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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엽기 혹은 진실 (세상 모든 즐거움이 모이는 곳) 원문보기 글쓴이: 은우
이 글을 낮에 쓰는 이유는 내가 무섭기 때문... 무릎에 댕댕이 놓고 쓰는 중 ㅋㅋㅋㅋ
중간에 사진 있긴한데 무섭진 않음
그래도 미리 주의
안 무서움 주의
스압 주의
반말 주의
초면에 웬 반말이냐??? 싶으시면 죄송쓰;;
1. 시작은 이랬어
재작년, 그러니까 16년도에 친구와 둘이서 자취방을 하나 구했어. 둘 다 처음 하는 자취였고, 방 구하는 법도 잘 몰랐기 때문에 여러 부동산을 찾아다니다 겨우 구한 싼 방이었지. 사람(여자)이 둘이라 투룸이 필요했는데 확실히 투베이 보다는 투룸이 훨씬 방값이 비싸더라..ㅜㅠ 나랑 친구는 돈없는 청춘..대학생...이었기에 다른 집보다 헐값에 내놓은 꽤나 허름한 다세대주택 1층으로 들어가게 됐어.
요즘엔 인덕션 전자렌지 세탁기 등등 풀옵션인 원룸 많잖아? 근데 여기는 정말 아~무것도 없고 싱크대, 가스렌지 두개만 놓여있는 곳이었어. 그래서 이사 전에 많이 망설였지. 근데 집주인 할아버지가 창고에 묵혀둔 안 쓰는 (고물)냉장고, 상, 옷장 등등을 주신대서 따로 가전제품을 사진 않았어. 처음인 친구랑 좋아라 했지ㅋㅋㅋ 집값도 완전 싼데다가 다른 곳보다 거실 방1 방2 가 엄청 넓고 가전제품도 빌려주시고~ 잘구했다 싶었어. 솔직히 다른 방이랑 평수 비교해도 거의 절반이나 쌌거든. 싼 곳은 다 이유가 있어서 라는 걸 젊고 멍청하고 가난한 우리는 몰랐지.....
2. 내 꿈이 다락방 있는 집에서 사는 거였는데...
친구의 방은 방1, 내 방은 방2 라고 할게. 친구 방에는 벽걸이에어컨(매우구식)과 창고에서 주워온 옷걸이 겸 옷장, 서랍장들이 벽에 줄지어 세워져 있었어. 내 방에는 내가 산 행거 외에 딱히 가구가 없었고. 각 방 마다 창문이 크게 하나씩 있었는데 방1은 창문을 열면 주인집 올라가는 계단이 바로 앞에 있었어. 올라가는 사람 종아리 부분만 보일 정도의 높이로 붙어있었지. 내 방은 그 계단 바로 밑 창고처럼 쓰는 공간이 보였구. 다행스럽게도 창문에 방범창이 다 돼 있어서 안심되더라. 동네도 살짝 외진 골목에 있고 밤 되면 좀 무서웠는데(여자 두명이 사니까 더욱) 방범창은 정말 고마운 존재였지 ㅋㅋㅋ 다른 안전장치도 없는데 둘 다 간땡이가 부었는지 말이야 (사실 친구랑 나랑 둘 다 그 해에는 정말 이상할 정도로 겁이 없어서 그 집 구조고 위치고 그냥 덤덤하게 넘어갔었어. 지금 생각하면 미쳤나? 싶을 정도로 무서울 일들도 어.. 이상하네..? 하고 넘어갔음 대2병이 중2병보다 무섭다는 걸 그때 알았음ㅋㅋ) 거실은 굉장히 넓은 편에 가스렌지 쪽에 창문(여기도 친구 방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보임 근데 위치상 사람 어깨까지 보였음)
여기까지는 나름 정상적인? 집 구조같지 않니? 근데 화장실이 좀 많이 이상한 구조였는데... 우선 화장실 위쪽에 사람 하나가 들어가도 남을 정도의 널찍한 다락방? 창고? 같은 공간이 있었어. 그거 때문에 화장실의 천장이 낮아서 내 키가 165인데 내가 수그리고 들어갈 정도였지. 그 다락방은 옛날 화장실 창문? 같은 다이아 무늬의 불투명한 유리창이 있어 밀고 닫을 수 있었어. 내부에 전구가 하나 있었고. 맞아. 내가 꿈꾸던 햇빛 비추고 아늑한 다락방과는 전혀 상반된 지하감옥 같은 느낌... 화장실은 문을 열고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꺾여있는 구조라 문이 열려도 내부가 곧바로 보이지 않았어. 오른쪽으로 돌려서 들어가야 좁은 공간이 드러났지. 그리고 그 내부에는 창문이 없어서 정말로 습하고 어둡고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어. 이게 이 집의 가장 큰 단점으로 보였는데 그래도 뭐 하루종일 화장실에 눌러붙어 있을 거 아니니 그냥 살자! 하고 살았지.
