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신 뒤의 말간 숲
폭풍이 내리친다는 예보에
주룩 들은 마음을 의지로 달래며
몇몇 산행 친구와 뜻을 맞춰
미지근한 발 디딤을 한다
육중한 빗줄기를 상상했지만
오히려 있으라고 이슬비가
우산을 자연히 접게 만들어
홀가분한 발길을 들뜨게 하네
한참을 걷고 나서
채양이 있는 휴식 상에서
꿀맛 같은 사과를 한입 물고
쓴맛 다음의 달콤함을 맛본다
집에서 옹달샘 물로 담근
오색의 도깨비 오줌은
어제의 고뇌를 모두 지우며
새 희망을 찾아 헤매는구나.
연한 록색의 맑고 맑은 잎새
가랑비에 젖어 말갛게 씻어낸
해맑은 나무들의 손짓은
굳은 마음을 활짝 펼쳐 보인다.
2023.04.18.(화) 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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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신 뒤의 말간 숲
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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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8 15:5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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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는비에 말끔히 씻어내린 녹색 봄 푸른나뭇길
즐겁게 거닐고 정자에 앉아 도깨비 오줌(?)으로 목 축이며
어제의 고뇌도 잊었으니 그 행복 부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