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기업은 청년 구직자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국민은행은 최상위권 은행에 속한다. 국민은행은 국내 최대 은행이다. 이용하는 고객의 수도 무려 3천만 명 넘게 확보하고 있다.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도 9100만원을 상회하여 조만간 1억 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만하면 신의 직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이런 은행의 노조라면 기득권 귀족 노조가 틀림없다. 그런데도 19년 만에 파업을 벌였다. 문재인 정권이 아무리 친노동자 정권이라고 해도 고액의 연봉을 받는 은행 노조가 파업을 벌인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국민은행 노조가 파업의 명분으로 들고 나온 요구조건이 300%의 성과급 지급, 일정한 기간 내 진급이 안 되면 임금인상을 못하게 만든 ‘페이밴드’제도 철폐, 임금 피크제 1년 연장 등이었다. 평균 9000만 원 이상의 고액의 연봉을 받고도 또 더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고객의 돈으로 네다바이를 하겠다는 의도와 하나도 다르지가 않다.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모든 은행에 근무하는 직원은 자신들이 직점 생산한 제품을 치열한 마케팅을 통해 판매한 수익으로 고액의 연봉을 받는 것이 아니다. 은행에 갈 때마다 늘 목격하는 일이지만 은행원들은 단정한 슈트차림으로 널찍하고 쾌적한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제 발로 찾아온 고객들이 맡긴 돈을 활용하여 각종 금융사업을 통해 그 수익으로 고액의 연봉을 받는다.
이번 국민은행 노조의 파업은 시대의 변화에 역행하는 파업이기도 했다. 자신들이 파업을 하면 고객이 엄청나게 불편을 겪을 줄 알고 그것을 무기삼아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관철시킬 계획을 세웠겠지만 이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노조원 5500명이나 파업에 동참했는데도 전국의 각 지점은 약간의 불편을 겪기는 했지만 큰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고 문을 닫은 지점도 없었다고 한다. 소위 머리에 먹물깨나 들었다는 은행원들이 AI 4.0 시대를 맞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파업을 결행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 창구를 이용하는 고객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 줄은 이유가 각종 첨단 금융기업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 은행 지점은 물론, 편의점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 같은 곳에 가도 ATM 기기가 설치되어 있고 인테넷 뱅킹이나 스마트 폰으로도 얼마든지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핀테크 시대라는 점을 간과했으니 돌아온 것은 엄청난 비판여론 뿐이었다. 좌파성향의 정권이 들어섬과 동시에 우리 시회가 아무리 노동자 중심으로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직원 평균 연봉이 9100 만원을 상회하는 국민은행 노조의 파업은 반드시 실패하여 그 사례를 남겨야한다. 그래야만 고액 연봉자들이 고객의 불편을 발목 잡아 함부로 파업을 못할 것이 아니겠는가,
실제 그런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10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파업을 결행했다. 역시 임금인상과 근무조건 개선이 주요 요구사항이었다. 이때도 조종사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고객의 발목을 인질로 삼았다가 비난 여론이 폭발하여 실패하고 말았다, 이때 조종사 파업이 여론으로부터 실패한 것은 보통 직장인에 비해 엄청나게 많이 받는 그들의 고액 연봉이 각 언론에 공개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파업으로 인해 대한항공은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되어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국제선 80%, 제주노선 70%, 내륙노선 50% 운항 유지가 의무화되어 혹 떼려다 오히려 혹만 더 붙이는 결과만 초래했다.
국민은행 허인 행장은 대한한공 조종사 노조 파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공교롭게도 국민은행 노조 파업은 국민이 모르고 있었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났다. 국민은행 전체 직원 1만 7천여 명 중에서 5500여명이 참여했는데도 전국 각 지점에서 업무가 마비되는 지점이 단 한군데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국민은행 직원 중 불필요한 잉여인력이 최소한 5500명 정도 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것과 직원 평균 연봉이 9100만원 이상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일반 중소기업 직장인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고액 연금을 받으면서도 더 배를 불리겠다는 것은 고객에 대한 배신행위로서 도둑놈 심보가 아니라면 결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고객의 한사람으로서 허인 국민은행장에게 간곡히 당부하고자 한다. 언론에서는 노조의 파업 으름장에 국민은행 경영주체들이 노조의 요구사항을 일부 수용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만약 노조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게 되면 ‘페이밴드’나 ‘임금피크치’ 같은 금융권 개혁은 물거품이 되어 타 금융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지한다면 노조의 요구사항을 결코 수용해서는 안 될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국민은행은 행장을 비롯한 임원은 위탁경영진일 뿐 소유주가 아니다, 국민은행의 주인은 대주주를 비롯한 국민이 주인이다.
따라서 국민은행 경영진들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고객의 돈을 활용하여 발생되는 수익은 고객의 대출 이자율 삭감과 장기 연체자 대출금을 상각하는 데 사용하거나 사회공헌기금으로 활용해야지 고액 연봉자의 호주머니를 부풀리는데 사용해서는 고객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파업으로 잉여인력이 상당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대대적인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고 기득권 고액 연봉자들의 배 불리기식 파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선례를 반드시 남겨 줄 것을 허인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