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화 석포면 들어가는 입구

석포면 입구에 이렇게 이불차를 세워놓고 잠시 부근을 둘러 봤더니

석포 제련소인가 ?? 뭔가 하는 공장쪽에서 화물열차들이 수시로 들락 거리고 있었고

바로 그 앞쪽으로는 이렇게 스레트 지붕의 집들이 길 아래로
게 딱지처럼 올망졸망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이 스산한 마을길을 따라 조금 더 들어가 보니

첩첩산으로 둘러쌓인 산중 산골마을에
믿기기 어려울 정도의 어마어마한 공장이 한 참 굴뚝에서 연기를 뿜고 있었고
바로 그 앞에는 동네 규모에 비하여 꽤 큰 석포역이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가 석포면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사거리 로터리 이고

바로 그 앞으로는 석포면 시가지가 이렇게 을씨년 스럽게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저기 " 반대 " 라고 쓴 빨간 글씨의 내용이 뭔 내용인가
가까이 가서 디려다 봤더만 "주민생활 위협하는 동조자도 함께 추방하자"
이런 내용의 살벌한 문구였다
주민생활을 위협하는 동조자라면 누구를 두고 하는 말일까
지나가는 동네 사람을 붙들고 한 번 물어볼까 하다 그만 두고 아래쪽을 내려다 봤더니

여기도 " 석포면 환경은 우리주민이 책임진다. 외부에선 절대 간섭하지 말라 "
반대...
반대라니 뭘 반대한단 말인가 ?
아마도 석포역 앞에 있는 제련소인가 ??
하여튼간 그 공장 때문에 환경 단체들과 석포면 주민들사이에
팽팽한 알력 싸움이 있었던것 같기도 하다
이야기에 듣자 하니 석포 사람들 거의가 저 제련소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이어 간다고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석포 제련소?? 가동을 중단 시키면 석포면 사람들은
당장 생계에 중대한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저런 살벌한 프랑카드를 걸어 놓았을까 ?
모든것이 궁금하여 지나는 사람에게 물어보려 하다가 동네가 살벌한 분위기 같아 그만 두었다

석포면 시가지

석포면 시가지
한참을 석포면 시가지에서 이집 저집 기웃거려도
지나는 사람 하나 만나기 힘들 정도로 거리는 스산하기만 하다
석포면은 봉화군 최북단에 위치해 있으며 동북쪽으로는
동해시, 삼척시와 접해 있으며 또한 태백시와도 경계를 이루고 있다
면적은 얼마나 될련지 몰라도 봉화 물야면에서 이곳 봉화 석포면 까지 올려면
1시간 30분은 쉬지않고 달려 가야한다
그런 넓은 땅 덩이인데도 불구하고 인구는 약 2,000 여명 정도라고 하니
웬만한 도시의 아파트 한 동 인구 밖에 되지 않는것 같다
그래서 석포는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최고로 널널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자연이 살아 숨쉬고 인정이 넘치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라는데
그렇게 순박하고 인정미 넘치는 산골 사람이라도 한 번 생계에 위협을 느끼면
거리에는 빨간 프랑카드 붙이고 머리에는 빨강띠를 두른체 사생결단으로 투쟁하게 되는것이다
그리고 석포면은 고랭지 채소 농사짓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석포면은 소천면에 속하여 왔었다고 한다
소천면의 면적이 고령군과 비슷한 정도로 넓어 행정편의상 분할하여 석포면으로 분리 독립시켰다 한다
石浦(석포)는 전지역이 암석과 계곡으로 형성된 까닭에
石溪(석계) 또는 石浦(석포)라는 지명으로 불리어 졌었다고도 한다
백천계곡이 있는 봉화군 석포면은 경상북도에서 가장 오지에 속하는 곳이며
예전에는 강원도에 속할 정도로 심산 유곡이었다 한다
태백의 광산 경기가 한창 좋았던 시절에는 이웃한 봉화 석포면도 경기가 꽤 좋았다고 한다
지금도 석포면 대현리에는 폐광이 여러곳 남아 있다고 한다
이제 석포 시가지 뒷골목을 돌아 보기로 하였다
전국의 어느 도시든, 아니, 세계의 어느 도시든
화려하게 치장된 도시의 중심부를 제대로 알려면 도시의 뒷골목을 다녀 보아야 한다
도시중심에 가리워져 잘 보이지 않는 후미진 뒷골목을 말이다

