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역으로 나간다.
나와 지찬이형, 샛별이는 독거노인생활관리사 분을 따라 나서기로 했다.
첫 번째 어르신을 만났다. 만남에 있어 걱정이 많았다. 문전박대는 하지 않을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어떻게 자연주의 사회사업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 자신이 준비되지 않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결론은 말과 행동에 조심하며 다가가자로 생각하고, 첫 번째 집을 방문하였다.
샛별이는 배운대로 어르신께 작은 거 하나라고 생각하는, 대문, 방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여쭈는 것으로 하여 우리의 존재를 알렸다.
할머니께서는 “퍼득 안 들어오고 뭐하노?” 그러시면서 제촉하셨다.
이건 뭐지? 생활 관리사 분은 알아도, 우리 3명은 처음 보셨는 데, 거리낌 없이 우리들은 방 안으로 들어오라고 아우성이셨다.
내가 이전에 했던 생각을 다 날려 버렸다. 그리고 첫 방문이기에 관리사 선생님께서 할머니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대화는 일상적인 이야기였다.
쉐어링이 끝나고 적는 거지만, 좋은 관계에서는 “밥 드셨어요?”, “아픈곳은 없으세요?” 이런 질문을 하면서 맺는 것도 아니고 시기도 아니다.
일상적인 대화로써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것이야 말로 형식적이고 가식적이지 않은 우리의 삶의 일 부분이 아닐까?
이 곳에서 어릴 적 향수를 느꼈다.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다. 어른들은 어릴 적 시골에서 어머니가 해주신 어머니의 손맛이 그립다고 하신다.
내가 그런 것 같다. 집 안에서 풍겨져 오는, 벽지에 습기 찬 냄새, 곰팡이 냄새 전형적인 독고어르신 방 분위기였다.
이것이 좋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나만 이 곳에서 향수에 젖어 사회복지를 하는 이유를 찾아가는 도중이였다.
두 번째 집에서는 정말 많은 것을 얻어 먹었다.
두 번째 할머니와 얘기하던 도중, 할머니가 우리가 떠나시길 바라셨다. 이때까지 방겨주시고 관리사선생님과 얘기도 잘하셨는데 왜 그러실까? 라는 의문을 가졌다.
할머니는 많이 오셔서 그렇다고 말씀하셨다.
죄송스러웠다. 집의 크기를 생각하고 사람의 인원수도 여쭈어봤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한 것 같다. 죄송하고 있는 찰라에 할머니는 다른 말씀을 하셨다.
사람이 2명정도나 올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오는 바람에 우리에게 줄 음식이 부족하다는 것이였다.
이렇게 할머니는 순수하고 착하셨다. 자신의 속내를 보이기 싫어 거짓말로 우리에게 가라고 했던 할머니....
어떻게 말을 해야할까? 난 이 당시에 그냥 괜찮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번 농활 이틀째, 오늘은 뭔가 많이 한것 같다.
좋다. 농활을 하면서 신이 난다고 했다. 왜? 신이 날까? 이해를 못했다.
하지만 해보면 안다. 어르신의 재미있는 농이나, 어르신이 웃으면서 나와 눈을 마주치면 나도 웃음이 난다.
어릴 적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받은 동료라면 충분히 공감할 부분일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농활을 해 보길 바란다.
첫댓글 독고? -> 독거! ^^
샛별 : 대문, 방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여쭈는 것도 중요히 여겼다. / 나도 보고 배우려 한 점이지. 성철이도 민감하게 잘 봐서 좋다.
어르신 방의 냄새도 향수로 느낄 줄 아는 성철이의 마음이 귀하다. 나는 쉽게 그리 생각하지 못했을거야.
음... 사실 생각 못하고 한 행동이었는데 말이야.. ^^ 민감하게 봐주어 고마워! 덕분에 힘이나!! / 스스로 자신의 강점으로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했을때는 체감하지 못했었는데, 성철이 정말 생각이 깊은 것 같다- 민감하게 느끼고 반응하고, 또 그것을 기록해 주어서 고마워~
농활 이틀만의 기록으로도 오랜시간 지난거 같습니다. 하루하루 읽는 기쁨 감사합니다.