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창비의 시리즈 '교양 100그램'의 9번째 책인 최재천 교수의 '어쩌다 리더가 된 당신에게'를 읽었습니다.
생태학자, 동물 연구가로 알려진 최재천 교수의 책인데
'최재천의 공부' 이외에 최재천 교수의 두번째 책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제목이 정말 말 그대로 제 이야기 같았기 때문입니다.
34살에 사제로 서품되어 보좌 신부 생활 3년 후 바로 한 본당의 주임신부가 되었을 때
저의 나의 고작 37살이었습니다.
다른 신부들보다는 그래도 나이가 들어 첫 본당 주임신부가 되었다고 하지만
당시의 저로서는 모든 일이 부담스럽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매주 결재 때 지출되어야 할 대금서류에 도장을 찍을 때마다 손이 덜덜 떨리고
본당 내의 대소사 관련 사항들에 대한 결정을 묻는 질문에
내가 내리는 결정이 과연 옳은 것인지 스스로 되묻기를 수천번하면서도
내가 과연 옳은 결정을 내리는 것인지 그 어떤 확신도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다수의 선배 신부님들께서 첫 본당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이야기해 주심에도
저는 무거운 책임감의 무게에 어쩔 줄 몰라하며
그 책임의 무게에서 벗어나기만을 바라며
행복보다는 중압감으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만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시간이 제법 흘러 이제는 사제 생활 1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책임으로 인한 중압감과 선택의 결정에 따르는 피로와 스트레스는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크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그런 저여서인지 이 책의 제목을 읽는 순간
바로 집어 들고 꼭 읽어봐야 마음 먹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책에서 말하는 사실 하나.
"군림(君臨)하지 말고 군림(群臨)하라"
섬기는 일은 꼭 리더가 되어야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팔로워(follower)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다 우리들 중 누군가는 어쩌다 리더가 되어 책임을 짊어져야 할 뿐입니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빛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남에게 도움을 주었느냐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p85
어쩌다 리더가 된 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P.S 최재천 교수가 초대 국립생태원 원장으로 재직하며 체험한 리더쉽에 관한 책인 '최재천의 생태경영'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첫댓글 "군림(君臨)하지 말고 군림(群臨)하라" 의 두 '군'( 君 : 群 )의 뜻을 찾아보며 무릎을 치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섬기는 일'
어렵지만 해야 할 일임에 깊은 공감을 합니다.^^
맞습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섬기려면 겸손하게 낮춰야 하는 데
고개가 다리가 허리가 뻣뻣한 이들은 낮출 줄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