어둑어둑한 석포시내 뒷골목을 돌아 나오니 이렇게 산비탈에 지어진 스레트집들과
제련소 직원들의 거처인 듯한 아파트 단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 첩첩산중에 저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모여있는것은 이 부근에서는 여기 석포 밖에 없을것 같다

함석 스레트 지붕들의 집들이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리고 봉화군의 산골마을들은 대부분 노인들이 살고 있는데 반해
이곳 석포면에서는 이렇게 아이들이 돌아다니는것을 어디서든 자주 볼 수가 있다
이 들의 엄마 아빠가 모두 저 제련소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듯 했다
이 곳 석포면에서도 저 제련소가 빠지면 젊은 사람들도 모두 빠져 나가고
결국 남는것은 노쇠한 노인들만이 덩그러니 이곳 석포땅을 지키고 있을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렇게 어느 골목이 출구인지 분간하기조차 힘든 미로같은 좁은 길을 돌고 돌아

겨우 큰 길로 빠져 나왔더니 웬 냐옹이 한 마리가
길을 막고 떠억~ 버팅기고 서서 째려보고 있는것이 아닌가
아마 지가 무슨 호랑이라도 된듯한 착각을 하고 있는가 싶어
" 요러언~싸악 바아가쥐 읍는 도둑 괭이누무시키 ! "
하고 소리를 냅다 질렀더니만 뒤도 안 돌아보고 꽁지 빠지게 36계 출행랑을 놓고 말았다
" 자슥이 정신없이 허겁지겁 도망갈눔이 째려보긴 왜 째려 보고 지랄이노 ? "
이렇게 뭐라 뭐라 중얼중얼 거리며 석포를 빠져 나가려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
내가 가끔 이곳 석포면을 찿는것은 이곳의 고봉들과 계곡들이 절경인 이유도 있지만
이곳이 봉화의 마지막 종착역이라는 묘한 뉘앙스도 풍겨오고
또 여기서 너뱅이를 지나 석개재를 넘으면
바로 강원도 삼척군 가곡면 풍곡리로 해서 동해로 빠져 나갈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석개재가 바로 강원도 동해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한데
도로포장 된지가 약 5~6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도로가 포장되기 전에는 강원도 동해로 빠져 나가려면
철암으로 해서 태백으로 해서 다시 신리고개를 넘어서 가곡면 풍곡리를 거쳐야 했으니
이곳 사람들이 삼척, 동해쪽으로 나가려면 그리 쉽지만은 않았었을 것이다
이제 나의 이불차가 다시 석개재를 넘어 삼척군 가곡면으로 들어서려 한다

이렇게 길게 뻗어있는 스산한 석포 시가지의 석포 이발관앞 좁은 길목을 지나

언젠가 최백호의 " 낭만에 대하여 " 란 가사에 나오는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을 지나면서
꾸준비 내리는날 저 석포 다방에 죽치고 앉아
도라쥐 위스키 한잔 시켜놓고 김란영의 끈적끈적한 부르스나
뽕짝 음악을 들으면 참 좋겠단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는 새빨간 립스틱을 입술에 빨갛게 칠하고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는 농담 한 마디라도 던져 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해 보고
밤늦은 이 석포 땅에서 그야말로 첩첩산중 대포집에서
돌아올 사람이 없을지라도 끈적한 김란영의 뽕짝이나 들으며
밤을 지새워 봤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곳을 지나가다가

