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과 한화의 만남은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한화에서 절대적인 전권을 부여 받았다. 모든 구단이 선진적인 프런트 야구를 하는 시대에, 한화만이 1980년대로 회귀했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서 얼마나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있다. 한화 구단 조직도엔 스카우트 파트의 ‘팀장’ 자리가 공란으로 돼 있다. 지난해까지 스카우트 업무를 총괄한 정영기 전 스카우트 팀장은 구단을 떠나 강릉 영동대 인스트럭터로 자릴 옮겼다. 그렇다면 스카우트 팀장 업무는 누가 맡아서 보고 있을까.
모 구단 스카우트 담당자는 “스카우트는 지금 당장이 아닌 구단의 5년뒤, 10년뒤를 준비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구단의 미래가 걸린 스카우트 분야는 당장의 성적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현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합니다. 스카우트 업무가 현장에 종속되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선수만 뽑게 되고 장기적으론 팀에 치명적인 해가 될 수 있어요.”
한 야구 관계자도 “신인 드래프트와 선수 육성은 구단의 고유 권한”이라며 “현장에서 스카우트 책임자를 임명하는 건 지나친 월권이다. 감독이 자기 임기내 쓸 만한 선수만 뽑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도 쉐인 유먼과 미치 탈보트, 나이저 모건 등이 모두 김 감독의 주도로 영입한 선수들이다. 데려오는 족족 실패로 돌아갔다. 김 감독은 과거 SK 시절에는 좌완 박희수 트레이드를 추진하다가 구단의 강력한 반대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희수는 이후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로 우뚝 섰다.
전성기가 지난 노장 선수들을 오버페이로 영입하는 사이, 팀의 미래 자원인 젊은 유망주들은 보상 선수로 팀을 떠났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몇 년간 꼴찌를 하며 어렵게 모은 유망주들이 이제는 죄다 다른 팀 소속이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유망주들은 수시로 대전구장에 불려가 감독 앞에서 쇼케이스를 갖는다. 일반적이라면 1군 감독이 2군에 찾아가 선수들을 살펴야 하지만, 한화는 2군 선수들이 2시간 거릴 달려 대전구장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한화 퓨처스팀은 경기에 내보낼 투수가 없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박한길-최우석-정광운-조영우-허유강-최영환. 지난해 한화 퓨처스팀 최다이닝 2위부터 8위에 든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은 올 시즌 한화 선수 명단에서 일제히 사라졌다. 사라진 이유는 FA 보상선수부터 방출, '육성선수 꼼수를 부리다 놓친 케이스'까지 다양하다. 그래놓고 감독은 “던질 투수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구단이 선수 육성을 주도하는 팀에선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랜 기간 어렵게 구축한 한화 스카우트와 선수 육성 시스템은 불과 1년 반만에 완전히 잿더미가 됐다. 이대로라면 몇 가닥 남지 않은 풀 뿌리까지 불타버리는 건 시간문제다.
선수들과의 불필요한 기싸움도 계속됐다. 외국인 선수 모건과 탈보트, 로저스가 각기 다른 야구 외적인 이유로 시즌 중 퓨처스리그에 내려갔다. 김 감독은 한화 선수단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베테랑 간판 선수와도 끊임없이 파워게임을 펼쳤다. 김 감독은 구단 측에 이 선수를 트레이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물론 이 트레이드는 성사되지 않았다.
SK 시절과는 달리, 김 감독은 한화에서 선수단 장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감독은 과거부
터 강도 높은 훈련을 체벌처럼 활용해서 자신의 권위를 세워 왔다. 한화 부임 직후에도 마무리훈련에서 주력 선수들을 초주검으로 만들면서 기선제압에 나섰다. 마무리훈련이 끝난 뒤에는 곧바로 대규모 국외 전지훈련을 계획했다. 비활동기간인 12월에도 휴식 없이 지옥훈련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선수단에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결국 한화 최고참 선수가 총대를 메고 선수협에 구원 요청을 했다.