3. 보일러가 오래됐나봐 방이 도통 따뜻해지질 않네
우리가 그 집에 온 건 겨울이었고 진짜 진짜 추웠어. 이 집은 어땠을까? 지니들 예상처럼 진짜 죽기 직전까지 추웠어. 얼어 뒤지기 직전까지 몰아붙이는 느낌? 내가 냉동실의 고깃덩이가 된 기분이었지. 통째로 얼린 걸 해동 냉동 반복... 보일러는 틀어도 제 구실을 못하고 돈 아끼려고 거실 빼고 방 1 2에만 돌아가게 해서 거실은 얼음장이었어. 그래서 둘 다 전기장판으로 해동하며 살았어.
그런데 이사 오고 한 달 뒤, 어찌저찌 버텨서 이제 막 3월이 되었을 때 이상한 걸 느꼈어. 평소처럼 보일러를 틀어놓고 누워있는데 보일러 소리가 중간에 멈추데? 원래 한 바퀴 돌고 조용해졌다가 다시 돌고 그러긴 하는데 오늘은 내가 보일러를 틀자마자 얼마 안 돼서 끊기길래 좀 이상하다 싶었지. 그래서 누운 몸을 일으켜 창문을 바라보는데 그때 주인 할아버지가 대문으로 들어와서 자기집인 2층으로 올라가는 게 보이더라. 앞서 말했지만, 이 집은 다세대 주택이라 보일러실이 건물 옆 창고 내부에 있어. 그쪽에서 뜨거운 물이 보일러관을 타고 이 집으로 들어오는 방식인 것 같아(보일러알못) 어... 잠깐만? 그동안 보일러를 틀어도 튼 것 같지 않았고.. 느리게 데워지고 빨리 식고... 구식이라 그런가보다 했는데 보일러 소리가 멈추고, 딱 그 타이밍에 올라가는 집주인을 보니까 뭔가 조각이 맞춰지는 거 같더라. 그래서 집주인이 올라가고 바로 창고로 가서 우리 집 보일러를 살펴보았더니 잠겨있네... 도대체 왜?
우리가 처음 이 집에 와서 창고에서 쓸만한 가구를 옮기면서 집주인한테 들었거든. "이 집이 난방비가 많이 들 수 있다. 방이 넓어서. 그러니 평소에 쓸 땐 거실은 잠가놓고 써라." 그때 우리는 아직 추웠고 처음이니 해서 그냥 나중에 저희가 잠글게요. 하고 넘어갔지. 그리고 얼마 후에 보일러를 틀어도 거실이 차가워서 가보니 거실쪽 보일러관이 잠겨있었어. 그래서 집주인한테 말하니까 자기가 걱정돼서 잠갔대. 아니 우리가 내는 돈인데 왜 참견이야..싶었지만 뭐 걱정해서 그랬다는데 알겠다 하고 말았지. 그동안 우리집이 그렇게 얼음장이었던 이유는 집주인의 오지랖인지 뭔지때문이었어. 보일러를 틀면 돌아가는 소리가 유난히 큰데 그걸 들은 주인이 중간에 보일러관을 잠갔다가 열고 그런 거였어. 이게 무슨... 정신병도 아니고 왜 그랬는지 어이도 없고 소름도 돋고. 그래서 그 후로 따져 물었더니 "자기가 창고에서 폐지 수집을 하느라 자주 드나드는데 유난히 우리집 보일러가 하루종일 돌아가서 어린 처자(;;;;;) 둘이 사는데 돈이 많이 나갈까봐 걱정돼서 일하는 동안 잠갔다 풀었다." 라더라.
