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막 한국 여행을 마치고
홍콩에 온 소심이입니다.
정말 다사다난했던 부산 여행기 올립니다.
[ Day 10 ]
석굴암 관광이 제 실수로 스킵되고
저희는 바로 숙소에 왔습니다.
6년전 방문했을땐 이 건물이 없었던거 같은데요.
시그니엘 옆 LCT Y colletion에 투숙했어요.
안동의 고즈넉함과 다른
모던함과 넓직넓직함에 친구가 반했어요.
엄청 급하게 스카이캡슐 예약했는데 무슨 일?
갑자기 해무가 쏴아아악 껴서 환불받고..
아쉬운대로 깡통시장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이런 북적이는 느낌 넘나 좋아요.
아이들은 닭강정 사먹고 저는 떡볶이에 순대.
친구 엄마는 수박주스 먹으며 한바퀴 돌고요
아이들의 원픽, 아트박스 가서 쇼핑하는데
문구류는 저만 사고
아이들은 ㅋㅋㅋ 초콜렛하고 쫀디기 사먹었어요.
[ Day 12 ]
아이고.. 친구 엄마가 열이 많이 올랐어요.
이 날은 쉬겠다며
용케도 편의점에서 판콜을 사먹고 앓기 시작해요.
제 둘째는 우선 어디가서 걷고 싶다해서
태종대에 갔습니다.
해무가 잔뜩껴서 아무도 없는 태종대
둘째랑 이런저런 얘기하며 걸으니
울 사춘기 소녀와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었어요.
얘기 도중에 둘째가 하는 말이 (육상선수예요)
“100미터는 생각보다 길고
400미터는 생각보다 짧아요.
하루는 긴데, 일년은 금방 가요.
우리 사는게 원래 그래요?”
이렇게 물어보는데 뭔가 시적이라
뭉클했어요.
해무낀 태종대도 근사했어요.
오우 안개안개 미스트미스트.. 피부 막 좋아졍 ㅎㅎ
태종대하면 짬뽕이져!
태종대짬뽕에서 짜장짬뽕냉면 시켜먹었어요.
면이 너무 많아서 남겼더니
둘째한테 너무 많이 혼났어요.
지구가 아픈건 저같은 사람때문이라고
낭비하는 삶 살지 말라고 늘 부족한듯 주문하라고
된통 혼나고 나왔어요. 미..미안해요 딸과 지구
롯데시네마 LED 스크린 관이 있대서
인사이드 아웃 2 봤어요.
친구 엄마가 조금 나아져가지고
넷이 모여 다같이 봤습니다.
한결 나아진 친구 엄마를 보며 맘 놓았는데.. 그런데..
8시쯤 밥 먹다 머리 아프다고 막 힘들어하던
둘째가 쓰러졌어요.
이게 왠일 ㅠㅠㅠㅠㅠㅠㅠㅠ
급하게 센텀병원 갔는데요.
지병이 있던 아이라서 해운대 백병원으로 전원했습니다.
둘째가 가지고 있던 병은 뇌전증인데요.
롤란딕 뇌전증이라고, 주로 밤에 자다가 전신발작해서
미국 여행 갔다가 발병한거 알게되고
5년 약 열심히 먹고 작년에 완치판정 받았는데
갑자기 쓰러지다니.. 너무 걱정되는거예요.
응급실에서 혈액검사했는데
다행히 경련 징후가 없어서 일찍 퇴원했습니다.
둘째랑 숙소 도착해서
그래도 우리 바다는 보자고.. ㅎㅎ
불안한 마음 가득, 잠자는 둘째 체크하며
꼴딱 밤샜어요.
[ Day 13 ]
해운대에 있는 개인신경과 오픈런으로 일정 시작합니다.
저보다 일찍 온 어르신 두 분 다음으로 들어가
상황 설명하고 두어가지 검사 받자 하고
뇌파랑 자율신경계검사 받았는데요.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감사하게도
뇌파는 깨끗! 뇌전증 재발한거 아님!! 오예에에에!!
근데 둘째 혈압이 초초초초저혈압이래요.
73-42 이 혈압 근처인거예요.
미주 신경성 실신 진단받고
평소에 종아리 압박붕대하고 살짝 짜게 먹고
삼시세끼 잘 먹으라는 진단받고 나왔습니다.
한결 나아진 친구 엄마와 둘째 딸램과 그 친구 데리고
스카이캡슐 탔어요.
미포-청사포는 해변열차
청사포-미포는 스카이캡슐 예약했는데
둘째 검사가 오래 걸려서 해변열차는 못탔구요.