김 감독은 ‘야구는 감독이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선수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게 감독이다. 김 감독이 무리하게 선수단을 휘어잡으려 할 때마다, 가뜩이나 무거운 팀 분위기는 더 깊은 수렁에 빠졌고 한화의 성적도 추락했다.
SK 감독 시절만 해도 김 감독의 말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졌다. 그러나 이제는 스포츠 과학과 세이버메트릭스의 발전으로 김 감독의 방식 대부분이 틀렸다는 게 입증됐다. 투수의 어깨는 던지면 던질 수록 강해지지 않는다. 올 시즌 한화 투수들의 구속은 지난해 대비 시속 2~3km가 줄어들었다. 경기 전후에 하는 특타는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지옥훈련은 선수 생명을 단축할 뿐이다. 그럴 시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컨디션 관리를 하는 편이 낫다.
선발투수를 일찍 내리고 불펜을 쏟아붓는 야구는 시즌 중반 이후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잦은 타순 변경과 희생번트, 감독의 과도한 경기 개입은 팀 승리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쩌다 감독의 묘수가 적중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고장난 시계도 하루 두 번은 맞는다”는 속담에 해당하는 사례일 뿐이다. 무엇보다, 야구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가 한다.
잠시 올바른 길로 가는 듯 하던 한화는 김성근 감독 선임과 함께 감독 1인이 구단 전체를 멋대로 주무르는 1980년대로의 역주행을 시작했다. 수많은 전문 인력이 힘을 합쳐 움직이는 시스템이 작동을 멈췄다. 시스템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야구에 관한 모든 것을 안다고 주장하는 자칭 '신'이 들어섰다.
지금 한화가 처한 참담한 현실에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도 분명하다.
한화 구단의 A부터 Z까지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1인자, 선수 영입부터 경기 운영까지 모든 것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누구의 방해도 견제도 없이 마음껏 실행하고 있는 절대 권력. 바로 김성근 감독이다.
배지헌의 브로시백[김성근과 한화의 잘못된 만남]기사 중 일부
http://www.mbcsportsplus.com/kbo/news/?mode=view&cate=1&b_idx=99996445.000
첫댓글 이게 사실이면 14년 겨울 선수협에서 한화를 타켓으로 잡은건 이유가 있는거였군요??
@도리도리 선수협과 박충식 욕을 엄청했는데
이게 사실이면 진짜 반성문 써야겠습니다
@냥냥 저도 멋모르고 박충식 욕했습니다. ㅠ
김성근 팬들.. 김성근을 대차게 까는 이 글에 논리적으로 대응해보세요 노인에 대한 예의니, 기다려주자느니, 편가르지말자느니.. 그런 얘기말구요
답답하네요 하루라도 빨리 구단에서 움직여야합니다
제발짤라주세요ㅠㅠ팬들이잘못했어요ㅠㅠ
한화의 현실의 답안이네요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아니 고장난 시계도 하루 두번은 맞는데 왜 울감독은 한번도 못 맞추죠...
빨리 꺼져라!!
결국 언론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네요 아직 우리는 미개합니다 ㅠㅠ 언론몰이에 이리끌리고 저리끌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이용했을까요
훈련을 거부하겠다가 아니라 정해진 법을 지키고 자신의 권리를 찾겠다고 하는건데 그 법을 무시하고 제보한 선수를 나태한 선수로 만들고 출장기회를 안주는건 권력남용으로 보여지네요...
루머로 떠돌던 김성근 괴담이 진실이였음을 만백성에게 고하노라~~~ 라고 느껴지네요.
5탄까지있다네요..충격입니다~
한화의 스카우터들 문제입니다. 20대 투수, 야수 중 제대로 된 선수 있나요? A급 선수 한명도 스카웃 못한 담당자는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누가 있나요? 야수중 20대 A급 선수가...누가 있나요 A급 투수가.....이런 팀 만들어놓은 스카우터가 무슨 할말이 있다고...아무리 적게 뽑았다고 해도....어떻게 한명도 못건지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