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 선지식 34차. 21. 서울로 인조 통에 핀 개나리
서울로 인조 통에 핀 개나리
겨울에 기온이 영하 15도를 기록한 날
개나리는 온몸을 숨기고 있었는데
그날에 보았던 모습과는 다름이네
봄이라는 계절을 저절로 오는 것을 막을 수 없으니
그날에 오는 봄을 맞이하는 봄은 맞이할 수 있는 인연
그러한 인연이라는 것에도 자연을 중심에 두고 있는 봄
서울로는 벗삼아서 살고 있는지가
벌써 1년이 넘었는데 개나리도
겨울을 두 번이나 맞이하고 있어
단정하기도 하지만 마음은 우울
봄이 오고 있어도 바로 여름이라는 더위
그러한 더위에 참을 수 없는 사연들이 있으니
더위를 참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니
어떻게 더위를 이겨내야 할 것인가를 고찰해야 한다
그것이 노을이 오는 밤에 깊은 상념에 잠든다,
거리마다 피어날 개나리도 있지만
아직은 개나리도 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
겨울을 보내는 것이 그토록 아쉬운지
알 수 없는 사연이 남산을 가로막고
남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있어서
친일파들이 만세를 부르던 날을 생각하니
남산에 봄이 오는 것이 그리 반갑지 않은 날
나는 참을 수 없는 분노의 아침 소리를 내고
길바닥을 거닐면서 그걸 한 이들이 있다면
그 나라는 평등을 말하고 있지 않는다는 점
언제 평등 세상을 꿈꾸면서 집을 마련할 수 있나!
집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나!
집을 빼앗기고 살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서울역에서 방을 마련하고 잠을 청하는 노숙자
그들에게도 자유란 것이 있을 것이고
어머니 배에서 나올 때는 평등 세상
울음을 크게 소리를 지르고 나왔을 것이네
남산에 찾아온 개나리는 개나리가 이는가?
노란 옷을 입고 문을 열고 나왔는데
노란 옷을 입고 있는 고목은 아직도
잠을 자는 서울로 거리에는
꽃 몸으로 옷을 가리고 있을 뿐이네
세상에 나온다는 것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까 봐
조심스럽게 미소를 보이려고 하나?
밤이면 별이 되어 옷을 입고 나서는 소녀
소녀처럼 미소를 보이고 있구나
어디에서 불어오는 바람인지는 모르지만
바람이 지나가는데 노란 옷을 입은 개나리는
그래도 부끄러운 듯이 미소를 보여
나비도 벌도 날아오지 않는 추운 3월
언제나 나비 벌이 날아올지 모르네!
개나리꽃에서 향기가 나오지 않는 듯이
나비도 벌도 날아오지 않는다면 꽃이란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데
꽃이 피어도 향기가 없으면 나비도 벌도
꽃을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전설이 아니라
실로 꽃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네
봄이라는 이름으로 계절의 언덕 위에는
아직도 꽃들이 옷을 입고 나오지 않는데
유독 남산에 서울로에 깨나리라 피었네!
2025년 3월 17일
출처: 불교평화연대 원문보기 글쓴이: 진관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