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 - 묘상지설(猫相舐說)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5. 31. 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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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 - 묘상지설(猫相舐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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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 20:35조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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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묘상지설(猫相舐說)
요약 「묘상지설」은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들이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제시하고, 사람이 이를 본받아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설(說) 문학 작품이다. 작자는 조선 전기 문인 이륙으로 이 작품은 그의 문집인 『청파집(靑坡集)』 권2 설조(說條)에 수록되어 있다.
작가소개와 작품해설
「묘상지설」은 조선 초기 문인 이륙이 지은 설(說)에 해당하는 문학 작품이다. 제목을 한글로 풀이하자면, ‘고양이가 서로를 핥아주는 것에 관한 설’이라 할 수 있다. 설(說)은 한문 산문 장르의 하나로서 사건, 일화 등을 제재로 하여 이러한 제재들에 나타나는 모순이나 오해, 혹은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비평하는 글쓰기다. 작품에 따라 극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져있는 것도 있으나, 대체로 심오한 유교적 교리를 분석하여 견해를 밝히는데 목적을 둔다.
「묘상지설」은 고양이의 일상적인 모습을 설명하는 전반부와 그 모습을 보고 작자 이륙이 생각하는 유교적 견해를 제시한 후반부로 구성되어 있다.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 고양이들이 먹이를 두고 서로 양보하고 나가고 들어올 때 반드시 서로 핥으며 아끼고 사랑하였다. 청파 선생 이륙은 인간과 미물의 본성적인 품성은 같은 천품(天稟)이라고 생각하며, 심성이 감응되어 변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흥미로운 시선을 던진다.
후반부에서는 자신의 견해에 다른 생각을 품을 수 있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작품에서 ‘객(客)’을 등장시킨다. 객으로 하여금 의문을 제기하게 하고, 그 의문에 자신이 답하면서 글의 내용을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객은 ‘모든 만물이 같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귀함이나 상서로움은 없는 것인가?’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저자는 귀함과 상서로움의 유무를 가려주는 기준으로 ‘덕’을 제시한다. 그리고 고양이들이 질서를 지키고 가족애를 보이는 것 역시 받아들이는 사람이 덕을 갖추고 본다면 ‘상서로운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륙은 인간과 미물은 같은 천품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성동론(人物性同論)의 입장에서, 인간의 내면에 덕을 갖추고 외부세계의 좋은 면을 받아들이기를 권고하고 있다. 「묘상지설」은 주변의 일상적인 모습을 통해, 이륙의 유교적 견해가 잘 드러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저자의 문집 『청파집』 권2 설조에 수록되어 있는데, 언제 창작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이 없다. 『청파집』은 연산군(燕山君) 때 운각(芸閣)에서 간행하려 하였으나, 흉년으로 간행되지 못하였다. 박은(朴誾)이 다시 편찬하던 중 1504년 갑자사화(甲子士禍)로 화를 당하자 『청파집』은 유실되고 만다. 다행히 이륙의 아들 이험(李嶮)이 집에 보관해두었던 시와 글, 『청파극담』을 찾아 1512년 목판으로 간행하였다. 이는 현재 간송미술관 및 고려대학교 만송문고에 소장되어 있다.
등장인물
청파 선생(靑坡先生) : 이륙 자신.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를 보며 인간이 지녀야 할 심성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한다.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가 쥐를 잘 잡자 매우 기특해한다. 그러던 중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 짐승들이 서로 사랑하고 우애하는 모습에 더욱 놀라게 된다.
객(客) : 청파 선생에게 의문을 제기하는 인물. 청파 선생이 고양이가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과 짐승 모두 기본적인 천성은 하늘에게 부여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러자 ‘새나 짐승 모두 같다면 천하에 상서로운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하며 청파 선생에게 의문을 제기한다.
작품 줄거리
청파 선생이 집에서 고양이를 기르게 되었는데, 쥐를 잘 잡아 아끼고 사랑하였다. 새끼를 두 마리 낳았는데, 이 고양이들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이 예를 아는 사람들과 흡사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청파 선생은, ‘천지의 품성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똑같이 부여되나, 다만 막히고 치우침이 심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달렸다. 그렇지만 고양이들이 서로 경애(敬愛)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면, 감화되는 이치가 매우 오묘하여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객(客)이 말하기를, ‘청파 선생처럼 짐승들이 모두 같아 귀한 것이 없다면, 천하에 상서로운 것은 없는가?’ 물었다. 그러자 청파 선생은 ‘천하 만물이 기본적으로 같으나, 덕을 갖추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달렸으니, 고양이들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은 상서롭다고 할 만하다’ 고 답한다.
작품 속의 명문장
세 마리 고양이가 같은 그릇에 밥을 먹는데 어미가 먹으면 새끼가 피하고, 새끼가 먹으면 어미가 피하는데, 그 새끼 형제들도 역시 이와 같이 하였다. 이미 먹은 녀석이 물러나면 아직 먹지 않은 녀석이 밥그릇 앞에 나아가니, 마치 겸손과 사양을 아는 것처럼 하였다. 밖으로 나가면 서로 따르고 들어오면 서로 베고 눕는데, 나아가고 들어올 때에는 반드시 서로 핥았다. 마치 어미와 자식, 그리고 형제간의 친애(親愛)함을 참으로 (도리를)아는 것처럼 하니, 역시 섬김이 놀랍다 할 만 하였다.
「묘상지설」의 앞부분에서 고양이들이 서로에게 하는 행동을 설명한 부분이다. 짐승들도 가족을 이루면, 위아래 질서를 지키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이 이와 같다. 하물며 사람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겠는가 하는 이야기를 유교적인 교리에 따라 풀어놓고자 고양이들의 행동을 설명하였다. 고양이들의 모습을 잘 관찰하여 서술하였을 뿐 아니라, 동물의 객관적인 모습을 통해 교리를 설파하는 설 문학 방식의 한 부분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작품읽기 &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묘상지설(猫相舐說)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2013. 11., 조재현, 강명관, 위키미디어 커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