나와 친구는 정말 어이없게도 이런 같잖은 이유..로 한 달을 덜덜 떨며 보낸 거야. 이전에도 몇 번씩이나 왜 보일러를 틀어도 방이 따뜻하지 않냐, 제대로 돌아가는 거 맞냐, 로 말을 했었고 말짱한 거로 왜 그러냐는 집주인한테는 비밀로 해서 우리 사비 들여 고치시는 분 불러서 확인까지 해봤지만 다른 문제는 없었어. 결코 오래돼서 안 따뜻한 게 아니었단 말이야. 그날, 그 의문점이 풀림과 동시에 극한의 빡침이 왔지만 앞으로는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는 집주인의 약속 아닌 약속을 듣고서 그냥 지나가기로 했어. 이제 3월이고 앞으로 그런 일이 더 없으면 됐지, 하는 맘으로. 물론 앞으로 그런 일보다 심한 일이 연달아 일어날지는 누가 알았겠어 염병...^^
4. 친구들이 집들이를 왔어
여차저차 짜증나는 일들을 뒤로 미뤄두고 어느덧 3월이 됐어. 개강 후에 우리도 바쁘게 학교생활을 했지. 그러던 중에 친구 두 명이 우리의 첫 자취를 축하한다며 집들이를 오겠다고 했어. 나랑 친구는 이 집이 그다지 자랑스럽지도, 자랑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달갑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대에 맞춰주자 싶어서 이것저것 재료를 사다가 음식을 준비했지. 그렇게 친구들이 사온 음료수와 술과 함께 낮술;;을 시작했어. 그리고 해가 지기 시작했지. 점점 어둑해지고 통학하는 친구는 집으로 돌아가고 우리 셋만 남았어. 룸메와 나는 슬슬 일어나 자리를 정리하고 설거지 하기 쉽게 모아놓고 있었지. 남은 친구는 기숙사였는데 술이 약해서 좀 깨면 가겠다고 앉아서 멍때리고 있었고. 근데 그 친구가 갑자기 헛소리를 하는 거야. "야 저 다락방 같은 건 뭐냐? 창고?" 나는 저걸 이제 본 것도 웃기고 술에 취한 애였기에 그냥 대충 받아주고 넘어갔지. '야 그걸 이제 봤어? 너 아까 화장실 갔었잖아 ㅋㅋㅋㅋ 뒷북이야' 그랬더니 친구가 그러더라. "아니 아까는 불이 꺼져있어서 있는 줄도 몰랐지. 불켜져 있으니까 보이네 ㅋㅋㅋ 저거 왜 있냐 ㅋㅋㅋㅋㅋ"
그러게? 불이 켜져있네... 근데 엥 싶은게 나랑 룸메는 저 다락방이 처음부터 매우 찝찝했기 때문에 불을 켜기는 커녕 열어보거나 하지도 않았단 말이야. 그리고 다락방의 스위치는 살짝 높은 위치에 있었는데 그 자리에 작은 소형 냉장고를 놓아서 냉장고 바로 위에 있었어. 우리는 냉장고 위에 두유상자와 멸균우유 박스를 놔서 그 스위치가 아예 가려져 있었고. 근데 그걸, 먼저 집에 간 친구를 배웅해줄 때만 해도 꺼져있던 다락방의 불이 왜 켜져? 그 사이에? 물론 누군가가(당연히 우리 셋 중에 하나) 냉장고 위의 박스를 밀면서 스위치가 켜졌다는 가정이 있었지. 그래서 다가가서 보니까 냉장고와 벽 사이의 간격(약 10센티)만큼 박스와 스위치 간의 간격도 떨어져있더라. 이상한데... 진짜 이상하고 살짝 소름돋았지만 셋 다 술기운이 있어서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어. 그냥 요상한 일이네 했지. 이후로 그 친구가 우리 집에 안 오려고 하던데 걔도 나중가서 생각하니 좀 소름 돋았었나봐 ㅋㅋㅋ 아님 룸메의 요리가 충격적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ㅋㅋ^^ (지금은 따로 사는 전룸메피셜 그건 이 집에 살던 집요정 도비가 그랬다네...ㅎㅎ 개소리니 무시)