그런데말입니다 ㅋㅋㅋㅋ
제가 그 전날부터 하혈을 시작하는데
스카이캡슐 탈때쯤은 시간당 기저귀패드 하나씩
너무 많이 나오는거예요.
칭구가 산부인과 의사라 물어봤는데
(평소 제 진료기록 다 있는 칭구예요)
폐경기에 가까워져서 그런거라고
근처 병원가서 야즈 처방받고 두 알씩 먹다가
여행 끝나면 바로 진료받으러 오라 하대요
병원 가기 전에 국밥 한 그릇 먹었어요.
항정국밥은 사랑이죠. 힐링힐링
해운대 시장 들러 호떡도 사먹고
만두 족발 딸기모찌 등등 포장해다가
숙소 가서 나눠먹었어요.
충청도쪽은 비 엄청 온다는데
장마 기간에 비 안오고 안개만 끼는거에 감사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 Day 14 ]
너무나 기쁜 메세지!
제가 연락하고 싶던 작가님이 시간 되신다 하여
급모닝미팅 잡았습니다.
내후년 네덜란드에서의 전시를 약속하고
발걸음 가볍게 룰루랄라
작가님 작업실 근처에 맛난 베이글 집이 있다하여
부산의 마지막날 아침 식사는 베이글로 당첨 ❤️
마지막날은 12시까지 호텔 있다가 체크아웃하고
밤 11시에 인천공항행 리무진 버스 타기 전까지
제가 또 알차게 준비했습니다.
첫번째 코스는 감천문화마을.
사진 안 찍겠다는 사춘기들 꼬셔서
한 장 건졌습니다.
여기는 기장.
밥알떡집 있는 곳 앞에 작은 공원이 있었어요.
어른들은 아아 한 잔씩 마시며 잠시 숨 돌리구요.
아홉산 숲에 왔습니다.
울 가이드 해주셨던 기사님이
어찌나 열심히 사진 찍어주시는지
사춘기들 반항도 쏙 들어갔자나요 ㅎㅎ
두어군데 여행하니 벌써 저녁시간
기장 시장에서 대게를 먹었어요.
허억.. 킹크랩에 눈 돌아간 아이들.
대게 한 마리 써비수 받고~ 킹크랩 들어갑니다아
와아.. 친구 엄마가 평생에 첨 먹어본다며
내장 볶음밥은 인생 밥이라고 극찬을 했어요.
그러치? 한식은 사랑이지요? ㅋㅋㅋㅋㅋ
광안리 해수욕장에 들러
부른 배를 잠시 꺼지게~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여행.
프라이빗 요트투어입니다.
우리 넷이 오붓하게 요트 타고
그간 보낸 시간들에 대해 얘기도 하고
잠시 정적..
해무 낀 건물들과 배에 바닷물 닿는 소리
화려한 조명들이 어우러져 너무 아름다웠어요.
밤 11시.
우리는 인천공항으로 올라갑니다.
여행은 한국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홍콩으로 떠나는 여정.
제가 17년을 산 중국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요.
이제 홍콩 중국 여행기 올라갑니다.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첫댓글 아이고 여행중 아프면 더힘들죠 그래도 병원진료잘받아서 다행입니다 쭉 건강하시길바랍니다.
여행 기간이 길어서 안 아프긴 쉽지 않은데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싶어요.
감사합니다 달곰님
둘째도 곰님도 정말 다행이에요!
부산여행가고싶어지는 사진들이 넘 많네요^^ 홍콩소식도 전해주세요ㅋ
한바탕 아팠으니 이제는 기운내서 홍콩여행 합니다.
부산 너무 좋았어요.
이번에 한국 매력에 푹 빠졌습니당
아.. 그립다 그리워.. 다 생각나는 곳이군요.
따님 아프셔서 너무 놀라셨겠네요. 같이 여행다닌 일행분들 다 즐거운 표정입니다.
헤헤 둘째가 확실히 완치되었다니
그보다 기쁜 소식이 어딨겠어요.
넘 행복해요
미소 지으며 읽다가 중간중간 놀럈어요.
따님도 곰님도 이제 괜찮아지셔서
너무 다행이에요.
몸건강히 홍콩여행까지 즐겁게 마치시길 기도할게요
사진도 너무 잘 찍으셔서 제가 알고 있는 부산이 아닌거 같은 새로운 여행지 느낌 뿜뿜
건강이 최고라니께요.
이정도에서 마무리되어 다행이예요
친구분 아프셨대서 놀라고, 따님 응급실가서 더 놀라고ㅠㅠ다들 즐겁게 놀고 가셔서다행입니다
엥 ㅠㅠ 이젠 다들 건강히 다니길요.
