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7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양구터미널(07:00-08:46)
본리(09:05)
임도(09:34)
숫돌봉(10:14)
임도(10:42)
성골지맥(11:57)
성골령(12:23)
756.5봉(14:17)
꽃봉갈림길(15:13)
UN봉(15:36)
항령(16:20)
도고터널(17:39)
31국도삼거리(18:15)
양구터미널(18:40)
동서울터미널(19:10-20:50)
◈ 산행거리
18.5km
◈ 산행시간
9시간 10분
◈ 산행기
이른 새벽에 일어나 준비된 배낭을 챙겨 택시를 불러 서둘러 상봉역으로 달려가지만 철도 파업으로 첫 차인 5시 30분 경춘선이 6시로 늦춰져 춘천역에서 7시 10분 양구 행 버스를 못 타고 다음 버스는 8시 40분에나 있어 머리를 굴리다 동서울터미널로 가서 7시 첫 버스를 타고 그나마 일찍 양구에 도착한다.
택시로 군량리의 보리마을 마지막 농가에서 내려 능선 끝에서 산으로 들어가 무성한 잡목과 덤불들을 뚫고 무덤들을 지나 임도를 건너서 가파른 절개지를 피해 마른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며 나무들을 잡고 급사면을 네발로 기어 능선으로 붙어서 송이가 남 직한 울창한 송림을 따라간다.
인적 없는 된비알을 치고 작은 코팅지 한 장만이 붙어있는 숫돌봉(x508.0m)에 올라 묵었던 아쉬움을 떨치고 참호들이 즐비하게 파여있는 능선을 지나 두 번째 임도를 건너서 파로호 너머로 도솔지맥과 양구의 낮은 산줄기를 바라보며 오래된 굵은 밧줄들이 매여있는 험준한 암 봉들을 줄줄이 통과한다.
군인들의 흔적만이 위로하는 무미건조한 숲을 지나 뜻밖의 밧줄 난간들과 나무 계단을 만나 성골지맥과 합류해 2009년 초겨울에 이깔나무 숲을 적시던 찬비를 맞으며 술꾼 등 산우들과 왔었던 아스라한 기억을 떠올리며 난간들을 잡고 성골령으로 내려가 너무 가늘어 불안하기만 한 밧줄을 잡고 긴장해서 절벽 같은 절개 지를 올라간다.
송림 울창한 멋진 바위 지대에서 거침없이 펼쳐지는 도솔지맥의 마루금을 연신 바라보다 끊이지 않고 가느다란 줄들이 걸려있는 가파른 암 봉들을 넘어 조망 트이는 바위에 앉아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는 마사토 공터에 삼각점(양구22/19863재설)이 놓여있는 756.5봉으로 올라가면 멀리 통신 탑이 서 있는 UN봉과 고방산리로 이어지는 지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대형 벙커들이 있는 꽃봉 갈림길을 지나고 쓰러진 나무들을 넘어서 뚜렷해진 산길 따라 군사도로와 만나서 통신 탑에 무수한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UN봉(x748m)에 올라 초소에서 간식을 먹으며 지척으로 보이는 대암산과 북쪽 도솔지맥의 아련한 산줄기를 두루두루 둘러보고 거세지는 바람을 맞으며 임도 따라 항령으로 내려간다.
거의 산행을 마친 개운한 심정으로 왼쪽 임도로 잘못 내려가다 돌아와 타이어 계단들이 있는 산으로 들어 전에 ‘학령봉’ 코팅지가 붙어있던 봉우리(x681m)를 넘어서 두밀령까지 내처 갈 까 하며 기암이 있는 봉까지 갔다 포기하고 돌아와 군부대 철조망들이 있던 장가고개 갈림길을 애써 외면한다.
항령으로 돌아와 예전 기억을 되살리며 오른쪽의 임도로 들어갔다가 계속 UN봉으로 올라가는 것 같아 대강 터널 쪽의 지능선을 잡아 낙엽에 미끄러져 내려가다 빙 둘러쳐진 절벽지대를 만나 다가온 일몰을 생각하며 포기하고 돌아와 처음 잘못 내려갔었던 왼쪽 임도로 꺾어진다.
