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실주를 담았군요.
어제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에서는 매실 10kg 20,000원. 적당한 가격이지요.
몇 해 전 저는 50,000원 주고도 사서 발효했지요. 지금은 제 텃밭에는 매실나무가 100여 그루.
지난해에는 단 한 개도 따지 않았지요. 시골집 샘터에는 매실단지가 여러 개. 그거 누가 먹나요?
당뇨환자인 나는 이제는 설탕가루 부어서 만든 발효주에는 별로이지요.
과일에 설탕가루 부어서 만든 효소, 발효...운운하지만 저한테는 그냥 설탕물이지요.
하지만 적은 양이라면 스스로 효소화해서 먹을거리 마실거리로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되겠지요.
2.
어느 분이 매실 10kg를 설탕가루 부어서 효소회, 발효주를 만든다는 글을 올렸기에
내가 위처럼 댓글 달려다가 말았다.
나도 한때에는 식품발효학에 관심을 가져서 지방농업기술원, 지방농업기술세터 등에서 교육을 받았고, 발효학에 관한 책도 제법 많이 샀다. 시골장에서 매실, 포도 등을 사다가 실험했고, 텃밭에서 나는 앵두, 왕보리수, 모과, 감, 산뽕나무 뿌리, 국화, 산국, 감국, 은행알, 무화과 등으로도 발효주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소주를 부어서 희석했으나 요즘에는 소주를 붓지 않고 오로지 설탕가루만 넣어서 발효시킨다.
발효식품 효소 문화에 앞장을 선 민간인이 있다. 박문국 씨는 여러 차례 방송에도 출연했으며, 책도 몇 권 냈다.
나는 그 어떤 식재료도 효소화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식물의 전초를 다 이용한다는 뜻이다.
어제 성남 모란시장에는 풋매실이 군데 군데 나왔다.
내가 보기에는 풋열매이다. 더 익혔으면 싶은데도 시퍼런 빛깔의 매실이 성급하게도 나왔다.
설익은 매실은 독성이 나오게 마련인데도 장삿속으로 매실 농장주는 보다 일찍 따서 시중에 내놓는다. 남보다 먼저 파는 게 돈벌이이가 낫기에.
그런데 나는 오히려 잘 익은 과일로 담았으면 한다. 매실의 경우에는 빛깔이 노르스름한 것이라야 더 단맛이 나며, 매실이 지닌 독성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다만 지나치게 익어서 누렇게 변색되고, 매실이 딴딴하게 아니라 조금 물컹거리면 피했으면 싶다. 금세 물러서 곪거나 맛이 변질될 수도 있기에.
부억 뒤편의 탁자 위에는 내가 발효시킨 포도주, 매실주, 앵두주가 있다. 왕보리수주도 어딘가에 있을 게다. 아내는 이런 발효주로 요리하지 않았다. 나만 이따금 씩 한 모금씩 마신다. 방울 방울만큼씩만.
올해에는 앵두가 별로 열리지 않았다. 해거리를 하는지, 아니면 지난 겨울철 냉해로 꽃눈이 많이 상한 탓인지이겠지. 물앵두는 5월 29일 ~6월 3일 사이가 절정이다. 양앵두는 6월 15일쯤 가야 하고.
지난해에는 열댓 그루의 왕보리수 나무에서 열매를 따지 않았다. '섵탕가루 값만 아깝네요' 하면서 아내느 뜬맛이 있는 왕보리수주로 반찬요리를 하지 않는다. 올해에 왕보리수 열매는 얼마쯤 매달렸을까 싶다. 지금쯤 익어갈 터.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시골에 가 있는 나.
내일부터는 6월이다. 마늘을 캘 무렵이 가까워진다.
나는 마늘을 재배하지 않는다. 1972년 경에는 500접 이상을 장사꾼한테 넘겼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지난해에 사 둔 마늘이 시골집 안마루에 있다. 한 바가지쯤의 마늘이 빈 껍질로만 남았다. 아내는 어쩌다가 마늘을 서울로 가져오지 않은 결과이다.
마늘장아찌로 발효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거 비싼 돈 내고 사야 하는데 어째서 아내는...
지친다.
나중에 보태자.
첫댓글 과일주 담그는 것을 보기는 했는데 저는 담지 않지요
효소도 담그지 않고요
좋아 하는 먹거리도 해야 하는데 못하고 말지요
머릿속으로 매일 생각을 글만 생각 하니
단순하답니다
예. 댓글 고맙습니다.
저는 아무 거나 다 먹을 수 있다는 자연채식주의자이지요. 어떻게 조리해서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정된 틀이 아니라 말랑말랑하게 유연한 생각을 지녔기에 아무렇게나 만들어서 먹고 마시겠다는 생각이지요.
하나의 식재료가 있다면 음식 종류는 수십가지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지요.
제 시골 텃밭에서는 나오는 온갖 잡초라도 먹을 수 있다는 신념이지요. 설탕가루만 있으면 어떤 식물이라도 다 효소화하고 발효시킬 수 있지요. 설탕가루(소금 증)을 더 세게 부우면 식물체에서 즙이 빠져나오고 거기에 어떤 균(효소)이 들어가 번식하는 게 발효이겠지요.
한 번 해 보세요. 그 어떤 식재료라도...
@최윤환 설탕가루 등을 부어서 효소화, 발효화하는 것보다는 천연 그대로 먹는 게 가장 낫겠지요.
발효, 효소화란 제철이 아닐 때에 먹으려는 저장/보관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질은 설탕물을 먹는다라도 보면 됩니다. 효소화, 발효화.. .운운해봐야 제가 보기에는 설탕물이지요.
전혀 안 먹는 것보다는 먹는 게 차라리 낫다는 신념이지요.
발로 걸어다니면 온 천지에 글감이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발견해서 글로 옮기느냐는 본인의 안목에 달렸지요.
저는 바깥에서 움직이다보면 글감이 정말로 많대요. 방안에서, 책상 앞에서 앉아서 생각해 봐야 아주 편협한 시각밖에는... 기억도 나지 않고요.
눈으로 보고, 직접 먹어봐야 맛을 알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