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이나 말씀을 선포하는 목회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는 일이다. 오늘은 성서학자이신 안진섭 목사님의 글을 참고하여 바르게 성경을 해석할 수 있는 몇 가지 도구에 관하여 글을 쓰기로 한다.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려면 우선 성경 해석을 위한 도구를 준비해야 한다. 성경 해석을 위한 도구는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 번째 도구는 다양한 번역성경
성경 해석을 위한 첫 번째 도구는 다양한 번역성경이다. 물론 성경 연구자에게 제일 좋은 성경은 원어성경이다. 성서 헬라어와 성서 히브리어를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원어 성경을 텍스트로 삼는 것이 제일 좋다. 그렇지만 원어를 읽을 수 없는 해석자라면 가능한 한 다양한 번역 성경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번역성경은 아주 단순하게 구분하면 직역 성경과 의역 성경이 있다. 물론 둘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직역과 의역의 중간쯤에 위치한 번역도 있다.
개역개정판이 직역 성경이고 현대인의성경이 의역 성경이라면 표준새번역은 둘의 장점을 취하기 위해 직역과 의역의 중간 정도에 자리를 잡은 번역 성경이다.
영어성경 가운데 추천하고 싶은 성경은 NASB와 NIV이다.
NIV는 우리말 성경 가운데 표준새번역과 유사한 성경이라고 보면 된다. 현대의 젊은 영어권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직역과 의역의 장점을 살려 현대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NASB는 원전의 구조까지 최대한 살려서 직역한 성경이다. 원어 성경과 비교해 보아도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원전을 정확하게 직역하였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성경 프로그램을 통하여 다양한 번역 성경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역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번역을 서로 비교하면서 성경을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양한 번역을 서로 비교하면서 읽다 보면 원전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 도구 여러 사전
성구사전, 성서 원어사전, 신학사전, 낱말사전 등 다양한 사전을 구비하고 참고하는 것이 좋다.
성서 원어사전을 읽을 수 없다면 최소한 원어에 기반한 스트롱 사전이라도 참고해야 한다. 최근에 스트롱 사전을 한국 말로 번역한 사전이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사전을 참고하면 원어를 몰라도 원어적 의미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원어의 의미를 보다 깊이 알기 위해서는 킷텔 사전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영어로 된 킷텔 사전이 너무 방대하여 부담스럽다면 한국 말로 된 요약본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킷텔 사전은 단어의 의미를 역사적인 흐름을 따라 설명해 놓은 것이다. 킷텔 사전의 장점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단어의 의미를 그토록 방대하게 정리해 놓은 책이 있다는 것은 성경을 해석하는 우리들에게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단어의 의미는 언제나 그 단어가 위치한 문맥 속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단어의 형태를 따라 의미를 분류한 킷텔 사전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로우(J. P. Louw)와 나이더(Eugene A. Nida) 같은 학자들은 단어의 형태가 아니라 의미를 따라 분류한 새로운 사전을 내놓기도 했다.
세 번째 도구 주석
성경 해석을 위해 필요한 세 번째 도구는 주석이다. 영어로 된 주석 가운데는 좋은 주석이 많지만 아직도 한국말로 된 주석은 그 종류가 많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 학자들이 쓴 좋은 주석과 새롭게 번역된 주석들이 계속 출간되고 있다. 내용이 좀 어렵고 딱딱하더라도 주석은 전문적인 학자들이 쓴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어떤 주석이 좋은 주석인지 쉽게 찾아보는 방법이 있다. 주석을 살펴볼 때, 가장 어렵다고 생각되는 난해 구절에 관한 해설을 찾아보라. 뛰어난 주석가일수록 어려운 난해 구절을 성실하게 주해한다. 난해 구절 한 구절에 대한 해설만 읽어 보아도 그 주석의 수준을 금방 알 수 있다.
많은 목회자들이 학문적인 주석을 기피한다. 읽어도 설교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잘 모르겠다는 이유 때문이다. 주석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설 읽듯이 읽는 책이 아니다. 필요한 부분을 참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본문에 은혜라는 단어가 나온다면 그 단어의 풍부한 배경을 가르쳐 주기 위해 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같은 단어가 어떤 뜻으로 쓰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때로는 신약에 나온 단어의 구약적 배경을 알려 주기 위해 70인역을 참고하여 구약의 용례까지 제시한다.
성경 해석자는 주석을 통하여 그런 자료들과 그런 자료들에 대한 전문 주석가의 해석을 접할 수 있다. 그럴 때 그 단어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에 있는 중요 단어에 대해 풍성하게 이해하면 당연히 해당 본문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말씀을 바르게 해석한다는 것은 목회자나 성도들에게 크고 첫째 되는 과업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말씀을 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수고해야 한다. 나는 이 말을 공부한다고 표현하고 싶다.
[믿습니다]의 단순한 성도들이 [공부하는 성도]가 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니겠는가.
목사님들도 공부해야 하고 성도들도 공부해야 한다.
첫댓글 교회 집단에서 교회 건물에 투자하듯이 그 많은 돈으로 출연해서 성경연구소 뭐 그런거 한번 만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일류 석학과 신진 천재 머리를 모셔다가 연구 시키면 좋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 일자리도 생기고 유익한 성경 해석도 생기고 하! 정말 기대가 됩니다. 세계에서 인구에 비례해 기독교 신자가 많은 나라에서 당연히 할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혹시 있는데 제가 모르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