감사드립니다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번호표 받는 것 처럼 돌아가면서 아프셔서.. 다사다난하기도 했네요. 그래도 잘 지나가셔서 다행이예요♡
좋은 사람들과의 힐링 여행..부럽습니다. 남은 일정 건강하고 행복하게 기쁨 충전 만땅하시길요!!
진짜 다사다난했어요.
여행에 이런 저런 일 있기 마련이니까요 ㅎㅎ
오늘도 행복하게 보내겠숨다
아이고 여행 중에 정말 다이나믹한 일들이 많으셨네요. 그래도 끝날 무렵은 다들 괜찮아지셔서 다행입니다!
이제 건강한 몸으로 인조이 하겠숩니다!
달곰님도 오늘 화이팅
아고 돌아가며 아프셔서 힘드셨겠어요
아우⃜ 맘도 안 좋고 그렇더라구요.
그래도 일정 소화할만큼들 회복되어서 행복해요
부산 사는 제가 봐도 진짜 빡쎄게 다니셨어요. 동쪽 끝에서 서쪽까지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라는 ㅎㅎ 일행분이 판콜 사드셨다는 이야기 읽고는 그럴 수 있지 그랬는데 응급실에, 진료까지 ㅠㅠ 그래도 완치되었다니 진짜진짜 다행입니다. 가이드가 꼼꼼히 일정을 잘 조절하며 여행기간 고생 많으셨네요. 홍콩편도 기대할게요!!
우훗! 기사님이 제가 짠 일정보고 칭찬해주셨어요.
저 퇴직하고 가이드 할까봐여.
으쓱으쓱
와우~~ 먹거리며 방문한 모든장소 여행상품으로 나와야겠어요
완벽합니다
감사합니다!
홍콩도 이 기세로 달려볼랍니다
글에서 긍정적 에너지가 느껴져요! 부산 몇번을 갔지만 새로운 곳도 보이고 부산 여행 떠나고 싶은 글이네요. 남은 여행도 잘 보내시길 바랄게요^^
와우내!!! 진쯔 파란만장한 여행이셨어요!!! 근데 사진만 보면 너무너무 행복해보이는 여행이에요. 역시 자세히 보아야 알수있죠? ㅎㅎㅎ 그래도 즐거운 시간 보내신거 같아서 좋습니다~! 외국인이 제대로 여행하신것같아 저도 뿌듯하네요~
아이고...여행중에 정말 다사다난 하셨네요. 친구분이랑 둘째 따님 이제 괜찮으신거죠? 그래도 여행 후기 너무 재미있게 올려주셔서 대리만족 했어요! 홍콩 여행 후기도 기대됩니다.
한국여행기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너무 정성스레 써주시고 알차서 읽고 또 읽고 했습니다^ ^
외국친구분들이 한국에서 좋은기억만 가지고 가면 좋겠네요 ㅎㅎ
에고 근데 제목처럼 다사다단했네요 ㅜㅜ 놀라셨겠어요
남은여행은 아프지말고 무탈하게 지나가길 바랍니다
홍콩 중국 여행기도 기대할게요^^
알찬 여행 보내셨네요
재밌게 읽다가 둘째 얘기에 깜짝 놀랐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다들 아프지 말고 재밌는 홍콩 여행 되시고,사진 기다리고 있을게요
어머 ㅠㅠ 둘째 별일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내장밥까지 알차게 드시고 가셨네요!
와 한국여행기 새로운 시각이 느껴져요 부디 더는 아프지마시고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래요
홍콩여행기 기대합니다 ^^
이렇게나 알찬 일정중에 크고작은 환자들이 속출하고, 그 와중에 또 너무 야무지게 잘 드시고 ㅎㅎ
곁다리로 따라다니고 싶네요
부산인데.. 해외 여행기 보는 기분이였어요.
사진도 그렇고 자세한 내용도, 그리고 장기 여행 다닐때 막 아프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더 그런 느낌을..
나머지 일정은 아픈 사람 없이 해피해피한 시간만 있기를요.
너무 알찬 여행하셨네요.
글도 사진도 지금까지 봐왔던 부산여행과 다른 시선이네요.
다음 여행지도 기대됩니다~♡
사진구경 글구경 너무 잘했어요. 홍콩에서는 아무도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태종대에서 아이가 한이야기 마음에 와닿네요
달곰님 에너지가 진짜…. 보기만해도 제가 한국다녀온 기분이예요.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