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를 겸한 대선지식
붓다다사(Ajahn Buddhadāsa ) 스님은 20세 되던 해인 1926년에 출가
하여 불문에 귀의, 승려가 되었다. 방콕에서 몇 년간에 걸쳐 수행 정진
한 후, 부처님께서 그러하셨듯이 대자연과 가까이 하라는 영감을 받고
불법의 본질을 깨닫기 위하여, 1932년 태국의 남부지방 그의 고향 근처에
수완목 선원(Suan Mokkhabalārāma :자유의 정원)을 설립하였다. 당시
수완목은 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담마 수행을 위한 선원이었으며, 태
국 내 몇 되지 않는 불교 정통의 위빠싸나 수행을 위한 도량 중 하나였
다. 그와 수완목 선원의 명성은 몇 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퍼져 널리 알
려지게 되었는데, 그의 수행 가풍과 업적은 샴(태국의 옛 이름)의 불교
역사상 가장 훌륭하고 영향력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그의 수많은 업적 중 몇 가지만 소개
하기로 한다. 그는 신성한 불법을 굳건히 확립하여, 대중에게 바르게
포교하기 위하여 뼈를 깎는 수행을 하였다. 그가 설한 법문의 내용은
빠알리어로 씌어진 경전을 광범위하게 연구해서 터득한 지혜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특히 부처님의 경전 내용을 몸소 수행하고 실천하였다.
그는 고(dukkha:苦)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서 절멸시키는 담마의 비밀을
밝혀냈으며, 이에 관심 있는 사람들 누구에게라도 즐거이 전수하여 깨칠 수
있도록 온 정성을 다하였다. 그는 현재와 미래에 연구하고 수행하는 데
꼭 필요하며 도움이 될 수 있는 완전한 참고 문헌을 저술하는 것을 제일의
목표로 설정했다. 담마에 대한 그의 접근법은 언제나 과학적이었으며,
솔직하고 실용적이었다. 그가 정규 교육을 받은 기간은 7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는 타이 대학교에서 무려 7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
고 현재에도 여전히 그가 정립한 붓다의 수행 세계와 업적은 미국과 영
국 유럽전역에 걸쳐 많은 사람들에 의해 박사 학위 논문으로 씌어지고 있
다. 그가 저술한 책들(직접 저술했거나 그의 설법으로부터 채록 전사된)
은 현재 타이 국립도서관의 서가를 메우고 있으며, 진지하게 수행하고
있는 태국의 모든 불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태국의 진보적인 인사들, 특히 젊은 세대들은 그의 폭넓은 사고와
심오한 설법, 그리고 타인에 대한 헌신적인 자세에 깊은 감명을 받고
있다. 1960년대 이후로 교육, 사회복지 등의 각 분야의 저명인사들
뿐만 아니라 사상가들조차도 그의 심오한 설법과 지혜로운 조언과 우정에
매료되고 있다. 그의 업적은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는 새로운 세대의
승려들을 격려하고 고무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는 불법의 모든
부파(종파)를 공부하였고, 또한 중요한 종교적인 전통들을 연구했다.
그것은 그가 불교를 학문적인 측면이 아닌 실용적인 측면에 가치를
두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세계 평화를 위하여 신앙심이 돈독한 사람
들을 한 데 묶어 통일시켜서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시도를
하고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이는 현대인들의 이기심과 더불어
그들의 종교적 이기심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였다. 이러한 폭 넓은
아량과 혜안으로 인해 그 주위에는 항상 그를 아끼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모였으며, 그런 사람들 중에는 기독교인, 무슬림교도, 힌두교도, 시크
교도들도 있었다.
그는 국제 담마 수련원을 설립하였는데, 그 곳에서는 지금도 외국인
들이 불법을 바르게 이해하고 수행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매달 초순 영어로 진행되는 강좌가 열리고 있다. 또한 매달 하순에는
집중 수행인 ‘결제’를 한다. 그는 전 세계 도처에서 몰려오는 수행자
들이 불법의 정수를 이해하고 체득할 수 있도록, 이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이 조직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중생을 돕고 부처님과 그들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몇 가지 새로운 기획을 확정했는데, 첫 번째 기획은 외국인 승려들이
거처하며 수행에 정진할 수 있도록 국제 담마 수련원 근처에 소규모의
도량인 수완 아땀마야따라마(Suan Atammayatārāma )를 건립하는 것이
었다. 그 곳에는 그의 지침이 씌어져 걸려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부처님의 가르침에 정통하고 위빠싸나를 성실히 수행하여 불법(Buddha-
Dhamma)을 세상사에 적용시키는, 담마를 전파하는 수행자를 양성
하는 것이 이 도량의 설립 목적이다.”
또 다른 기획은 담마마따(Dhamma Mātār, 담마 어머니)이다. 현대 사회
는 자격을 갖춘 여성 수행 지도자를 필요로 하는데, 그 수가 절대 부족
하다. 간혹 그런 여성들이 있기는 하지만, 사회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대우 또한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담마마따 기획의
목표는 그들에게 보다 폭넓은 기회를 주고, 수련원에서의 생활과 수행
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즉 담마로써 불자를 양성하여 더 많은 여성 수행 지도자들을
배출하는 것이다.
붓다다사 스님은 1993년 7월 8일, 수완목 선원에서 열반하였다.
오늘날도 수완목 선원은 이러한 전통과 자연의 법칙에 따라 그의 수행
가풍이 전승되고 있다.(붓다다사 선사의 외국인을 위한 아나빠나 수
행서인 <마음으로 숨쉬는 붓다 - 한길>와 <붓다의 호흡법, 아나빠나
삿띠 - 불광>도 시중에 번역되어 있다.)
2. 자연스런 지혜 수행법
자연스러운 지혜 수행법
어떻게 해서 선정이 일어나는지와 어떻게 체계화된 수련으로 선정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보자. 결국에는 이 두 가지가 일치된다. 즉 마음이
면면 밀밀하게 내관(內觀)할 수 있도록 집중되고 조절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자연스럽게 일어
나는 선정의 강도는 내관을 위하여 충분하고 적당한 반면, 조직화된
수련에서 오는 선정은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계발된
선정으로 인해 자만심이 일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마음이
완전히 집중되어 있는 동안에 뿌듯한 희열이나 충만한 행복감 같은
것을 체험하면 열반에서 오는 도(道)·과(果)로 착각하여 집착하기 쉽다.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선정은 지혜 수행을 위하여 충분하고 알맞으며
위험이 없고, 집중 수련에 의해 계발된 선정의 고유한 단점도 없다.
경전에는 깨달음의 모든 단계를 자연스럽게 나아간 사람들에 대한
수많은 사례들이 있다. 이것은 부처님 당신에게도 해당된다. 여러 선
지식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숲 속으로 가서 특정한 대상에 강하게
집중하기 위하여 좌선하지 않는다. 다섯 수행자가 부처님의 무아에 대한
초전법륜을 듣는 순간 깨쳤을 때나, 천명의 수행자가 불(火)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