유순한 시멘트임도 따라 식당의 불빛들이 반짝거리던 방산 쪽 460번 도로의 도고터널로 떨어져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터널을 지나 31번 국도와 만나는 삼거리로 걸어가 추위에 떨며 반응이 없는 카톡과 전화를 받지 않는 양구 택시를 연신 두드리다 반갑게도 갑자기 불을 훤히 밝히고 방산 쪽에서 나타난 군내버스를 손짓발짓으로 잡는다.
▲ 도리 마지막 민가
▲ 임도와 숫돌봉
▲ 파로호
▲ 숫돌봉 정상
▲ 두 번째 임도에서 바라본 도솔지맥과 성골지맥
▲ 도솔지맥과 양구 쪽 산줄기
▲ 성골지맥 능선
▲ 토끼바위
▲ 성곡재 혹 성골재(?)
▲ 오미령 쪽 성골지맥
▲ 성골령
▲ 사명산과 오른쪽의 숫돌봉
▲ 당겨본 숫돌봉
▲ 도솔지맥의 산줄기
▲ 봉화산과 사명산
▲ 양구의 나지막한 산줄기와 도솔지맥
▲ 756.5봉
▲ UN봉
▲ UN봉에서 바라본 대암산
▲ 당겨본 대암산
▲ 도솔산
▲ 항령
▲ 기암
▲ 방산 쪽 도고터널
첫댓글 2009년11월에 갔으니
벌써 15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ㅠ
상무룡리 마을분들은
시내를 나가려면 택시를
이용해야만하는데
지자체에서 50% 정도 비용을
지원해준다는 주민의
말이 생각나네요.
그때는 UN봉에서 북쪽의 고방산교로 내려갔었지...겨울비를 맞고 고량주로 추위를 달랬던 기억...벌써 15년 전이니...ㅠㅠ
@킬문 맞아요 겨울비맞아
무척 추웠지요ㅎ
세월 겁나게 빨리 지나가는것 같아요.
그때만해도 형님 나이가 50대 초.중반이었을텐데..ㅠ
ㅎㅎ 황금기...^^ 이제는 정말 노땅...
청명한 날씨와 시원시원한 산그리메가 넘 좋네요~~ 산아래 세상은 혼돈 그 자체지만
예~~ 양구터미널 안에서 티브이 보다가 결과 보고 넘 놀랐네요. 아직 나는 우물 안 개구리구나 하고요... 양구 뒷 능선의 송림 울창한 암 능이 너무 좋았습니다.
성골지맥 능선 날씨 좋으면 조망이 좋지요
하루 산속에 있으면 요즘 세속의 꼴 사나운 암담함을 잊을 수 있어 좋지요 ^^
ㅎㅎ 한숨이 절로 나오는 때입니다. 예전에는 비가 와서 몰랐는데 조망이 볼만 하더군요. 기차가 없어져서 민둥산은 못 가셨겠네요...?
거기 계엄은?
UN봉에도 계엄이 걸리냐...?
@킬문 양구 군청에 왔다 잔아요
누가? 내란범이...?
@킬문 21사단 애덜이
노도부대 2사단은 없어지고 21사단 백두산부대만이...아니 전방 GOP 사단 애들을 웬일로 군청까지 보내...?
파업에 탄핵정국에 나라가 어지럽습니다... ㅠㅠ 전철 첫차가 30분이 늦어졌더라구요~ㅠㅠ
모르고 상봉역 갔다가 욕 나오더군요. 대개 첫차와 막차는 건드리지 않는데... 그나저나 나라 꼴이 걱정입니다.
교통비가 만만하지 않겠습니다.
조망은 깨끗하니 아주 멋있습니다.
의외로 동서울 구간도 안 막혀서 1시간 40분 만에 왔습니다. 예전에는 도솔산도 어렵지 않게 다녀왔는데 요새는 감시가 심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