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18. 5. 30.
오후 두 시에 송파구 잠실 아파트 상가 3층에 있는 치과병원에 들러서 일전에 본을 뜬 어금니 모형을 살짝 덧씌웠다.
사흘 뒤에 가서 재확인할 예정이다.
왼쪽 아래 송곳니 부근에 충치 증세가 있다며 치료를 받으려면 28만 원이 추가로 든다고 여직원이 속삭이듯 말했다. 작년 이맘 때에도 130여 만 원. 이번에는 70만 원. 그런데 또 28만 원이 든다는 말을 듣고는 화가 은근히 치밀었다. 퇴직한 지가 벌써 10년째인 백수건달한테 해마다 이빨(치아) 치료비가 100만 원이 넘으면? 나는 어떻게 살지? 현직에 있을 때부터 치과병원에 다니기 시작했기에 무척이나 치료비가 많이 들어갔다. 돈 쓸 데가 숱하게 많은데... 하면서 지갑 걱정을 했다.
금요일 오전에 한 번 더 가서 치료를 끝내고, 충치 진행 중이라는 치아 치료는 나중에 더 생각해야겠다.
이번 주말에는 시골에 내려가야 하기에...
오후 세시 반 경에 다시 아파트를 벗어났다.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에서 동호를 거쳐서 방이동 방향으로 천천히 걸었다.
목적지는 올림픽공원 남단에 있는 장미축제장. 장미축제 기간은 2018. 5. 24 ~ 2018. 7. 31.까지이다.
수변을 따라서 천천히 걷는데도 왼쪽 새끼발가락이 아팠다. 티눈이 재발했다는 증거다.
예전에 도보여행(산행, 바다여행) 많이 한 탓으로 새끼발가락이 조금은 틀어졌는지 티눈이 생겼다. 정형외과에서 두 번이나 수술을 받았는데도 티눈은 여전히 재발했다. 오래 걷거나 장화를 신고 밭일을 억세게 하면 다시 도지곤했다.
요즘 열흘이나 서울에 머물렀는데도 티눈 증세가 남아 있었다.
요즘 걷는 병이 도졌다. 성남 모란시장에도 여러 차례나 걸었고,. 양재동꽃시장에도 몇 차례나 찾아갔기에 걷는 양이 무척이나 많아졌다는 증거다.
아픈 발가락에 힘이 덜 가도록 천천히 조심하면서 88올림픽공원 남단으로 걸었다.
올림픽공원 안에는 '한성백제박물관'이 있기에 여기에도 잠깐 들러서 '고려 건국 1100년 기념 특별전'을 잠깐 관람했다. '천 년 만에 빛을 본 '영국사(寧國寺)와 도봉서원' 전이 2018. 3. 30 ~ 6. 3.까지 전시 중이다.
2012년 도봉서원터 발굴조사 때에 다량의 고려시대 금속공예품이 발견되었기에 올림픽 공원 안에 있는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잠깐 둘러보았다.
한성백제박물관 전시장에는 한강 유역의 발전사와 고대국가 형성에 관한 역사적인 발굴품과 역사학에 관한 내용이 알차게 전시되었다.
2018 상반기 '문화캘린더'도 운영한다.
다양한 문화행사,. 유아, 어린이, 청소년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고, 성인 프로그램도 있어서 역사전문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나는 선사시대의 모형, 한강 유역의 고대문화와 유물들을 잠깐 훑어 보았다.
내가 관심을 갖는 선사와 고대사 공부를 다시 하고 싶다는 의욕도 생겼다.
나중에 시간을 내서 다시 방문견학해야겠다면서 팜프렛 여러 개를 얻어서 손가방에 넣고는 바깥으로 나왔다.
원래 목적지인 장미축제 장소는 남단 끝에 있다.
남문1.
남문으로 가는 길목 언덕에는 개양귀비꽃이 많이도 피어서 바람에 나붓끼고 있었고, 보랏빛 꽃잎은 인 수레국화가 가녀린 꽃대에 매달려서 하늘거리고 있었다. 정자형태의 쉼터에는 여인네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쉬고 있었다.
