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둘이 간 것이 아쉬웠어요. 하지만 오늘은 먹기 위해 둘 다 편안한 고무줄 치마를 입고 배불리 먹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어요. ㅋ 둘이 먹을 수 있는 한도에서 최대한 다양한 메뉴 주문! 메밀싹 묵무침, 메밀전병, 메밀싹 육회 비빔국수를 시켰습니다.
먼저 보기만 해도 그릇이 차갑게 얼어있는 것이 보이는 메밀싹 묵무침이 나왔어요.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에 탱탱한 묵, 아삭한 메밀싹에 오이를 푹푹 퍼 먹으니 더위도 저 멀리 가시면서 속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메밀 전병 부치는 냄새가 진동을 하더니, 곧이어 메밀 전병이 나왔습니다. 야들야들한 메밀피에 만두소가 들어있어 맛있어요~ 메밀 음식 파는 집에서 대부분 메밀 전병도 파는데, 미가연의 메밀 전병은 좀 더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소를 채운 것도 좀 더 잘게 다녀넣어 잘 어울러진 맛이에요.
이
이어 오늘의 주인공~!
맛을 못잊어 봉평까지 달려오게 만들었던 메밀 육회 비빔국수가 나왔습니다.
큼직한 자기에 산처럼 쌓여서 나오는 메밀 육회 비빔국수~ +_+
봉평 미가연은 소문난 맛집이라 손님이 많아서인지, 재료도 몹시 신선해요.
입에서 살살 녹는 고소하면서 맛있는 육회에, 아삭아삭 메밀싹을 얹어가며 메밀 막구수 후룹후룹 먹으면 입안이 황홀합니다. 봉평 미가연 서울 분점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메밀 육회 비빔국수 너무 맛있는데, 먹고 싶을 때마다 봉평까지 달려가기는 어렵고... ㅠㅠ
찌르면 배가 퐁 터지도록 먹고나서 배 두드리고 있으니 메밀쥬스를 주셨습니다. 메밀쥬스는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새큼한 요구르트에 섞어주셔서 메밀맛보다는 요구르트맛이 많이 나는 후식이었어요. ^^
여럿이 갔어야 육회까지 따로 먹고 오는건데...
봉평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는 아쉽고, 배 두드리며 산책삼아 근처의 봉평하면 메밀꽃을 떠오르게 만든 장본인, 메밀꽃 필무렵의 작가인 이효석 생가를 찾았습니다. 미가연과 가까워서, 미가연에서 맛있게 메밀음식 먹고 나와서 들르면 딱 좋은 코스입니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앞에 주차할만한 공간도 넉넉합니다.
졸졸졸 시냇물 소리도 서울을 벗어나 어딘가 왔다는 느낌을 물씬 줍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행복지수가 급등하는데다가, 서울을 벗어나 시골(?) 자연에 왔다는 느낌이 들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참 좋은 곳이에요.
봉평 이효석 생가는 사실은 이 곳이 아니라 700m 정도 떨어진 곳인데, 이미 생가의 흔적은 없고 개인 소유지라서 이 곳에 이효석 생가를 고증을 통해 복원해 두었다고 합니다.
이효석 생가의 모습은 민속촌에서 보던 초가집과 다름없지만, 봉평의 자연경관과 맞물려 이런 곳에서 사셔서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글을 쓰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은 듭니다.
입장료가 없는 대신 따로 관리하는 분도 없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굳게 잠겨있는데, 하지 말라면 더 하고픈 사람의 심리 때문인지 장지문에 구멍을 뽕뽕 뚫어 안을 엿본 흔적이 잔뜩 있습니다.
이효석 생가 옆에는 더 눈에 띄는 푸른 초원 위에 멋스럽게 지어진 집이 있습니다. 저런 집에 사는 사람은 누구인지... 누군가 살고 있는 집 같기도 하지만, 언덕 위의 빨간 집이 너무 예뻐 올라가 보았습니다.
