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침묵만이 능사인가? 비겁한 ‘침묵의 카르텔’을 당장 해체하라! -본회의 5분자유발언 (2005. 11. 15)-
1. 지금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APEC회의에서는 인간안보라는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1994년 UNDP가 새로운 안보개념으로 제시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전쟁과 같은 직접적인 무력에 의한 것보다 인권탄압, 대형재난 등과 같은 문제들이 더욱 영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권탄압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협하는 범죄입니다.
2.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떻습니까? 북한 인권문제를 언급하는 사람들을 마치 특별한 정치적 목적이나, 반통일 냉전 세력인 양 몰아붙이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인권문제라면 학생들의 두발자유도 인권문제라고 소리높인 국가인권위원회나 인권과 법리를 운운하며 6.25를 김일성 통일전쟁이라고 한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강변하던 정부와 진보적인 시민단체도 북한의 인권문제만 나오면 약속이나 한 듯 침묵합니다. 북한 인권에 대한 이 정부의 침묵은 잔혹한 범죄를 칭찬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둘러싼 비겁한 그리고 아주 무책임한 침묵의 카르텔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3. 36년 방송생활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나 인터뷰 했습니다. 그 중 생명을 걸고 북을 탈출해 대한민국에 온 사람들. 이웅평, 장인숙, 정성산, 김성민, 김용, 강철환, 안혁씨 등등.... 6-70년대는 귀순용사, 그 이후 자유이주민, 탈북자, 새터민 등 그들을 부르는 우리의 호칭의 변화만큼 시대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때로는 같이 울고, 때로는 한탄하며, 처참한 북의 현실에 분노하곤 했습니다.
북에서 어떤 일을 했든 그들은 극도의 불안과 배고픔, 독재의 협박 속에서 실험실의 개구리같이 살아왔던 것입니다. 이런 현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미국 CNN의 북의 공개처형장면은 방송으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어떤 이념과 사상, 전략적 고민도 사람목숨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4. 동족이기에 식량을 지원하고, 약품을 지원하며, 비료를 지원하기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북한정권을 더욱 견고한 세습 독재체제로 만들어주고 북한동포들을 국제사회로부터 영구히 고립시키는 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너무도 중요합니다. 그런 방법 중 하나로 국제사회가 나선 것입니다. 대북인권결의안이 그것입니다. 5. 2003년부터 3년 연속 지독한 인권탄압을 중지하라는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준엄한 결의는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출되어 채택된 바 있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표결불참, 기권으로 북한 인권탄압에 침묵했습니다. “침묵하는 것은 곧 동의하는 것이다.” 굳이 이러한 서양 속담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힐난과 비웃음을 받고 있습니다.
6. 이번에는 유럽연합 25개 회원국이 사상최초로 유엔총회에 상정한 북한인권결의안이 곧 표결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정부는 표결참여를 촉구하는 한나라당 결의안의 국회 상임위 상정마저 봉쇄했습니다.
우리의 핏줄 몇 백만 명이 기아와 학대 탄압, 공개처형 등으로 죽어가고 몇 십만 명이 몽골, 중국, 베트남 땅을 떠돌며 밥 한 끼에 팔려가는 비극을 통일을 위한, 민족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며 외면한다면, 역사의 죄인, 민족의 배신자가 될 것입니다.
7. 우리가 민주화를 위해 투쟁할 때 우리의 희생과 탄압에 대해 국제사회는 군사정권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국제사회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었기에 우리는 외롭지 않았습니다. 올바른 역사발전의 길로 가고 있다는 용기와 확신을 얻지 않았습니까?
동족이기에 통일의 대상이기에 대화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남북한간 교류협력사업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세계 속으로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인권유린문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이제는 당당히 힘을 보태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북한 인권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이제는 명확한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잘못을 잘못이라고 말하는 데에는 특별한 용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국회의원 박 찬숙> |
첫댓글 박찬숙 의원님 홧팅!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