5. 이상한 할머니가 친구를 쫓아왔대
친구는 알바를 다니고 있었어. 주말알바였는데 마감이 12시라 밤늦게 왔지. 나는 일찍 자는 편이 아니라 친구가 올 때 집 앞 골목까지 마중나가거나 친구 남친이 바래다주면 집에서 기다리곤 했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11시가 됐는데 잠이 막 쏟아지데? 평소같으면 뭔짓을 해도 1시 전에는 못자던 성격인데 유난히 피곤해서 그냥 자기로 했어. 근데 이 집은 도어락? 같은 건 꿈도 못꾸고 열쇠 하나와 잠금장치 하나인 열악한 현관을 가졌거든. 그래서 처음에 집주인이 열쇠 두개를 주더라. 원래는 세갠데 하나는 혹시 모르니 집주인인 자기가 갖고 있어야 한다고. 정말 찝찝했지만 이런 집에서 살아본 적도 없고 당연하게 말해서 하긴.. 집주인이니까. 라는 생각에 아무 말 못했지. 그리고 받은 열쇠 두 개는 친구와 내가 나눠 가졌고.
내 친구는 건망증 말기환자라 매일 하나씩 빼고다니기 일쑤였어. 이상 더 말하면 디스가 되니까 넘어가고... 암튼 그분에게 열쇠란 매우 작고 반투명한 존재로서 당연히 잘 못챙기고 다니는게 일상이었지. 그날도 친구가 열쇠를 방 안 책상 위에 두고 갔고, 난 늘 그렇듯 친구가 와서 카톡 주거나 두드리면 열어주려고 했지. 나 혼자 있을 땐 살짝 무서우니 문은 항상 잠궜었는데, 그날따라 너어무 졸리니까 내가 못일어나면 친구가 소리치거나 기다려야하니 그냥 친구가 십몇분 있으면 올테니 문을 열어둔채 내 방으로 자러 들어갔어. 설마 그 이십분 사이에 누가 들어오겠어? 하는 위험하고 안일한 생각으로 말이지.
친구는 아주 씩씩하게 혼자서 집으로 오고 있었대. 그날은 남친도 바쁘고 나도 졸리다해서 그냥 혼자 왔었나봐. 왠지 미안하네.. 그때 마중나갈걸..싶은데 생각해보니 내가 그때 나갔으면 더 위험한 일을 당했을 지도?? 암튼 그래서 친구가 언덕배기를 올라와서 우리집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는데 그날따라 골목의 가로등이 어두침침하더래. 그래서 핸드폰 꼭 부여잡고 빠르게 우리집 대문으로 향하는데 앞집 대문에 시꺼먼 형체가 웅크리고 있었대. 처음에는 그냥 재활용쓰레기를 담은 봉지인가? 하고 원래 속도로 다가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시꺼먼게 벌썩 일어나면서 빠르게 자기한테 달려들었대. 친구가 소스라치게 놀라서 바로 대문을 열고 현관으로 달렸는데 그러면서 고갤 돌리니 그 시꺼먼건 머리가 산발된 백발 할머니였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그 할머니를 평소에 몇번 마주쳤다 하더라고. 나는 본 적 없는데 대낮에 중얼거리며 돌아다니는 정신이 좀 안 좋으신 할머니였대. 근데 대낮이랑은 비교도 안 되게 머리가 산발에다 눈은 퀭해서 진짜 무서웠다 하더라. 그래보여.....
