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은 주님의 손에 묶여 있는가(4)
요21:3~17
둘째, “베드로야. 네가 이 사람들(다른 제자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친구들이 주일날 놀러가자 하면 하나님께 묶어두었던 줄을 풀어버리고 친구들과 함께 놀러 가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이 주일날 학원에 가겠다고 하면 하나님께 묶여있던 줄을 풀어주는 부모들도 있다.
이 나라 기독교인들은 과거 일제치하 시절에 하나님께 묶였던 줄을 풀어버리고 신사 참배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로마 박해시대의 기독교인들은 지하 땅굴(카타콤) 속에 숨어 살지언정 절대로 하나님께 묶였던 줄을 풀지 않았다.
랜돌 빈이라고 하는 사람이 “기도는 변화를 가져온다”라는 글을 썼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평소에 직장을 잘 다니던 아내가 어느 날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감기인 줄 알았지만 6개월이 지나도 낫지를 않자 그 병이 감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내의 병세는 점점 심해졌고 의사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의사가 해결 못 하는 문제라면 그것은 하나님이 해결할 문제다"라고 생각했다. 그는 “기도는 변화를 가져온다”는 팻말을 준비하여 현관 앞에 꽂아두고는 집을 나가고 들어올 때마다 기도했다.
그러나 아내의 병세는 점점 더 심해졌다. 아내는 집 안 청소도, 빨래도 못 했다. 이때부터 그는 “믿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드디어 아내는 온종일 누워있어야 하는 중환자로 변했다.
그는 직장에서 돌아와 아내에게 “오늘은 어땠소? 오늘도 종일 누워있었소?”라는 이 두 마디 말 외에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내의 병은 드디어 그의 신앙을 뿌리 체 흔들어 놓기 시작했다. “정말 하나님이 계신가?”라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스스로 음식을 먹을 수 없어 목구멍에 구멍을 뚫고 튜브로 음식물을 넣어주어야 했다.
하루는 직장에서 돌아오다가 현관에 꽂혀있던 “기도는 변화를 가져온다”는 팻말을 보았다. 그 순간 얼마나 화가 나는지 그 팻말을 뽑아 멀리 던져버렸다.
13년째가 되던 어느 날 아내는 남편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가락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는 나지막한 소리로 “여보. 내가 얼마 살지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며칠 후 직장에서 일하던 그에게 간병인으로부터 급한 전화가 왔다. “랜돌 빈씨! 부인이 움직이질 않아요. 숨은 쉬는데 반응이 없어요!”
아내는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옮겨졌고 빈씨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의 아내의 눈동자는 이미 뒤집혀 흰자위를 보이고 있었다. 의사는 그녀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 순간 그는 “기도는 변화를 가져온다”는 팻말을 떠올렸다. 그래서 아내의 손을 잡고 기도했다.
“하나님. 나의 힘으로는 어떤 변화도 일으킬 수 없습니다. 오늘의 이 기도는 아내를 낫게 해달라는 마지막 기도입니다. 이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그것이 하나님의 뜻인 줄 알고 받아들이겠습니다”
온종일 긴장했던 탓인지 빈씨는 아내의 침대에 엎드려 졸았다. 그때 “나를 믿어라. 네 아내는 다시 먹게 될 것이다”라는 음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3일이 지났다. 한밤중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그가 눈을 떠보니 아내가 눈을 뜨고는 자기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놀랐겠는가?
아내가 말했다. “여보. 나 배고파요” 13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후 아내의 건강은 매일 좋아져 갔다.
며칠 후 집으로 돌아온 빈씨는 오래전에 그가 던져버렸던 “기도는 변화를 가져온다”는 팻말을 찾았다. 그리고 팻말에 묻어있던 흙과 먼지를 닦아낸 후 다시 현관 앞에 힘껏 꽂아 놓았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그의 두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기도는 무엇인가? 내 손목을 하나님께 묶어두는 장치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야. 네가 이 물고기들보다, 이 고깃배와 그물보다,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셨을 때 베드로의 대답은 이러했다. 15절을 보자.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베드로의 대답은 100점짜리였다. 나의 직업보다도, 나의 부동산보다도 주님을 더 사랑한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손목을 주님의 손목에 “사랑의 수갑”으로 단단히 묶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