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내가 덴마크식 다이어트를 하면, 스테이크에 소금 치지 말라고 요구하는데,
꼭 말을 안 듣고 쳐요. 그래서 바꿔 달라면, 까다롭다고 수군거려.
자기네들이 잘못했다는 생각은 죽어도 안 해. 난 그럴 때, 아주 괘씸해서 과장되게
말하지. 이건 어떤 환자가 먹을 건데, 소금을 치면 그 사람이 죽습니다.
* 요리는 결국 에너지와 사랑인 것 같아. 우리는 보통 한 끼 때운다고 하잖아.
때우는 인생이 오죽하겠냐? 난 때운다는 게 싫어.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이 사람이었는데, 이 사람 대신 다른 사람과 시간을 때우는 건 정말 불행한 일이잖아.
결국, '요리', '음식', '맛있음' 이런 것들은 삶의 질이랑 연관되는 것 같아.
정말 맛있는 음식에 '사랑'이 빠진다면 뭐겠어. 돼지가 먹는 사료랑 다를 바 없지.
우리가 맛있는 음식 먹을 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하잖아.
* 야끼만두를 아버지가 사오신 날이면, 내가 무남독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사무치게 했어. 우리 형제가 2남2녀거든. 그리고 박카스를 동생이랑 나눠 먹을 때는
땅을 쳤다는 거 아냐. '한 병을 원샷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 나는 좋고 싫고가 분명한 사람들을 좋아해. 이런 사람들은 결국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아닌 것은 버릴 줄 아는 용기가 있어. 그러니까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은
계속 나를 좋아해 주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계속 싫어해 주길 바래.
모든 국민이 다 좋아해 주는 캐릭터는 싫어.
* 어떤 사람이 그런 말을 했어. '상냥할 줄 아는 사람은 이미 인생이 얼마나 살기
힘든가를 아는 사람이다.' 오죽하면 상냥하게 됐겠어. 그런데 우리 20대 때는
하늘만 맑아도 시팔∼ 소리가 나오잖아. 난 그런 정서도 좋아해. 다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드럽고 넓어지는 사람이 좋아지더라.
* 나는 최선을 다해서 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항상 상황을 즐기는 편이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치면, 난 즐기려고 애를 써.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을
내가 너무 좋아하는데 그 사람은 나를 싫어해. 그러면 막 슬퍼하지 않고,
'아, 맞어. 내가 좀 눈을 낮추려고 그랬는데, 나는 눈을 낮추는 게 안 어울려.
역시 난 눈을 높이는 게 어울려.' 뭐 그렇게 좋게 생각을 돌리려고 해.
* <최화정의 맛있는 이야기>를 보자면, 그 프로그램에서 내 특유의 구연동화
같은 톤이 생성된 것 같아. "자, 여러분. 지금 꼼장어가 프라이팬으로
들어가고 있어요. 꼼장어 환영."
*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 축에 끼는 편이야. 은희경씨랑 박완서씨 소설이
전반적으로 좋고, How to∼에 관한 책들도 좋아해. 남자 유혹하는 법,
눈 좋아지는 법, 독신자 시간 관리법 그런 것들. 베스트 셀러가 있으면
그런 것들도 찾아 읽고, 광수생각, 리더스 다이제스트나 유명한 사람들의
전기 같은 것들도 좋아해. 최근에는 은희경의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를 읽었어. 나는 또, 상품을 샀을 때, 유통기한, 원재료명, 용량
이런 것들 읽는 것도 되게 재미있어해.
* 편안한 사람이랑 결혼하는 게 장땡이다, 그런 말을 많이 듣는데, 현명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하고 친구로 남고, 친구같은 사람과 침대로 간다고 해. 나도
그렇게 생각해. 결국 사랑은 강한 끌림, 그리고 편안함.
* 보편적인 일로 잘 우는 편인데, 아무래도 나이가 들다 보니까 펑펑 울게 되는 일은
드물어지는 것 같아. 너 그거 알아? 사람 자는 모습을 보면 참 슬프다. 특히 부모님
자는 모습을 보면, 이상하게 서럽더라구.
* 난 삶이 살아지는 거지, 살아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냥 살아지는 거지. |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최화정씨 똑부러져서 멋있음. 잘 읽었습니다~^^
최화정씨...이번에 45세라고 신문에서 보구 놀랬어요-,-;;; 동안이신듯!!!
저도 최화정씨 좋아요
'그냥 살아지는 거지...... ' 그런것같아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