그렇게 할머니를 피해 대문 안으로 들어왔는데 그 미친할머..아니 그 할머니분께서 대문 안쪽까지 들어오려고 하는거야 손에는 무슨 제사용 흰색 사기그릇?같은 거에 생쌀 담아서 씹으면서.. 친구는 진짜 죽기살기로 대문-우리집현관 까지 8미터는 되는걸 2초만에 뛰었대 ㅋㅋㅋㅋ 근데 막상 현관을 보니 자기가 열쇠 안가지고 온게 생각 난거야... 그래서 아 조때따...하고 일단 문을 열었는데 문이 열리는거야... 그래서 바로 열고 닫고 잠그고 를 3초만에 행하시고 ㅋㅋ 한숨을 돌렸지. 신기한게.. 난 잠귀도 밝은데 그 난리에 깨지도 않았다? 혹시나 만에하나 도둑이 들까봐 내가 방문을 굳게 잠그고 잔 이유도 있겠지만.. 사람이 진짜 놀라면 아무 소리도 못낸다는데 내 친구가 그 경우였나봐. 그 극한의 공포에서 진짜 숨소리 말고는 새나오지도 못했대. 나는 꿀잠자고 있었고. 친구가 잠금장치를 걸어잠그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현관에 주저앉아 쉬는데 밖에서 아무런 인기척이 없는거야. 근데 그 할머니가 돌아갔으면 발소리가 들려야 하고... 물론 할머니가 돌아갔다 해도 문을 다시 열 생각을 추호도 없었겠지. 그렇게 할머니와 대치 아닌 대치를 하다가 3분 정도 지나고(친구도 정확히 얼마나 지난지 모르겠대.. 근데 한참을 문 앞에 서있었다는건 맞는 거 같다네)그 할머니가 문을 두드리더래. 친구는 당연히 죽은듯이 조용히 앉아있었고. 그러니까 밖에서 문고리를 몇번 돌려보더니 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드디어 그 할머니가 돌아간 거야. 아마 친구는 이때부터 지금의 다중인격인 성격이 형성된 걸지도.... 착한 아이였는데..흑흑
그 뒤로도 그 할머니는 낮이고 밤이고 몇 번이나 마주쳤지만 그 때와 같은 표정, 산발된 머리는 아니었고 아무 일도 없었다카더라~
근데 가끔씩 집 앞 현관에 쌀들이 떨어져있었어. 쌀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주곡이고 너도나도 먹는 거니까~~~~ 그 할머니가 떨궜을리가 없겠지??? 그냥 옆 호에 사는 아저씨가 요 앞 개수대에서 쌀 씻고 오다가 흘린 거겠지~~~라고 친구가 제발 말해달라고 무섭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
6. 상 밑에 뭔가가 있는데?
내 친구의 특기는 뒹굴거리기야. 설마 이 글을 보겠어? 하는 마음으로 쓰지만 이게 너의 눈에 보인다면... 미리 사과할게 친구야. 여느때처럼 친구와 내가 한가하게 밥을 먹고 거실을 뒹구는 중에 친구가 갑자기 나를 불렀어. 내가 핸드폰을 놓고 마주보고 있는 다과상? 서랍이 있는 오래된 책상?을 바라보면서. 이 상은 연식이 좀 되어보이는 게, 지금은 보기 힘든 무늬의 요상한 동물들이(사슴?고라니?가 좀 무섭게 그려짐) 자개로 수놓아져 있는 상이었거든. 이사할 때 창고에서 먼지 쌓인 가구들 사이에서 얘만 유독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하고 상태도 좋아서 가져와서 밥상 겸 테이블로 쓰는 거였어. 근데 뜬금없이 친구가 나를 부르면서 이 상 밑에 뭔가가 있다는 거야. 그래서 뭔데? 하고 고개를 숙여도 안 보이더라. 상이 양 테두리가 밑으로 내려와있는? 상 밑바닥이 잘 안 보이는 형태라 그랬나봐. 그래서 나도 친구처럼 천장을 보는 자세로 누워서 상 밑을 봤지. 그랬더니 부적 같은 게 바닥에 붙어있는 거야. 그때부터 소름대잔치 시작... 야 뭐야 이거.. 어쩔 수 없이 상을 뒤집어서 확인해봤어. 부적인 건 확실하더라. 근데 오래돼 보이지는 않고 깨끗했어. 나는 먼저 부적 사진을 찍고 지식인에 올렸지. 내가 폰으로 찍은 그 집 관련 사진은 이사 간 뒤 다 지워버려서 내가 그때 올렸던 지식인 질문을 캡쳐해왔어.
