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박희정의원을 제2의 도약을 꿈꾸는 포항의 심장 형산강에서 만나 그 동안 의정활동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의원을 만난 첫인상은 행정사무감사나 시정질문때의 날카로운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본 기자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포근한 이미지가 오직 시민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의원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박희정 의원은 초선 의원이지만 “공부하는 의원”“연구하는 의원”으로 짧은 의정활동 기간에도 시민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형산강을 바라보면서 자연스럽게 시정에 대한 이야기와 문제점 등 향후 의정활동에 대한 사심없는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1. 초선의원으로서 각오 한 마디
저는 우리 지역사회가 무지개 같은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무지개는 각자의 색으로 빛을 내지만 일곱 색깔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서로 어우러져 있습니다.
무지개처럼 우리 포항지역도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서로 제 목소리를 내면서도 함께 어우러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 지역의 정치는 하나의 색깔이 독점적으로 존재하고 있고,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지역정치의 독점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결국 지방의회도 제구실을 해내기 어렵습니다.
지역정치의 다양성을 회복하는 일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겠습니다.
2. 2014년 하반기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낀점은?
일을 열심히 하려고 마음 먹으면 한 없이 바쁘고, 적당히 누리려고 하면 한 없이 편안할 수 있는 게 ‘의원’이었습니다. 한 없이 바쁜 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실력’도 필요했습니다.
또, 주민들은 스킨십 잘하는 의원을 선호하는 것 같았습니다. 기초의원의 밤 시간은 악수로 시작해 술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의회에서 생활하면서 ‘단합’이나 ‘좋은 게 좋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도 여러 번 느꼈습니다.
의회는 수많은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합의’를 끌어내는 곳입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치는 단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의회의 단합’은 우리 지역의 정치 독점과 맞닿아 있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집행부를 견제해야 하는 의회에서는 듣기 싫은 말도 해야 합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는 의회가 제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
3. 초선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부담감 극복이 숙제였습니다.
저는 대학졸업 후 첫 사회생활을 의정연구소에서 시작했고, 정당활동도 오랫동안 하면서 지방의원들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습니다. 보좌활동도 많이 했기 때문에 의정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다선급 초선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고, 두 명 밖에 안되는 야당의원 중 한 사람이니 무슨 일이든 잘해야 한다는 압력(?)도 받았습니다.
스포츠 경기에서 감독이나 해설을 하던 사람이 선수로 직접 경기를 뛰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곤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보좌활동을 할 때와는 달리 막상 선수로 뛰어보니 지켜보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저 자신이 아마추어의 티를 채 벗지 못하고 프로에 입문한 선수 같다는 자괴감에 여러 번 빠졌었습니다.
몇 달 동안 좌충우돌 하면서 실전경험이 없었던 초보선수로서의 부족함을 냉정하게 인정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이제는 길이 좀 보이는 것 같습니다.
4. 2천여 포항시청 공직자들을 대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예전보다 많이 위축된 것 같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그 조직 특유의 성향이 있습니다. 공무원 조직은 다른 조직에 비해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성향이 매우 강합니다. 이 속에서 활기를 끌어내느냐, 못내느냐는 리더의 철학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동안 포항시에서는 각기 다른 철학을 가진 시장이 있었습니다. 어느 시장 시절에 포항시청 공직자들이 가장 활기찼었는가를 보면 위축된 공직사회 분위기를 쇄신할 방안이 나올 것입니다.
시스템을 잘 구축해 새로운 길로 나아간다면 공직사회도 달라지겠지만, 저질러 놓고 책임지지 않거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시장이라면 무사안일함만 남을 것입니다.
5. 최근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테크노파크 2단지 문제점에 대해 포항시에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는데, 어떤 문제점을 지적했는지?
저는 테크노파크 2단지 사업은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다. 상수원보호구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무산된 이후 법인청산과 손실처리가 답보상태에 있었으나 지난해 연말 건설투자자들이 사업협약과 주주협약, 포항시 공문을 근거로 사업비 손실에 대한 청구를 했습니다.
이에 포항시 관계자는 “상법 제331조와 538조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171억 원은 최종 손실이고 이미 60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있는 만큼 하루빨리 손실처리를 마무리하고 빠른 법적 검토를 통해 손해배상이나 구상권 청구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 전임시장 일이지만 테크노파크2단지에 대한 처리가 장기화 되고 추가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는 고스란히 포항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결과로 포항시의 책임있는 자세와 발 빠른 대응을 요구한것입니다.
또,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최악의 결과가 초래되면 전임 시장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대 시민 운동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테크노파크2단지 손실문제에 대한 답변시 박희정 의원은 의정활동 당시처럼 단호하고 강하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날카로움이 돋보였다)
6. 향후 의정활동 방향에 대해
저는 소수자 중의 소수자입니다. 몇 안되는 여성 의원이고, 두 명 밖에 안되는 야당 의원 중 한 사람입니다. 지역정치의 다양성 회복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양성 회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의정활동을 후회없이 하는 것입니다.
시정에 대해서는 냉철한 비판과 합리적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문제점을 냉정하게 분석하지 못하면 대안을 찾아낼 수 없고, 대안이 합리적이지 못하면 결국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경북의 지방의원이기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이를 적극 활용해 선거제도 개편에도 힘을 보태려고 합니다. 선거제도 개편 없이는 독점적 지역정치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7. 포항시민과 집행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먼저 포항시민들에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의원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시민과의 소통이나 스킨십도 중요하지만, 의회 안에서 어떤 발언을 하고, 어떤 조례를 만들고 있는지도 지켜봐 주십시오. 이 활동이 시민들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사실 집행부는 IMF 때보다 더 어렵다는 상황에서 공무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 노고에 대해서는 항상 감사드립니다. 좀 더 분발하셔서 포항시 구석구석을 누벼 주십시오.
포항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침체된 지역사회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그리고 의회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열린 마음으로 임해주기를 바랍니다.
끝까지 진솔하고 솔직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의원님의 멋진 의정활동을 기대하며 포항시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열정적인 활동 기대합니다.
첫댓글 박희정 의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