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숙대 나왔는데, 저 문을 열어줘요.
그녀는 당당했고 , 말마다 합리적이었다. 나랑 알고지낸 세월이 몇십년인데 왜 내말을 무시하냐고 하신다.
직원이 대답한다. 어르신 올해 7월에 들어오셨쟎아요. 그래도 문열어줘 .
우리 아버지가 장성에서 병원을 하셔서 부자야.
그런데 잠깐 여길 들렸는데 , 왜 문을 열어주지 않는거야.
어르신, 왜 나가려고 하세요? 아빠가 아파서 그래.
아빠가 아프신거예요? 남편이 아프신거예요?
남편이 아파. 어제는 아버지가 아프시다고 하셨는데.
아무튼 열어줘요. 바쁘니 얼른 내보내줘요.
어르신 , 어르신이 아프셔서 여기온거예요.
그 어르신은 짐을 챙기려 남의 방과 남의 침대에 올라갔다가,
다른 어르신들에게 "숙대 나온 여자"가 자기 방도 못 찾는다고 강한 항의를 받으신다.
들고 나온 가방에는 짝이 맞지 않은 양말쪼가리들, 요양원의 수건들, 놀이치료에 쓰이는 스카프 등이 들어있었다.
금방 정색을 하시곤 이런것들 안가지고 가면 될거아니야.. 포기도 빠르게 하면서 내 보내달라고 하신다.
여기서는 어디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르겠다. 할머니는 오늘 종일 집에 가신다고 내보내달라고 조르시고 짜증을 내신다. .
정도의 차인는 있지만 공통인것은 집을 그리워하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걸 "석양증후군"이라고 한다.
-----------
"고운어르신"은 가만히 걷는다. 마치 남에게 피해라도 갈까봐 복도 한쪽으로 조신하게 걸으신다.
물한컵만 가져다 드려도 인사가 깍듯하다. 다른 할머니들과도 섞이지 않는다. 고고하다.
그렇게 마음을 졸이며 사시니 치매에 걸리신 건 아닐까?
자신의 방에 들어가 책을 읽으시고, 성경이 돋보기 아래에 놓여있다.
"장흥"어르신은 장흥고, 조대 공전을 나오셨다. 65세에 뇌출혈로 여기오신지 5년째라고 한다.
치매인걸 잘 모르겠다. 그러나 가족이 보살피려고 하지 않는 것은 알겠다. 나에 대해 고향도 물으시고, 직장에 대해서도 물으신다.
첫날의 냉담함을 거둬들이고 마음을 내준다. 함께 스포츠경기를 시청하며 많은 댇화르 난누었다.
저녁 식사를 챙겨드리니 식사기도를 하고 계셨다.
"소프라노 "어르신은 정말 노래를 잘 하신다. 예의도 바르시다. 그러나 치매다.
대게 아주 예의 바르고 남에게 잘하려는 성향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남에게 지나치게 잘하려는 것도 자신에게는 무지 해롭다.
치매, 인간의 존엄성을 뺏어가는 무서운 병이다.
오늘 둘짼날인데 발목도, 허리도 아프고, 종일 어르신들을 섬기느라 힘들었다.
실습 이틀째를 마쳤다. 실습생 짝꿍은 42살 미혼인데 어머니가 90을 넘기시고는 치매가 와서
태국사업을 접고 작년에 돌아와서 "요양 보호사" 공부를 하게 되었단다. 그녀도 조신하고 여성스럽고 가족력이 있어 걱정스럽다.
---------
의현이가 왔다. 차를 가져가기로 했다.
첫댓글 나이가 들면 평준화가 된다고 하네요! 지식의 평준화, 미모의 평준화, 부의 평준화! 치매는 천천히 왔으면 하네요. 치매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할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시고 실습까지 하시는 모습에 감탄하오며 앞으로 많은 활약기대할께요.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현실로 다하옵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랄께요, 교장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