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새의 겨울 잠행
박병금
동박새 한 마리 포로록 포로록
동백 숲 주변을 맴도는
고요한 겨울 아침
때마침 이 시간 아파트에는
남편 출근시키고 아이들 등교 후
한가한 시간이라 층층이
활짝 열어 놓은 꿀단지에
동박새 코를 박고 꿀을 빨고 있다
이 집 저 집 아래 위층을 오르내리며
소곤소곤 동네 떠도는 소문
한가지씩 밀고할 때마다
거하게 내어 놓는 성찬을 대하다 보면
부리 주변에는 어느새
노란 꽃술이 포슬포슬하다
동박새 굳이 그 흔적 지우려 하지 아니함은
벌 나비떼 오지 않는 겨울이면
누구보다 더 귀한 대접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이지.
첫댓글 동박새는 벌과 나비가 활동하지 않은 겨울이 한철이군요.
네 선생님 동백꽃은 동박새 덕분에 열매를 맺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