숲 그늘 아래의 산책로를 따라서 도로 언덕 아래로 내려가니 장미광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장미광장은 2011. 4. 에 조성되어 장미 5종 700주부터 시작했다.
식재면적은 3,331제곱미터 즉 1,000평.
국산장미 우미미 등 146종 3,623주
세계장미 라위니아 등 146종 16, 367주(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계열).
장미축제기간 : 2018 . 5. 24 ~ 7.31.까지이다.
다양한 빛깔과 꽃모양이 각각 다른 숱한 장미 숲. 많은 사람들이 장미 앞에서 핸드폰으로 사진 찍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는 장미꽃에 촛점을 맞추는 엽사들도 제법 많았다.
나는 아픈 다리를 천천히 끌면서 걷기에 건성으로 후이 둘러보았다.
나도 저런 장미원을 꾸몄으면 하는 욕망으로 잠깐 마음이 흔들렀다. 장미원에는 우드칩(나무를 잘게 썬 피목)이 땅 전체를 두껍게 덮어서 잡초들이 자라지 못하도록 조치를 했다.
그게 다 돈인데.
주머니가 가벼운 나로서는 우드칩을 구입해서 텃밭에 깔 수도 없기에 아쉬움이 잔뜩 남았다.
예산이 많은 기관에서나 가능한 잡초방제 방법이었다.
천천히 올림픽 공원의 산책로를 따라서 곳곳에 세워진 미술공예품(조각품)을 바라보았다. 88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한 공예품에는 외국 작가명이 대부분이고 더러는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도 와비(臥碑)에 새겨져 있었다. 작은 빗돌의 명패이다.
잠실쪽으로 걸었다.
아픈 다리를 끌다시피.
방이동 먹자골목을 거쳐서 석촌호수 동호로 들어섰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눈에 보였다.
석촌호수 서호 쉼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고, 돌 벤치 위에서는 바둑과 장기를 두는 노인네들이 더러 있었다.
나는 남이 두는 장기판을 내려다보면서 구경했다.
귀가했다.
무척이나 피곤한 하루였다.
아내는 강원도 속초 여행 이틀째. 나 혼자서 저녁밥을 떠 먹었다.
밥 그릇에 국을 떠넣고, 빈 그릇에 반찬 서너 가지를 조금씩 떠서 담았다.
내가 사용한 그릇은 두 개. 설거지하기에도 무척이나 간단했다.
2018. 5. 30.
하루의 일기가 무척이나 길어졌다.
어제는 무척이나 피곤했기에 장미광장에서 건성으로 꽃들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많은 꽃들이기에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소소한 것을 더 좋아한다. 작고 적은 것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기에 엄청나게 많은 무더기, 무리들한테는 정이 가지 않는다. 내 작은 정을 모두한테 나눠줄 수가 없기에.
내 삶의 흔적일까.
나는 작고 못나고 수수한 것을 좋아한다.
내 시골 텃밭 속의 한 두 포기인 장미꽃이 훨씬 정감이 간다.
꽃봉오리를 찬찬히 눈여겨보면서 꽃잎이 몇 낱일까 헤아리고 싶기에.
가만히 코끝을 대고는 어떤 내음새가 날까 은근히 기대도 하고...
나중에 시간이 나면 위 장미광장에 들러서 장미꽃 이름이 있는 명패들을 천천히 읽어야겠다.
꽃한테도 이름을 불러주고 싶기에. 어려운 이름들은 메모지에 적으면서 그들의 이름을 오래 기억해 주어야겠다.
나중에 한 번 더 들른다면.
2018. 5. 31. 아침에 덧붙인다.
첫댓글 최 선생님의 하루 일상.
잘 읽고 갑니다.
예. 댓글 고맙습니다.
무척이나 피곤하여 건성으로 일기 쓰다가 말았지요.
초안 수준도 안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