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문학계나 국립국어원에서는 한글이라는 글자를 소리글자, 즉 음성문자(音聲文字)라고 인정하면서도 이것을 음소문자(音素文字)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글자는 한글과 달라서 음소문자가 아니고 음성문자이다.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사람의 말소리를 적기 위해서 만든 음성문자이고, 한글은 조선총독부 시절 일본학자 오꾸라 신뻬이(小倉眞平)와 친일 국문학자 최현배와 이희승이 훈민정음을 일본 글자처럼 음소문자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훈민정음과 한글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음소(音素)라는 것은 하나의 소리를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최소단위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 so[쏘]는 s[스]라는 소리와 o[오]라는 소리로 분리되어 각각 독립된 소릿값을 갖는데 이 [스]라는 소리나 [오]라는 소리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소리의 최소단위인 음소인 것이다.
또한 일본글자 そ[소]라는 소리도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최소 단위이므로 이것 또한 음소이다. 그러나 훈민정음은 이들과는 달리 [소]라는 소리는 음소라고 할 수 있으나 이것을 ㅅ과 ㅗ로 따로따로 갈라놓으면 이들은 아무런 소릿값을 가지지 못하는 기호이므로 음소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국문학계나 국립국어원의 주장은 ㅅ과 ㅗ를 [스]와 [오]라는 소릿값을 가지는 하나의 음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종대왕은 ㅅ의 소릿값이나 ㅗ의 소릿값에 대하여 여술자초발성(如戌字初發聲)이라 하여 戌자에서 처음 퍼져 나오는 소리라고 하였지 [스]라고 명시한 것이 아니며, 여홍자중성(如洪字中聲)이라 하여 洪자에서 나오는 가운뎃소리라고 하였지 [오]라고 명시한 적이 없다.
그저 막연히 ㅅ은 戌자의 소리에서 처음 퍼져 나오는 소리일 뿐 구체적으로 ㅅ의 소리가 [사]인지 [스]인지 확실하지 않으며, ㅗ도 역시 洪자의 소리에서 가운데서 나오는 소리일 뿐 이것이 구체적으로 [오]라는 소리인지는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훈민정음에서는 ㅅ이나 ㅗ는 하나의 음소가 될 자격을 상실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제훈민정음(御製訓民正音)에서는 범자필합이성음(凡字必合而成音)이라 하여 모든 글자는 반드시 합해져야 소리를 이룬다고 하였고, 훈민정음해례(訓民正音解例)에서는 초중종성(初中終聲), 합이성자(合而成字)라 하여 첫소리글자, 가운뎃소리글자, 끝소리글자는 합해져야 글자를 이룬다고 하였다. 그 합해지는 방식은 ㆍㅡㅗㅜㅛㅠ 는 첫소리글자 아래에 붙여 쓰고(附書初聲之下), ㅣㅏㅓㅑㅕ는 첫소리글자 바른편에 붙여 쓰라(附書於右)고 하였다.
[소]라는 글자는 ㅅ와 ㅗ로 따로 떼어 놓는다면 소리를 이루지 못하고 글자가 성립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소]라는 글자는 하나의 음소로 정의 될 수 있지만 [ㅅ]이나 [ㅗ]는 각각 하나의 독립적인 음소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훈민정음 스물여덟글자는 소리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원소(元素)일 뿐 음소는 아니다.
화학적으로 말하자면 눈에 보이지 않는 수소(H)와 산소(O)라는 원소가 일정한 규칙에 따라 합해지면 물(H2O)이라는 액체로 변하여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처럼 ㅅ과 ㅗ라는 소리의 원소가 일정한 규칙에 따라 합해져서 [소]라는 형태를 이루어야만 소리가 이루어지고 글자로서의 구실을 하는 것이며 그 [소]라는 소리를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인 것이다.
이처럼 세상에 둘도 없는 소리과학인 훈민정음을 세종대왕의 창제정신이나 창제원리를 말살하고 조선 총독부에서 일본학자 오꾸라 신뻬이와 그를 추종하는 최현배와 이희승 등이 음소문자로 망가뜨려 놓은 것이 오늘날 한글이라고 불러지는 글자이다.
또한 훈민정음에는 소리를 구성할 수 있는 원소인 글자의 수는 수십만 개를 가지고 있어서 이 세상에 있는 사람의 말소리라면 모두 훈민정음으로 적을 수 있으나 한글에는 단지 40개의 글자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망가진 훈민정음인 한글을 버리고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정신과 창제원리를 살려서 올바른 훈민정음을 사람들에게 널리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국문학계와 국립국어원의 용단이 있어야할 시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