(혹시나 사진이 짤리거나 화질구지거나 크기가 너무 크면 친절하게 말씀해주세요 제가 마음이 여려요)
제대로된 답변은 못받았고... 그냥 귀신을 쫓는 부적?이거나 그렇겠지?? 아무튼 겁없던 우리는 무턱대고 상 밑의 부적을 떼어내기 시작했어. 그냥 찝찝해서 얼른 없애버리고 싶었거든. 근데 얇은 닥지 같은 재질인데 이상하게 상에 딱 붙어서 안 떨어지는 거야. 주변 모서리를 손톱으로 긁어도 흠집도 안 나... 나랑 친구는 진짜 이 부적이 무슨 코팅이라도 된 줄 알았다..ㅋㅋㅋㅋㅋㅋ 안 떼지는 걸 친구가 방에서 가져온 철로 된 자로 긁어서 떼냈어. 그 와중에도 종이는 찢어지는 거 없이 아주 질기더라. 그 후에 이걸 어떡하나 하다가 태워버리기로 하고 집에 라이터 같은 게 있을리 만무했기 때문에(둘 다 비흡연자) 가스렌지 불로 태우기 시작했지. 근데 태울 때 냄새가...하,,, 이게 그냥 종이 태우는 냄새는 자주 맡아봐서 익숙할 텐데 얘는 무슨 머리카락 태우는 듯한 냄새가 요동을 치는 거야.... 진짜로 그 단백질 타면서 나는 꼬랑내? 가 엄청 나더라고. 다 태우는데도 오래 걸렸어. 서로 코를 막고 태우고 나서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데 이 망할 연기가 창문으로 빠질 생각을 안 하데. 어쩔 수 없이 현관문까지 한참을 열어놔야 했지.
이 일을 친구들에게 말했더니 소름끼친다며 이사가라고 난리였지만 나와 룸메는 강철심장을 지녀서 덤덤했고.. 무엇보다 보증금과 새 집을 어떻게 구할 거야.. 그냥 살아야지... 싶었지. 근데 친구들 중 한 명이 "너네 설마 그거 태운 건 아니지?" 라고 묻더라. 물론 혼났어..^^ 그게 무슨 부적인줄 알고 막 태우냐고 ㅋㅋㅋㅋㅋ 우리 둘 다 미신이나 점 같은 거 안 믿는 모태이과여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말이야 ㅋㅋㅋㅋㅋ 그 친구가 다음에 또 발견하면 절대 태우지 말고 그대로 두라고 했어. 나와 룸메는 그 말을 듣고,, 다음에 이걸 또 발견하는 것 자체가 끔찍한데 그걸 놔두라고? 라며 미신알못 부적알못 을 시전했지. 그 부적을 태운 후 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 건 내 착각일까?
여담인데... 결국 이 집에서 힘겨운 1년을 보내고 이사하면서 썼던 가구를 창고로 옮기는데 친구 방에 있던 책장 밑에도 비스무리한 부적이 붙어있더라고. ㅎㅎ 이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하도록 할게.
7. 가로등 밑에 할아버지가 서있는데...
