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서울로 원행을 했다가 돌아왔는데....
중학교 동창 한 친구가 집에서 막걸리를 담궈서 걸렀다면서 사무실로 나오라는 연락을 받아
나가보았습니다. 거기서 또 다른 어떤 분을 만났는데
별것도 아닌 것으로 폼 잡는게 영 눈에 거슬리더군요.
좀 겸손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은데......
흔히, '폼 잡는다'는 말을 합니다.
그는 사진기를 폼으로 메고 다닌다, 지금 한창 낮잠 자려고 폼 잡고 있을 텐데...,
그 투수는 공을 던지는 폼이 안정되어 있다처럼 씁니다.
이 폼은 영어 form에서 온 단어로,
국어사전에 올라있긴 하나 국립국어원에서 '자세'로 다듬었습니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거나 가누는 모양.'을 뜻하는 '자세'도 姿勢로 한자어입니다.
일본어투 낱말이나 영어를 다듬으면서 이왕이면 우리말로 다듬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영어에서 온 '폼'과 거의 같은 뜻의 낱말이 '품'입니다.
'행동이나 말씨에서 드러나는 태도나 됨됨이.'이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죠.
말하는 폼이 어른 같다, 생긴 폼이 자기 아버지를 닮았다, 옷 입는 폼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 아이는 조숙해서 동생을 돌보는 폼이 어른 같다처럼 씁니다.
여기서 '폼' 대신 '품'을 써도 뜻은 같습니다.
말하는 품이 어른 같다, 생긴 품이 자기 아버지를 닮았다, 옷 입는 품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 아이는 조숙해서 동생을 돌보는 품이 어른 같다...
다른 게 없죠?
이렇게 낱말 꼴도 비슷하고 뜻도 비슷한데 왜 사람들은 '폼'만 쓰고 '품'을 쓰지 않을까요?
폼 잡다, 폼 재다는 말은 써도,
품 잡다, 품 재다는 말은 안 쓰잖아요.
아마 누군가 그렇게 쓰면 우리말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할 겁니다.
왜 그럴까요? 누가 그 까닭을 좀 설명해 주실래요? ^^*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어려운 외래어를 쓰는 못된 버릇은 버려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우리나라 보석을 버리고 미국 어느 산골짜기에서 주워온 허드렛돌을 품고 다니면서 자랑할 겁니다.
외국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이거 미제라면서.........
고맙습니다.
- 우리말123^*^ 드림
보태기)
'품'과 같은 뜻의 낱말이 '품새'입니다.
설마 '폼 잡다'보다 '후카시 잡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없겠죠?
ふかし[후카시]가 일본어 찌꺼기라는 것은 다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