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한들 권기운
지나간 것이 그리움 되어
가슴에 알알이 맺히는 날이면
으레 한 잔술로 입가심하며 눈을 지그시 감고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좋으리라,
시절 그리움은
묘한 몽상과도 같아서 심한 몸살을 앓게 되어
주변에 맴돈다,
그 시절의 노래들
그 시절의 아픔들
모두가 추억이라서 콩 볶는 냄새가 솔솔 일어난다,
기억과 기억의 부닥침은 문득
기록이라는 것으로 치장하고 싶어지는 것일까,
소중한 나만의 기록정리,
어떠한 형태에 구애 됨 없이
남겨두고 싶어진다, 친구가 있다
동창이었다, 귀한 인연으로 찾아온 그날
가슴이 짠하여 울컥 옛 사진처럼 흑백 영사기는
쉴 틈 없이 돌아가서 추억을 끄집어 낸다,
구덕 운동장이 그립고
마주하는 친구들이 그립고
지난 시절이 그립다,
동대신동 서대신동 영주 터널 속의
매캐한 공기가 생각난다, 학교 길 다니던
친구가 보고 싶어서 옛 앨범을 들추어 한장 한장
소중한 옛것에 코를 박아 냄새를 맡아본다,
학교 운동장 한쪽에 서 있는 나를 본다,
구겨진 모표 찌그려진 모자챙 열린 호크가 아련하여
교실 복도를 걸어간다,
몇 년만일까?
졸업 후 처음 느끼는 고교시절의 추억
흠뻑 빠져 버렸다,
뽀빠이 라면 땅 팔던
할 매집 라면이 먹고 싶어라
골목길 돌아서 자장면집의 빼갈 한 잔이 목구멍에
콱 박혀 버리면 그냥 눈물이 주르르 흐를 것 같다,
친구들은 무엇을 할까?
가끔은 나처럼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희미해진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할까?
시장통 40원짜리 칼국수가 먹고 싶다
칼피스도 생각나고 홍차 한잔에 음악 다방의
유엔 표 성냥으로 성 쌓기를 하며
보리차도 마시고 싶다,
흘러간 것은 세월이 라지만
되돌아 온 것은 추억뿐이라네
기억을 찾아준 친구야 만나서 반가웠다,
물들인 전투군복 바지가 따라온다
남포동 부영극장 벤허가 돌아간다
녹색 칠판의 하얀 분필가루가 그리웠다
잊힌 줄 알았던 책가방 속의
필통이 열리고 있었다.
분교 - 나훈아
< 분교 > 김병걸 작사, 임종수 작곡, 나훈아 노래
기역 니은 잠이 든 교정에 맨드라미 저 혼자 피다가
아이들이 그리운 날은 꽃잎을 접는다
계절이 오는 운동장마다 깃발처럼 나부끼던 동무여
다들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옛날 다시 그리워지면
텅빈 교실 내가 앉던 의자에 나 얼굴 묻는다
늑목 밑엔 버려진 농구공 측백나무 울타리 너머로
선생님의 손풍금 소리 지금도 들리네
지붕도 없는 추녀 끝에는 녹슨 종이 눈을 감고 있는데
다들 어디서 그 소리를 듣느뇨 추억 찾아 옛날로 가면
몽당연필 같은 지난 세월이 나를 오라 부르네
몽당연필 같은 지난 세월이 나를 오라 부르네
.
스마트폰 듣기
첫댓글 기타 들고 있는
^^
늠이
한들이 짜슥인 기라요,
고1때
동래산성 소풍가서 찰칵 했었지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지금 내리는 눈이 2020을
거운 마음으로 살아 가입시다,^^
새롭게 만들어주네요,
늘
고운 글과 노랫말이 정겨워
오랫동안 쉬었다 갑니다
늘 건필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어요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으앙 ~
은영은 소꿉친구들과 단체톡방에서 추억들추며 낄낄 거리며 살아요
한들님은 주로 무대를 장악하고 사셨군요
은영은 6년차이인 오빠덕분에 일찍 톰존스도 나훈아오빠도 알았다우
오빠의 새끼손톱이 삐꾸였지요
방학이면 도시에서 몰려온 대학친구들이 몇박을 설악산행했기에
울엄마 밥해대느라 혼쭐 나셨었어요
노년엔 단체 세배도 여러번 받으셨구요 ㅎㅎ
추억은 들출수록 구수하고 정겨워요
그 추억이 나를 울리는 세월이라~
추억 많아 행복한 한들님 탁배기 한사발 하이소 마~^^
은영님, 오셨네요 ^^
빨간 명찰로 바뀌는 날이 갈수록 ^^
^^
아드님,
다가옵니다,
요즘 통기타 교실에서
셔플곡인 김정호님의 하얀나비
삐꾸질하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