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66권의 성경을 흔히 ‘정경’이라고 부른다. 이 66권이 처음부터 책으로 고정되어 있던 것은 아니며, 성경이 66권의 책으로 채택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거쳐 이루어졌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66권 이외에도 구약시대에 속하는 문서들과, 예수님에 대한 기록과 사도들의 이야기가 있는 문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외경’이나 ‘위경’이라고 부른다.
구약 37권은 주후 90년경 현재의 얍파에서 멀지 않은 해안 도시 얌니아에서 열린 유대 랍비들과 학자들의 권위있는 회의(얌니아회의)에서 확정되었다. 그리고 신약의 27권은 주후 397년 카르타고에서 열린 회의(카르타고회의)에서 당시 알렉산드리아 감독이었던 아타나시우스가 오늘의 신약성경과 같은 목록을 제시했고, 그렇게 27권의 책이 신약 정경으로 확정된 것이다.
이처럼 수많은 문서들 가운데 정경 결정이 필요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단 사상으로부터 기독교의 진리를 수호하고, 신앙의 바른 표준을 세우며, 교회의 일치를 위해서였다.
당시 무수히 많았던 문서들 가운데 이들을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정경을 결정하는 데에는 몇 가지 원리가 필요했다. 구약의 경우 선지자, 신약의 경우 사도가 저작했거나 사도성이 있는 것이어야 했으며, 당시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교회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책, 그 내용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비록 정경이 지니고 있는 만큼의 진정성을 지니고 있지 못했지만 이집트에 있는 헬라파 유대인들이 성경으로 인정하는 책들이 있었으며, 1546년 트렌트에서 모인 회의에서 14권의 구약 기록들을 성경으로 받아 들였으며, 이를 외경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기독교와 가톨릭이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 성경에 이 14권의 외경이 포함되어 있다. 구약 정경은 히브리어와 가끔씩 아람어를 사용하여 기록하였으나, 구약의 외경은 대부분이 헬라어로 기록되어 있다. 또 기록된 연대도 외경은 구약과 신약의 중간 시대에 속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위경은 그 정경성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14권 외경은 에스드라전후서, 토빗서, 유딧서, 에스더 후편, 솔로몬의 지혜서, 시락의 아들 예수의 지혜서, 바룩(예레미야의 편지), 세 청년의 노래, 수산나, 벨과 용, 마나시의 기도, 마카비전후서 등이다.
이러한 외경에 대해 1562년 영국교회가 발표한 39개조 종교조항 제6조는 “(외경은) 교회가 신도에게 생활의 모범이나 교훈을 가르치려고 할 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외경을 근거로 하여 교리를 제정할 수는 없다”고 했으며 1647년 웨스터민스터 신학자 총회에서 결정한 신앙고백 제1장 3절은 “외경은 영감으로 기록된 책이 아니므로 경전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외경은 성경과는 달리, 교회 안에서 어떠한 권위도 가지지 못하고, 인정되거나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록 외경이 경전은 아니지만 종교개혁자들이 중요하게 권장했으며, 이들을 통해 기독교 신앙의 깊이를 더할 수 있음에도 외경에 거의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들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신구약 중간시대의 유다역사를 마카베오상하서가 잘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다니엘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된다는 것이다.
위경은 초기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 안에서 생겨나서 이 두 종교의 근원에 대한 이해와 본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들이지만 정경과 외경에 속하지 않은 책들을 가르킨다. 그 숫자는 확정되어 있지 않으나 최대 65권까지 헤아릴 수 있다.
이는 그 문학적인 성격을 따라
△묵시 문학서(에녹1,2,3,서, 바룩2,3서, 에스라4서, 아담 묵시록, 아브라함 묵시록, 엘리야 묵시록, 에스라 묵시록, 에스겔 묵시록, 스바냐 묵시록 등)
△유언 문학서(12족장 유언서, 아담 유언서, 삼 족장 유언서, 모세 유언서, 욥 유언서, 솔로몬 유언서)
△구약 내용의 확대 또는 전설(아담 하와 전기, 야곱의 사닥다리, 요셉의 역사, 바룩4서, 이사야 순교승천기, 희년서, 얀네와 얌브레, 예언자들의 생애, 아리스테아스의 편지 등)
△지혜나 철학 문헌(마카베오3,4서, 아히카르 등)
△기도, 시, 송시(야곱의 기도, 요셉의 기도, 므낫세의 기도, 솔로몬의 시편, 솔로몬의 송시 등)
△유대 헬레니즘의 저작 단편들(비극작가 에스겔, 주석가 아리스테아스 등)과 같이 종류별로 분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