때는 여름방학. 나는 잉여로운 방학을 보내고 있었지. 이때가 오버워,, 고급시계라는 게임이 막 출시되고 좀 됐을 땐데 겜잘알인 나는 당연히 이 게임에 푹 빠져 있었어. 그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피시방에서 전전했지. 물론 룸메도 내 영혼의 듀오라 같이 밤샐 때도 많았어. 어느 날이었어. 그날은 친구없이 나 혼자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어. 친구가 없어서 일찍하고 들어가려던게 그만 경쟁전 등급이 떨어져버린 거야... ㅂㄷㅂㄷ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거 그냥 두고 못본다? 티어 오를 때까지 하는겨.. 암튼 그렇게 겨우겨우 올려놓고 나오니까 벌써 새벽 네시더라. 나는 참고로 아주 어두컴컴한 밤보다 새벽이 더 무서워. 밤에는 우리 동네에 가로등이 켜져있지만 네시~다섯시 쯤 해가 나오기 직전에는 가로등이 다 꺼지고 푸르스름한 게 마치 삼각두가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야. 게임에 미쳤던 나를 자책하며 열심히 집을 향해 걷는데... 아직은 어두운 밤이라 가로등이 몇 군데는 켜져있더라. 그래서 다행이다 싶었지. 근데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의 입구 쪽에 가로등이 있거든? 제일 큰 가로등. 그 밑에 할아버지로 추정되는 키 작은 형체가 서 있더라. 너무 시꺼매서 분간이 잘 안 됐어. 등 뒤가 싸해지는 느낌에... 왜 이 밤 중에 저 가로등 밑에 꼿꼿이 차렷 자세로 서있냔 말이야... 진짜로..
여러 의문이 생겼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저 사람인지 쓰레기 더민지 귀신인지 하는 형체를 지나쳐야 집으로 갈 수 있다는 거야. 그래서 숨을 꾹 참고 다가가는데 한 가지 이상한 게 떠올랐어. 가로등이 뭐니? 말 그대로 밑을 빛으로 비추는 용도잖아. 근데 그 가로등의 주황색 불빛 바로 밑에 있는데 왜 얼굴도 분간 안 될 정도로 시꺼멓냐 이거지. 마치 빛을 다 흡수하는 것 같이. 그리고 빛과 물체가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는 게 당연한데 그 형체의 발 밑 주변을 둘러싸고 그림자 하나 없는 거야. 그냥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아.. 이건 내가 헛것을 본 것이든 아니든 이리로 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바로 옆길로 빠져서 동네를 한 바퀴 돌아 다른 길로 집에 들어갔어. 오히려 이게 더 무섭지 않냐며 친구가 말했지만 그 때 그건 진짜... 나는 생전 귀신 같은 건 본 적도 없고 가위도 눌려본 적 없는데 자연스레 귀신의 존재를 믿게 되는.. 그런 일이었어. 친구는 딱히 무서워하지 않다가 나중에 자기도 밤중에 가로등을 마주보고 꼿꼿이 서있는 남자?를 보고 같이 무서워하게 됐다는..ㅋㅋㅋㅋㅋ 아 좀 무섭네. 어떻게 머리 위로 바로 불빛이 쏟아지는데 그렇게 새까맣게 보일 수가 있을까? 뭐 요새 빛을 99퍼 흡수하는 물질이 나왔다는데 그걸 시험하러 오신 분일 수도 있겠다 ㅎㅎ^^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요 쓸 때는 되게 길다 싶었는데 그렇게 무섭지도 않구..ㅎㅎ 이외에도 사람 때문에 무서웠던 일이 더 많네요. 집주인한테 열쇠를 맡기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 집 살면서 느낀 건 귀신보다 사람이 백배천배 더 무섭다!!!는 것.
와 자동저장 아니었으면 망했을뻔..ㅎㅎ 다음 일 좀 해
출처 깜빡했다!!!
[작성자 및 자료출처: 엽혹진 은우]
첫댓글 ㄱㅆ 귀짤없고 중간에 부적사진 하나있습니다.
뭔 부적인지 궁금하다ㅋㅋ
아진짜 사람이 왜저러냐 존나 싫어 진짜
아 부적을 왜 함부로 태워...ㅠㅠㅠ
진짜 겁없다ㅋㅋㅋㅋㅋ
꿀잼ㄷㄷ 낡고 분위기 쌔한 싼방에서 사는것 남이 쓰던 가구 사용 그리고 부적 태우는거 해선 안될 행동 다한듯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