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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노천명 시인의 [장날]에 나오는 첫구절이다.
장날 대추나 밤을 팔아서 추석을 마련했다는 말인데.
무엇을 사다 추석을 쇴을가
자못 궁금하다.
이 시는 1939년도에 발표되었다.
일제 말엽이니까 함참 못살던 때이다.
그래도 차례지낼 음식을 샀을 것이고
애들 옷가지며 신발도 샀을 것이다.
애들한테는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이겠지만
부모에게는 허리가 휘어지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도 우리네 사람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란
소망으로 살아왔다.
임인(壬寅)년 추석이 눈앞에 다가 온다.
반가운가 번거로운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반가움보다는 번거롭다.
핏줄들이 모여드니 반가우면서도
생활 팻턴이 흩으러저 집안 부위기가 산만해진다.
설도 아닌데 용돈도 주어야 한단다.
한놈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가.
천원짜리 너댓장 만원짜리 두세장
아니면 신사임당이래도.
나도 다다익선이란 말은 아는데
영 계산이 안 선다.
주워받자 입만 삐쭉거릴 턴데.
내가 어려서 명절 때마다 들어왔던
우리 부모님의 한숨이 내게로 되돌아 온다.
「명절 좀 안 돌아왔으면.」
배움도 별로 없는 부모님인데
공자보다 더 유명한 말씀을 남겨주시었다.
삶이란 못살 때나 잘살 때나
다 그런가부다.
나라고 안 줄 수는 없고 주기는 줘야 한다면
대책을 마련해야겠다.
금언이라도 하나 외어오도록 해야겠다.
愼獨(신독)과 人焉廋哉(인언수재)
돌아오는 설에 달달 외어오지 않으면
세뱃돈을 끊겠다고 천명을 내려야겠다.
암기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몸으로 익히어
한평생 외길로 삼았으면 좋겠다.
추석에 줄 신독과 인언수제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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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석에는 햇 곡식으로 지내는 차레(茶禮)로 제일 앞에 대추(棗) 밤(栗) 감(枾) 배(梨)순으로 차려집니다.
덥다덥다 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9월로 접어 들고
날씨 마저도 한껏 서늘해젔습니다..
금년은 추석도 빠른 것을 보니
오레는 세월도 빨리 가려나 보빈다.
추석에 쓸 대추나 밤이
제대로 익었는지 걱정됩니다..
의제 鄭님 말씀처럼
조율시이라고도 하고
조율이시로도
사용하는 집안도 있대요..
찾아주셔
감사드립니다.
금년 차례부터는 여자들의 수고를 덜도록 전 올리는 것은 생략하라고 하던데 전 붙이는 냄새가 나야 명절 기분 날것인데 ㅠㅠ
차례나 제사는
법으로 통제 받는 법도가 아니니
국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지 않을가 싶습니다.
성균광에서
간편 차례상 본을 제시하여 발표했습니다만
이것 또한
씁씁한 기분이 듭니다.
음식을 많이 작만하면
힘드니
간편히
해라.
조상을 숭배하는데
음식 갖고 하는 것이아닌 이상
각자 집안 사정에
행하는 것이 좋지 않을가 싶습니다.
물 한사발 떠놓던가
밥 한그릇 올리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