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요즘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그렇게들 생각하고 있습니다. 꼭 해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식과 문화가 많이 변하였습니다. 아무튼 결혼에도 장단점이 있습니다. 이전 세기에는 그런 것 따지지 않고 나이가 되면 결혼은 마땅히 하는 것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하라고 강요하는 사람도 없고 강요를 당하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사회가 변하고 의식이 변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세기가 바뀌면서 젊은 세대에게는 삶이 더욱 팍팍해졌습니다. 개천에서 용은커녕 비단뱀도 나오기 어려운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노력으로 이루는 시대도 멀리 사라지고 있는듯합니다.
한참 N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였습니다. 이제는 유행 정도가 아니라 그냥 현상으로 굳어진 느낌입니다. 결혼은 고사하고 연애조차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생깁니다. 먹고살기 힘든 판에 연애는 사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젊음의 낭만이라 할 수 있는 연애까지 접어야 한다는 사실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아무튼 이제 연애와 결혼도 일부 있는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행사가 될까 걱정됩니다. 꼭 가진 것이 있어야 연애를 할 수 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들다 싶은 지금의 삶이라면 사실 한눈팔기 어렵습니다. 가엽고 안타깝습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의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 때의 시간인데 쉽게 포기하지 않기 바랍니다.
결혼, 요즘은 꼭 남녀의 역할이 꼭 구분되어 있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부부가 똑같이 사회생활을 한다면 무엇은 남편이, 무엇은 아내가 하는 식으로 가사가 구분되어 있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사를 돕는 많은 기구들이 생겨났기에 역시 도움이 됩니다. 먼저 퇴근하고 온 사람이 저녁을 준비할 것이고 먼저 일어난 사람이 아침을 준비하면 좋을 것입니다. 물론 아직 의식 자체가 우리 부모 세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그러하다면 다행이지만 어느 한쪽만 현대화되었다면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나라 여야 정당들처럼 극단화되지 않았다면 부부가 협의해서 분업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혼자 살면 편합니다. 간섭받지 않습니다. 어려운 협상도 필요 없습니다.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서 판단하고 혼자서 결정하여 밀고 나가면 됩니다. 누구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 양육 걱정도 없습니다. 글쎄 혼자 살면서도 육아를 하는 사람도 있기는 합니다. 그야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불평의 대상이 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됩니다.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입니다. 아무튼 혼자 산다는 것은 ‘자유’ 속에서 사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부부가 사는 것이 불편한 것인가? 그렇다면 여태 인류가 보존되어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부부로 사는 즐거움이 있기에 인류 역사와 함께 남녀가 부부가 되어 살아왔습니다. 독신으로 사는 사람은 경험할 수 없습니다.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한다고요. 그래서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럴 바에는 하고 후회하는 쪽이 낫다 싶습니다. 미안하지만 결혼은 천국에도 없습니다. 오직 이 세상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천국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남녀 사랑의 기쁨은 오로지 이승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어찌 놓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하지 않습니까? 그야 경우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사랑으로 하나 된 부부라면 어떤 고난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위로와 격려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든든한 남편과 사랑스런 아내, 두 사람이라면 어떠한 세상 풍파도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괴팍한 남편들이 있습니다. 아내를 마치 자기 개인비서처럼 여기는 사람입니다. 다소 고상하게 표현했지만 어쩌면 자기 몸종으로 생각하고 대하는 그런 남편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집안일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의 집안 내력을 살펴봐야 합니다. 우리의 의식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기에 아직도 남존여비 사상이 은연중 남아있기도 합니다. 아무튼 나락으로 떨어졌던 인기배우 ‘여래’가 구세주 같은 ‘조나단’을 만난 것은 행운일 수 있지만 결혼은 행운을 행복이 아니라 노예생활로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까요? 뜻이 있으면 길도 있다.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사를 간 집 앞에 여래의 열성팬이 살고 있습니다. 대입 4수생 ‘범우’가 놀라움과 반가움, 기쁨으로 범벅이 되어 여래를 마주합니다. 마침 여래는 자기의 노예 가정에서 탈출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웃사촌이 되며 범우가 부잣집을 드나듭니다. 가까워지며 여래의 사정도 알게 됩니다. 두 사람이 연인관계가 되기는 좀 어렵겠지요. 그래서 누나 동생이 됩니다. 그리고 여래가 ‘인형의 집’에서 탈출하도록 돕습니다. 이야기니까 과장도 있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동화 같은 이야기인데 ‘어른 동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영화 ‘킬링 로맨스’(Killing Romance)를 보았습니다. 글쎄 호불호가 있겠지만 시간이 남는다 싶으면 봐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