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목련 꽃 그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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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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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이란 게 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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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만 그렁그렁 달고 나오는 옛이야기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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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열어 보여도 그 가슴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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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살까지 열어 보여도 멍들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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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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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아픔이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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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고 먼 데서 황사 바람 불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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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자꾸 흐려놓는 어느 봄날쯤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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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우리 영 잊혀진 얼굴이라 해도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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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피멍이 들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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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의 젊음처럼, 돌아온 4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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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피워낸 꽃들의 노래는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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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눈물일 거라 눈부실 거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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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내 그리움에도 언젠가는 봄이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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