가. 집에 가면 전화해! "
" 야, 내가 애냐?! "
" 한눈 안파나 감시해야 할꺼 아냐! 우리집에서 너네집 까지는 30분 안되는
거리니까 그 안에 전화 안하면 죽어?! "
" 아이고, 알겠습니다 -."
갑자기 남자에게 안기는 여자.
" 야. "
" 잠깐만... 진짜로 잠깐만... "
「 올해 첫눈을 같이 본 이날 난 행복에 겨워 눈물이 고여.
어리광이나 약한게 아니야. 그저 너와함께 이대로
있고 싶다고 솔직하게 생각하고 있어.
너와 내가 함께있는 이곳에 쌓여가는 눈꽃. 우리 가슴속에 추억을 그려가고 있고..
그리고..」
" 있잖아... "
" 응? "
" 나... 진짜 전부터 하고 싶던 말이 딱 한마디 있어. "
"
뭔데? "
「앞으로도 영원히 이 추억은 우리 둘만이, 우리 둘이서 함께야.」
" 사랑해. "
# writer say #
이런 진지모드는 정말 감당하기 힘듭니다 ( 한숨)
그리고 이 단편은 내용이나 제목, 그런거 보면 눈치채신 분도 있으실듯
한데요.
네 -, 일본 가수이신 나카시마 미카님의 노래, 눈의 꽃( 유키노하나 ) 의
가사를
이야기로 바꾸어 쓴겁니다.
눈의 꽃 노래 모두 아시죠? 박효신님께서도 부르신...
... 뭐... 그저...
이런 종류의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 싱긋)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purity♥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