마지막으로 사진 하나 찍으려고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 댔더니,
동호가 길을 건너다 말고 화들짝 놀라며 허겁지겁 몸을 숨기려 하는 장면이 포착 되어 부렸다
이것이 어제부터 사진한장 박자고 했더만 계속 뺀질뺀질 대며
미꾸라지 처럼 이리저리 잘도 빠져 도망 다니더만 이번에는 그냥 정통으로 팍 찍혀 부렸다
" 어이 ~ 동호 ! 이제 그렇게 허겁지겁 몸을 숨겨 봐야 소용없다. 이미 내 휴대폰 카메라에 팍 찍혀 부렸응께 좀 얌전히 있어라이. 아마 몇일후에 내 블로그에 올라 갈거고, 그러면 이사람 저사람 모두 창경원의 원숭이 구경하듯 구경 잘 하고 갈 거다 "
" 에이 ~ 형님 ! 그 카메라에 잡힌것이 나인줄 누가 알어요. 사람들은 그냥 석포 사는 주민인줄 알겠쥬 "
" 그래 니 생각대로 길거리에서 허겁지겁 날뛰는 놈이 사람들은 석포 주민인줄 알것다 "
여러분 !
저기 위에서 미친 노루새끼 처럼 이리뛰고 저리 뛰고 하는눔이 석포 주민이 아니라
대전에 사는 " 이 동호 " 라고 하는 눔입니다
가끔 심심하시면 창경원 원생이 기경하듯 기경덜 실컷 하고 가세요 ^_^

이제는 나의 이불차는 석포의 마지막 시가지 골목을 빠져 나와 석개재를 향하고 있었다
- 여기서 4부를 마치며 5부에서는 석개재와 삼척군 가곡면 이야기가 방영 되겠심니다 -
첫댓글 사람사는 골짝이라먼 어디든지 가심 아픈 이약이 없쓰까마는 이 너른 땅덩거리는 다 냅두고 맨날 바글바글 헌디로만 몰리 댕기니... 땅 너른 나라로 이민 가신다는 분들이 이런디서 널널허니 자리 잡고 살먼 안 되까? 허기사 산꼴짝 땅이 널러 봤짜 산 빼고나먼 들앙글디가... ^^
그래두 아파트 한채값이 십억원을 훗가하는 서울에서 대그리 쳐박고 박터지게 살면서 집한채 사는데 평생을 바치는것보담 좀 나을것 같은디유 ^_^
ㅎㅎ~ 이야기 너무 재밌어서 국냄비 태울뻔 했답니다. TV연속극보다 더 기다려지니까요^^
억 ! 신도 하나 더 늘었네요. 국냄비 태울정도로 구독을 하시는 열성신도...^_^
온 세상을 이렇게 다니시니 참으로 좋겠습니다.
으익 ! 구럼 너구리 아빠 아드님이 너구리 같다 이 말씸이 시고마요. 아빠의 기질을 이어받은...?? ^_^
나가 직접 여행하는기분이 들거마...
시애틀에는 때아닌 한파가 몰아닥치고 눈도 엄청 많이 왔다면서요. 폭설속에서 어찌 지내셨는지...
물야면 쪽은 부석사 가는 길 부근에 있는 오전 약수를 들러보느라 몇 번 지나간 적이 있었는데... 봉화 석포면은 가보지 못한 것 같네요. 봉화 부근에 한과로 유명한 유곡마을이 있는데.. 그 부근은 아닌 것 같고... 좋은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그 물야면 오전약수 가는 길목에 일소암이라는 암자 아닌 암자가 있죠. 일소암이라기 보담 일소굴이라고 해야 맞을듯...글고 봉화군 물야면에서 석포면까지 가는데 한 시간하고도 30분이 더 걸리더라고요. 강원도 삼척군 가곡면과 경계지역이죠. 글고보이 태공님께서도 전국 방방 골짜기 마다 안 다녀 보신곳이 없으시고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