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 문화 > ART(공연·전시) / 2015-12-03 13면 기사 / 편집 2015-12-03 05:44:13
작품마다 개성 톡톡 패밀리가 떴다
'사랑하는 딸에게' 展 >>> 12월20일(일)까지 홀스톤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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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作 '성불하세요'.
이색적인 작품과, 틀을 깨는 파격 전시로 지역 화단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사랑하는 딸에게' 시리즈 3탄이 그 베일을 벗었다.
지난 4월(봄) '딸을 위한 놀이터'와 7월(여름) '사랑하는 엄마에게'에 이어 약 4개월여 만에 선보인 '명랑한 아트 패밀리'전(20일까지)은 제목처럼 엄마, 아빠, 딸이 함께하는 그룹전이다.
지난 26일 대전 호수돈여고 내 '홀스톤갤러리'에서 시작된 전시는 1, 2탄에 이어 3탄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3탄의 주인공은 계룡시에 거주하는 화가 부부 이재옥 작가와 김인 작가, 그리고 딸 김휘 양. 이들은 따로, 또 같이 각자의 개성이 살린 작품(9m 대형회화 및 클레이 아트 500점)을 대거 선보인다.
명랑한 아트 패밀리 시리즈 3탄
이재옥-김인 부부. 딸 김휘양
초대형 회화, 클레이 아트 등
개성담긴 500여 작품 선보여
이재옥과 김인은 충남대 예술대학 회화과 출신으로 대전에서 20여년간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부이자, 전업 화가인 이재옥은 지난 2004년 대전 이공갤러리에서 '내 안의 나'라는 타이틀로 첫 개인전을 개최한 뒤 생계를 위해 작업을 중단하고 어린이 미술학원을 운영해왔다. 그러다 2008년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이 귤 알맹이만 먹고 버려지는 귤껍질을 보며 '인간의 본능적인 행위, 먹기 위해서 찢겨지고 벗겨져 텅 빈 귤껍질에서 정체성에 대한 의지를 그림으로 소통'하기로 결심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탄생된 것이 '탄제린 꿈'이다. 이재옥은 이번 전시에 화면 전체를 오렌지 컬러로 표현한 신작 5점을 선보였는데, 이중 '탄제린 꿈-11' 하단에는 '오점'이 하나 남아 있다. 그것은 귤껍질의 꼭지처럼 보이고 컬러도 초록색이다.
이재옥 작가는 "피곤하고 지친 상태에서 작업을 하던 어느날 작업 도중 졸다가 손에 든 붓을 떨어뜨렸다"며 "그 떨어진 붓이 바니쉬까지 바른 완성된 작품 위에 떨어져 의도치 않는 작품이 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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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옥作 'Tangerine Dream11'.
지난 2010년 싱가포르 달리아 갤러리에서 열린 '다섯개의 시선'으로 화단에 얼굴을 알린 김인은 9m가 넘는 대형 그림 '성불하세요'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성불하세요'는 '천불'을 목표로 그린 그림이다. 그가 그린 부처상은 금빛이 번지르르하게 빛나는 천박한 부처상이 아닌, 핑크빛으로 물든 부처상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돈을 위해 성인을 키치화 시켜 놓은 것을 김인이 부드러움과 귀여움의 대명사로 불리는 핑크로 그려놓은 것이다.
김인 작가는 "제 그림이 미술계로부터 인정을 받던, 못 받던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됐다"며 "몸은 말할 수 없이 피곤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 김휘는 4살 되던 해인 2010년 컬러 클레이로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해 현재 수백여점의 작품을 갖고 있는 어린 작가다. 특정 대상의 특징을 포착하는데 남다른 시각을 가진 김휘는 이번 전시에서 호기심 덩어리인 소녀 철학자 김휘의 '똥'과 '뇌',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가족들 캐릭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와 크리스토프 그리고 올라프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전시한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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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作 '메이폴스토리 컬러클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