공기 좋은 곳에 너른 정원, 산과 시냇물을 끼고 있는 근사한 저런 집에 사는 분은 누구일까요.... 개인 소유지이면 왜 남의 집에 들어왔냐며 쫓겨날지도 모르는데... 그런 걱정보다 호기심이 더 컸기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다행이도(?) 이 아름다운 집은 개인 소유지가 아니라 푸른집이라고 합니다. 이효석 선생님이 평양에서 살던 집을 재현해 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 집에서 메밀꽃 필 무렵을 비롯한 많은 작품을 쓰셨었다고...
무료로 볼 수 있어서 좋기는 했는데, 입장료를 받더라도... 내부에 이효석 선생님이 즐겨들으셨다는 축음기, 즐겨 드셨다는 커피, 선생님의 책상 등도 진열해두고 사람들이 들어가 볼 수 있게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저 집 앞에서 이효석 선생님이 이런 환경 속에서 글을 쓰셨을 모습만을 상상하며.. 한 편으로는 이런 집에 살고 싶다는 꿈을 키우며 언덕위의 푸른집에서 내려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정말 맛있는 집이라는 카앤드라이빙님의 추천으로 미가연을 찾았습니다. 입구부터 각종 방송에 출연한 보도자료들이 빼곡히 붙어있고, 입구부터 친절히 맞아주십니다.
봉평 미가연 메밀싹 육회
메밀싹 육회입니다. 주문하면 바로 앞에서 묻혀주십니다. 고추장은 안 넣은 듯, 참기름 맛이 많이 나면서 육회와 아삭아삭한 메밀싹이 어우러져 맛깔스러운 육회입니다.
저는 고추장 육회보다 육회에 배나 썰어넣고 고소하게 묻혀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메밀싹과 육회의 조합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육회만 먹을 때의 느끼함을 없애주면서 상큼해서 더 많이 먹게 됩니다. 젓가락이 계속 가는 맛이에요. +_+ 나중에도 메밀싹 육회가 또 먹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파는 곳은 어딜지.... 아시는 분은 꼭 알려주세용~ +_+)
봉평 미가연 메밀전병
메밀 전병입니다. 메밀두께가 너무 두껍지 않으면서 야들야들하고, 속이 적당히 들어가 있어서 아주 맛있었습니다. 근래에 먹은 몇 번의 메밀전병이 두껍고 속이 상당히 퍽퍽해서 메밀전병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졌는데, 야들야들하고 입에 쏙 들어가는 메밀전병을 먹으니 다시 좋아졌어요~
봉평 미가연 메밀싹 묵무침
역시 참기름 듬뿍, 고소한 맛이 강한 메밀싹 묵무침입니다. 아삭아삭 메밀싹이 묵과도 아주 잘 어울려요. 묵의 담백한 맛도 살려주면서 밋밋하지 않은 감칠맛이 있습니다.
봉평 미가연 메밀싹 육회 비빔국수
푸짐한 메밀싹 육회 비빔국수입니다. 올라가있는 고명이 아주 푸짐한데다가, 메밀면이 야들야들하면서도 부드러워서, 굳이 가위로 자르지 않아도 먹기 좋았습니다. 매콤하고 맛이 강한데, 옆의 국물을 부어서 비벼 먹으니 또 다른 맛이 납니다. 나중에도 이 맛이 그리워서 미가연을 다시 찾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즐거운 오토캠프를 다녀오는 길에 맛있는 음식까지 먹으니 너무나 행복해집니다. 게다가 하늘에는 우리나라 지도 모양 구름과 예쁜 구름들이 3D입체영상 처럼 떠 있는 예쁜 날씨라서, 넘 즐거웠습니다. ^^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봉평근처에 들를 때 꼭 다시 오고 싶은 맛집이었습니다. ^^
상 호 미가연 위 치 강원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 359 전 화 033 - 335 - 8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