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의견이지만 글에 담긴 진심만 봐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오십을 바라보는 음악 전공자입니다.
그리고 제 증조모가 피아노를 치셨고
제 조모 자매분 세 분이 다 음대 교수셨으니 음악 집안이라면 나름 음악 집안에서
나서 자란 사람이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자랑하거나 권위를 내세우려는 앞은 수가 아니라 그저...음악계의 흐름이나
분위기에 문외한이 아님을 말씀드리려는 의도입니다.
제자분들께서 상처가 많으셨던 듯 합니다.
네...그렇죠. 자존심 강하고 열정적이고 다혈질인 프리마돈나 밑에서
공부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리고 덧붙여 세상 물정 모르고요.
펄쩍 뛰시는 분들 계실까요?
김인혜 교수가 세상 물정을 모른다?
네. 제 눈에 분명히 그렇게 보이는군요. 세상사에 밝고 물정에 환한 사람이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행동이니까요. 자신의 세계에 몰입해 사는....내 마음이 네 마음이려니 하는
자존심 강하고 오만하고 다혈질의 열정덩어리가 바로 김인혜였다고 봅니다.
그걸 바로잡을 기회도 없었죠.
어느 순간부터 그는 항상 승자의 위치에 있었으니까요.
더구나 한국처럼 스승을 신처럼 모시는 풍토에서 (그래도 일본보단 덜하답니다.^^)
아무도 그에게 그렇게 행동해선 안된다고 따끔하게 일러줄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누가 서울대 교수이고 세계적인...대한민국에선 독보적인 프리마돈나에게
지적질이란 걸 할 수 있었겠습니까.
김인혜 교수의 마음 속에는 아름다움과 기교에 대한 높은 기준이 있었겠지요.
그리고 학생들에 대해선 제어 안되는 기대가 넘쳤을 겁니다.
한국 최고의 서울대 음대생인만큼 그만큼 해야한다는
엄격한 요구와 그걸 따르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분노도 그 순간 그 열정만큼 강했을 겁니다.
그 순간엔 이 정도 야단쳐야 사고가 없겠지....
이 정도 야단치면 너무 상처 받을라나....
안되는 아이구나....일단 여기까지만....
이런 상식적인 사심을 못 가질 만큼 그만큼 세상물정에 어두운 사람.....
학생이 존중해 줘야 하는 타인이 아니라 내 소유고 내 자식이라고 착각했던 사람.
그래서 죽도록 혼 낸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반겨 맞아
학생들을 더 어이없게 했던 사람.
곪은 상처에서 고름이 터져 나오듯 그렇게 터지고야 말았네요.
오늘 파면 결정에 마음이 좀 풀리셨습니까?
그런데 그걸 지켜보던 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딱!! 그 직전에서 멈췄어야 할 일이었다고 믿었으니까요.
거기까지 하고 그 다음은 사랑과 용기로 용서와 화해를 이끌어 내야 했으니까요.
김인혜 교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제자분들을 위해서요.
어떤 경로로 이 일이 여기까지 온 지는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김인혜 교수의 제자였고 이런 극단적인 사태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은
여러분이 음악계에 몸 담고 있는 한 영원히 함께 할 거란건 알지요.
언제나 여러분과 만나게 될 사람은 뒤로 다른 소릴 듣게 될 겁니다.
김인혜의 제자였던 사람이라고.
그리고 세상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경쟁자와 적들은 그걸 백분 활용할 겁니다.
여러분 앞에서는 동정이나 이해의 말을 하겠지만 뒤에선
스승을 배반한 제자란 또다른 이슈를 들먹이겠죠.
매섭고 두려운 스승이지만 그래도 내편은 그 스승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적어도 그는 빼어난 실력과 활동으로 여러분에겐 자랑스런 스승으로
남을 분이기 때문입니다. 인품좋고 실력좋은 교수면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나 실력없고 한없이 좋은 인품을 가진 분보다는
김인혜 교수는 바람직한 스승입니다.
다른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분 스스로를 위해
스승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이 순간 김인혜를 지키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거듭난 관계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 굴레는 평생을 갈겁니다.
그리고 김인혜 교수가 여러분께 한 행동이 상처를 남겼을 지언정
그건 스승을 파멸시킬 그 무엇은 결코 될 수 없습니다.
자존심 강하고 오만한 프리마돈나 김인혜. 세상 물정 모르는 이 음악가는
이 상처로 죽고 말 테니까요.
숨쉰다고 다 사는 건 아니랍니다. 자존심과 자부심이 전부였던 사람이
그걸 잃으면 그 다음은 사는게 사는게 아니죠.
스승을 그렇게까지 만들진 마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스스로를 위해서도 말이죠.
이제 파면 결정이 내려졌고 총장의 제가만 남아있죠.
제가 드리는 말씀은 이게 다입니다. 나머지는 가슴속에 깊은 바람으로
묻을 수 밖에 없겠습니다......
김인혜 교수와 그 제자분들께 신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첫댓글 ㅠ.ㅠ
스승을 지켰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ㅠ.ㅠ.
선생님! 김인혜 교수님 !
파면 결정이라니...참나..모든 허물을 김인혜 교수님에게 책임전가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네요. 과연 떳떳하게 나서서 비난하며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팝업창에 떤 교수님의 오늘소식.. 님의 마음과 같이 가슴 철렁했습니다....그 이후 누구와 있어도 마음은 그 사실에 빼앗겨... 운영자님! sumballein님 글을 포탈에 올려 선량한 네티즌들도 이 시각에서 같이 생각하게 하면 어떨까요?
동감합니다.
몸바쳐 미련스레 일만 했건만 미련하다고 하여 죽도록 일만 시켜먹은 교활한 상대의 꾀에 넘어가 도살장에 넘겨진 눈망울큰 소울음소리같습니다. 인터넷은 도살장!
가슴에 와닿는 글을 써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김인혜 교수님~~~
힘내세요~~
잘못이없다는건 아닙니다.하지만 그렇다면 음대,미대 남아있을 교수 있을까요?? 다 파면 해야할것 같습니다. 잘못을 뉘우치는 시간을 주고 다른 이들도 이같은 관행을 하지않도록 해야함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김인혜 교수님 화이팅
공감이 가는 글 잘 읽고 갑니다. 그 동안의 국내외적으로 공적도 훌륭하시니 잘 해결 되리라 믿습니다.
김인혜교수님! 오늘도 힘내시길...
광주동성중학교다닐때김형길수학선생님무서워서수학공부열심히했지요귀싸대기맞겨놓았습니다세월이흐른뒤에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