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容恕)와 보은(報恩)
♡나무꾼 박 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혼기를 한참이나
넘긴 딸을 올해는 시집보내려
했는데 또 한 해가 속절없이
흘러 딸애는 한 살 더 먹어
스물아홉이 되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딸년
탓이 아니라 가난 탓이다. 일
년 열두 달 명절과 폭우가
쏟아지는 날을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산에 올라 나무를
베서 장에 내다 팔지만 세 식구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다.
♡가끔씩 매파가 와서
중매를 서보지만 혼수 흉내 낼
돈이 없으니 헌 숨만 토하다
흘러 보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세상에 법 없어도 살아갈
착한 박 씨는 한평생 배운
것이라고는 나무장사뿐인데,
요즘은 몸도 젊은 시절과
달라서 나뭇짐도 점점
작아진다.
♡눈이 펄펄 오는 어느 날도,
그는 지게에 도끼와 톱을 얹고
산으로 갔다. 화력 좋은
굴참나무를 찾아 헤매던
박 씨는 갑자기 털썩
주저앉았다.
♡새하얀 눈 위로 새빨간
산삼 열매가 보석처럼
반짝이는 것 아난가. 그
산삼을 캐어보니 자그마치
일백 이십 년 묵은 동자삼!.
♡박 씨가 120년 묵은 산삼
한 뿌리를 캤다는 소문은 금방
퍼져 저잣거리의 약재상이
찾아왔다.
♡"박씨, 산삼을 들고
주막으로 가세. 천석꾼 부자
황참봉이 기다리고 있네."
♡박 씨는 이끼로 싼 산삼을
보자기에 싸들고 약재상을
따라 저잣거리 주막으로 갔다.
♡황참봉과 그의 수하들이
술상을 차려놓고 박 씨를
기다리고 주막을 제집처럼
여기는 놀음꾼들, 껄렁패들도
귀한 산삼을 구경하려고 몰려
들었다.
♡마침내 박 씨가 보자기를
풀자 120년생 동자산삼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와~모두가
탄성을 지를 때 누군가
번개처럼 산삼을 낚아채더니,
이런 쳐 죽여도 시원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120년 묵은 동자삼을
개뻑따귀 같은 노름꾼 논이
와그작와그작 씹어먹어 대는
것이 아닌가?
♡주막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황참봉의 수하들이
산삼도둑의 멱살을 잡아서
들어 올려보니, 폐병으로
콜록콜록하는 놀음쟁이
'허골'이었다.
♡제대로 놀음판에 끼지도
못하고 뒷전에서
술심부름이나 하고 고리나
뜯는, 집도 절도 없는 젊은
놈팡이 '허골'은 코피가
터지고 입술은 당나발처럼
부어오른 채 황참봉 수하들에
의해 땅바닥에 나자빠져
있었다.
♡"이놈을 포박해서 우리
집으로 끌고 가렸다. 이놈의
배를 갈라 산삼을 끄집어낼
테다."
♡황참봉의 일갈에 '허골'은
사색이 되었다.
바로 그때 박 씨가 나섰다.
♡"참봉어른, 아직까지
'허골'의 뱃속에 있는 그
산삼은 제 것입니다. 이놈의
배를 째든지 통째로 삶든지
제가 하겠습니다.
♡듣고 보니 황참봉 할 말이
없다. 박 씨는 '허골'을 데리고
나와 언덕마루에서 그를
풀어줬다. 눈발 속으로
'허골'이 사라진 후 아무도
그를 본 사람은 없었다.
♡박 씨는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며 크게 한숨을 토했다.
"그걸 팔아 딸애 시집보내려
했는데, 배를 짼들 산삼이
멀쩡할까? 내 팔자에 무슨
그런 福이..."
♡3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봄날, 예나 다름없이 박 씨가
나뭇짐을 지고 산을 내려와
집마당으로 들어오는데, 갓을
쓰고 비단 두루마기를 입은
젊은이가 넙죽 절을 하는 게
아닌가.
"소인 '허골'입니다."
♡피골이 상접했던 모습은
어디 가고 얼굴에 살이 오르고
어깨가 떡 벌어져 다른 사람나이
되어 있었다. '허골'은 산삼을
먹고 폐병이 완치돼
마포나루터에 진을 치고
장사판에 뛰어들어 거상이
되어있었다.
♡꽃 피고 새 우는 화창한
봄날, '허골'과 박 씨 딸이
혼례를 올렸다. 박 씨는 더
이상 나무지게를 지지 않고,
저잣거리 대궐 같은 기와집에
하인을 두고 살게 되었다.
♡용서하고 너그러운 마음을
품고 살면 언젠가는 은혜를
받게 되는 것이 하늘의 섭리인
것을...
♡인생을 바쁘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씩 고요의 시간으로
돌아와 자신의 삶을 보람 있게
음미할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 아인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베푸는 시간도 가져
보고,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해 전화나, 이메일, SNS
단문이나마 격려하는 글을
보내는 것도...
♡소중한 우리네 인생에
이렇듯 베푸는 배려로 인해,
사람의 향기가 넘쳐 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하고 베프는
하루 보내시길~^^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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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량한 인간 미가 서려있는 글 감사하며
건강하십시요.
즐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