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간판타자 이병규의 방망이가 초반 부진을 벗어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13~15일 벌어진 삼성과의 대구 3연전을 포함한 최근 5경기에서 23타수 6안타 6타점 3홈런 타율 0.273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이 기간에 기록한 6안타 중 홈런이 3개, 2루타가 2개나 포함돼 중심 타선에서 ‘한방’ 구실을 톡톡히 했다. 15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3-2로 쫓기던 9회초에 2타점짜리 쐐기 2루타를 날려 찬스에 강한 예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병규가 살아나자 팀도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초반 1승3패로 하위권에 처졌던 LG는 최근 7경기에서 5승1무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어느새 2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개막 직후 동반 부진에 빠졌던 알 마틴도 회복세를 보이며 중심 타선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타선 전체가 안정되면서 투타가 밸런스를 찾는 상승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병규는 최근 맹활약으로 지난 시즌의 부상 그림자도 훌훌 털어버렸다. 지난해 5월 29일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은 그는 재활의 터널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느낌이다. 아직 예전 같은 폭발적인 주루 플레이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내야 땅볼을 치고도 1루로 전력질주하는 파이팅을 보여주고 있다. 타격 성적뿐 아니라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도 팀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장을 맡은 뒤 한결 팀을 위한 플레이를 펼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병규는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특별한 개인 목표는 없다. 주장으로서 팀의 V3만을 생각하겠다”고 밝혀 ‘아픈 뒤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이병규의 활약에 이순철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독은 “(이)병규 같은 선수는 알아서 잘하리라 믿었기 때문에 초반 부진 때도 걱정하지 않았다”며 “주장으로서도 최고의 선수”라고 칭찬했다.
긴 재활을 마치고 예전의 기량을 찾은 적토마 이병규. 한층 업그레이드된 정신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질주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