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 질환 치료 효과, 정신 건강과 관계있다"
한성간 기자
크론병© 제공: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염증성 장 질환(IBD)은 정신 건강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염증성 장 질환은 면역체계가 대장(궤양성 대장염) 또는 주로 소장(크론병)을 표적으로 오인, 공격함으로써 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과 출혈, 설사, 복통을 일으키는 만성 난치성 장 질환이다. 완화와 재발이 반복하며 진행된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 심리학·정신의학·신경과학 연구소(IPPN) 연구팀(제1 저자: 나타샤 세아톤)이 총 1천789명이 대상이 된 28건의 무작위 대조군 설정 임상시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31일 보도했다.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25%가 임상 수준의 우울증, 32%가 불안장애를 지니고 있다. 염증이 활성화돼 염증 수치가 올라가면 우울증과 불안장애 유병률도 각각 39%, 58%까지 올라간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종합 분석 결과는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개선되면 염증성 장 질환의 중증도(severity)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우울제 투여와 운동이 도움이 됐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항우울제보다는 심리 치료가 효과가 더 컸다.
인지행동 치료(CBT), 마음 챙김(mindfulness), 스트레스 관리 등 심리 치료가 염증성 장 질환과 관련된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가장 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분변 칼르포텍틴과 혈중 C-반응성 단백질 수치를 장내 염증과 전신 염증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이 두 생물지표는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진 관해 상태인지 증상이 재발한 상태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치료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지 아닌지를 나타내는 귀중한 지표이기도 하다.
심리 치료는 분변 칼프로텍틴과 혈중 CRP 수치를 통계학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염증성 장 질환이 정신 건강과 연관이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또 장과 뇌 사이에 신호 전달 경로가 존재한다는 장뇌축(gut-brain axis) 이론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장뇌축은 장 박테리아의 세포에서 떨어져 나온 부산물이 혈액을 타고 돌면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정신 건강이 좋아지면 면역력도 강해진다.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정신 건강이 좋아지면 뒤따라 신체 건강도 좋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운동도 더 하고 식습관도 좋아지고 수면의 질도 개선되고 처방된 약도 거르지 않고 잘 먹게 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덴마크 염증성 장 질환 분자 예측센터(PREDICT)의 티네 예스 박사는 정신 건강과 장내 염증 사이에는 미주신경의 신호전달, 전신 염증표지, 장세균총 등 여러 기계론적 연관성이 있다고 논평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 모니카 응급의료센터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루돌프 베드포드 박사는 좋지 않은 심리상태가 염증 유발 단백질 사이토킨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이바이오 메디신'(eBio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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