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내년말 착공… 民資위주 추진
서울~안성, 2022년 개통
안성~세종은 2025년 완공, 광주·용인·안성 등 '수혜'
경부路 6㎞·중부路 10㎞… 평균 주행속도 빨라져
통행료 일반 고속道 1.2배
"공사 2단계로 나누기보다 한꺼번에 해야 개통 앞당겨"
서울과 세종시를 잇는 왕복 6차로, 129㎞ 길이의 '제2경부고속도로'가 내년 말 착공돼 2025년 개통된다. 총사업비 6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현재 평일 기준 2시간가량 걸리는 서울~세종 구간을 1시간 14분(74분)에 갈 수 있게 된다. 정부는 19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가 용지 보상 비용 1조4000억원을 부담하고 민간 사업자가 건설 비용 5조3000억원을 부담해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2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1단계로 서울~안성 구간(71㎞)을 내년 말 우선 착공해 2022년 개통하고 안성~세종 구간(58㎞)은 2020년 착공해 2025년 개통할 예정이다. 민자로 짓더라도 통행료는 정부 예산으로 지은 고속도로의 1.2배 수준으로 최대한 낮출 방침이다. 기존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는 1.8배 수준이다.
국토부는 "2025년 완전 개통하면 평일에도 상습 교통 체증을 빚고 있는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교통 상황이 숨통을 틔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의 정체 구간(도로 용량 대비 교통량이 80%를 넘어 확장이 필요한 구간)이 현재 111㎞에서 89㎞로 19.8% 줄고, 중부고속도로는 정체 구간 98㎞ 전체가 해소된다는 게 국토부 전망이다.
또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이자 4대강 사업 이후 정부가 추진한 가장 큰 SOC(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로 수도권과 충청권 부동산 시장에 지각 변동이 벌어질 전망이다. 경부선과 중부선 사이에 끼여 각종 개발에서 소외됐던 남양주·광주·용인·안성 등 경기 동부권과 세종시가 새 황금 축(軸)으로 뜰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2단계 분할 건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선 "2단계 공사를 하면 개통이 늦어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고속도로 교통 정체를 해소하려면 공사를 두 단계로 나누기보다 한꺼번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민자 사업으로 추진하면 사업자를 선정하고 실시설계를 하는 등 절차가 필요해 착공까지 3년 정도 걸린다"며 "교통량이 특히 많은 서울~안성 구간의 개통을 앞당기기 위해 한국도로공사가 돈을 대 먼저 착공하고, 2020년 착공하는 안성~세종 구간은 민자 사업자를 선정해 공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통 시기를 앞당기려면 전 구간을 도로공사가 먼저 착공한 뒤 민자로 전환하면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로선 1조4000억원을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2단계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진짜 속사정을 감추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역 여론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어쩔 수 없이 2단계 추진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도로가 개통될 경우 "충북 지역을 지나는 중부고속도로의 교통량이 주는 데다 오송역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충북도의 우려를 감안했다는 것이다. 충북도는 KTX 세종역 논란과 관련해서도 "세종시 공무원들이 세종시로 이주하지 않고 출퇴근할 수도 있고, 오송역 기능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반대해 결국 정부가 세종역 건설을 포기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날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방침과 함께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한 것도 '지역 여론 달래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건설하면 중부고속도로의 정체가 전부 해소되는 것으로 정부 스스로 전망하면서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